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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역습, 소니 엑스페리아 Z3 컴팩트

SWEV 2014. 12. 1. 18:34

△ 넥서스5를 쓰던 시절과 비슷하게 꾸몄지만, 아이콘을 4줄로 늘어놓고 나니 아이폰과 많이 비슷해졌다.

이상하게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들은 다 크다. 손에 제대로 쥐어지지 않아 지하철에서 폰을 떨어뜨릴까봐 걱정 하면서 쓰는 것도 싫고 배터리를 마구 먹어대는 큰 화면도 별로인데 정말 이해가 안가리만치 다들 큰 폰을 찾는다. 화면이 작다는 이유로 아이폰을 쓸 수도 없는게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애플의 그 도도함이 불편한데다 몇 년째 나아지지 않는 배터리 지속시간도 영 눈에 차지 않는다. 비슷한 크기의 갤럭시 알파도 살펴봤지만 삼성 스마트폰은 너무 흔해서 좀 피하고 싶다는 삐딱한 마음이 들어버려서 포기했다.

 

그러다가 소니에 눈이 갔다. 후배가 쓰는 엑스페리아 Z1은 크고 무거워서 썩 맘에 들지 않았지만 엑스페리아의 순정 롬은 넥서스에 적응된 내가 봐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만큼 잘 짜여진 물건이었다. 그 와중에 Z1의 덩치를 줄여놓은 Z1 컴팩트라는 모델을 발견하고 라임색이 너무 예뻐 보여 잠깐 혹했다가 조만간 Z3 컴팩트가 출시될 거란 소식을 듣고 기다리기로 했다.

 

Z3 컴팩트는 최근 스마트폰들이 갈수록 커져가는 흐름을 온몸으로 부정한다. 소니의 개발자들은 '다들 큰 걸 찾으니 우리는 작은 걸 한 번 만들어 보자' 뭐 이런 생각을 했나 보다. 카세트를 작게 줄여 워크맨을 만들어냈던 소니의 발상 뒤집기가 여기서도 빛이 난다.[각주:1] 공개된 제품 사양에서 화면 크기와 배터리 용량을 가지고 머리를 굴려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배터리 시간이 꽤 길 것 같았다. 그래서 넥서스 5를 후배에게 팔고 중고로 Z3C를 집어왔다. 한 3주 가량 쓰며 느낀 부분들을 정리해본다.

 


크기

△ 갤럭시 S2와 정말 비슷한 크기이다.

일단 이름부터가 Z3 '컴팩트'다. 당연히 크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갤럭시 S2의 아담한 크기를 그리워 하던 사람들이라면 거의 같은 크기의 Z3C도 매우 마음에 들 것이다. 주머니에 넣고 뺄 때 편한데다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도 요즘의 커다란 스마트폰들에 비해서 훨씬 좋다. 갤럭시 노트에 아이페이스를 씌워서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바지 주머니에 다 안들어가서 담쟁이 넝쿨마냥 고개를 내밀고 있는 사람들의 스마트폰을 볼 때마다 그게 혹시 삐져나와서 떨어지진 않을까 하고 걱정하는 오지랖 넓은 나같은 사람도 만족하고 걱정없을 만큼 주머니에 쏙 들어간다. 

 

크기가 작아서 생기는 장점은 쓰기에 편하다는 것 하나만이 아니다. 화면이 작다보니 기계의 면적 자체도 작아지는데, 그래도 배터리는 큰 걸 넣고 싶었던 모양인지 두껍게 만들었고, 덕분에 기계가 단단해졌다. 거기에 무게까지 가벼워서 실수로 땅에 떨어뜨린다 쳐도 걱정이 덜하다. 재료가 덜 들어가니 케이스와 액정 보호용 강화유리도 다른 커다란 스마트폰들보다 싸다. 여러가지로 Z3C의 작은 크기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라 할 만하다.

 


디자인
예쁘다. 이 스마트폰을 보고 못생겼다며 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디자인에 예민한 후배들 조차도 뒷면 카메라의 뭔지 모르게 아쉬운 위치 말고는 특별하게 지적할 게 없단다. 옆구리에 순대뱃살마냥 감아놓은 투명 플라스틱도 좋고 아무튼 딱 보면 진짜 예쁘다.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근데 마음에 안드는 구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엑스페리아 하면 떠오르던 색깔인 보라색 모델이 없다는 것도 그렇고, 앞쪽 카메라와 Sony 로고가 줄이 잘 맞지 않는 등 자잘한 디테일도 시원찮다. 색깔은 4가지로 출시되면서 박스는 죄다 흰색으로 통일해놓고 그 와중에 나는 흰색 폰을 샀더니 충전기랑 도킹은 검은색이다. 깔맞춤 하나를 제대로 못해주는 모습을 보면 좀 피곤하다. 설계자중에 얼룩말이나 팬더곰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보다. 나는 얼룩말은 좋지만 팬더는 별로 안좋아하니 흰 폰엔 흰 충전기를 줬으면 좋겠다.

 


통화
UnderKG 리뷰에서 전화가 잘 안들린다고 욕을 많이 먹었는데 전에 쓰던 넥서스 5가 통화 부분에서는 별 볼일 없던 물건이라 그런가 나는 Z3C의 통화 품질에 별 불만이 없었다.

 

그런데 진짜 엉뚱하다못해 황당스러운 장점을 하나 발견했다. 소니가 Z3C 예약판매 선물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뿌렸는데 중고로 구매하며 그 물건도 같이 딸려왔다.

△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의 원리

보면 알겠지만, 소니에서 파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본디 '시끄러운 곳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물건이다. 그리고 소니에서 올려둔 상품정보를 살펴보면 그 어디에도 이 걸 가지고 '통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없다. 그런데 통화가 아주 잘 된다-_-. 심지어 통화중에도 노이즈 캔슬링이 잘 작동한다. 내 목소리는 상대에게 잘 전달되고 버스 소음은 상대에게 들리지 않는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쪽에 달린 소음 채집용 마이크가 통화중엔 통화용 마이크로 작동한다. 그리고 스마트폰 본체에 달려있던 통화용 마이크는 노이즈 캔슬링을 위한 소음 채집용 마이크로 역할을 바꾼다. 이어폰과 스마트폰 본체에 달려있는 두 개의 마이크가 상황에 따라 각각 알아서 역할이 바뀐다는 이야기다. 

 

노이즈 캔슬링용 회로를 스마트폰 내부에 미리 박아놓고 그 회로와 서로 쿵짝이 맞는 이어폰을 같이 판매하는 소니만이 보여줄 수 있는 기능이다. 일반적인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은 노이즈 캔슬링 회로가 이어폰쪽에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스마트폰에서 노이즈 캔슬링이 작동하지만 스마트폰 본체와의 능동적인 역할 분담은 없다. 그냥 각자 알아서 할 일들을 할 뿐이다.

 

솔직히 말해 너무 놀랐다. 너도 나도 스펙 경쟁에만 목숨을 걸어 이젠 별로 재미가 없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통화' 기능에 이 만큼의 노력을 눌러 담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런 것 까지 바라진 않았는데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멋진 아이디어를 보여줬다. 그런데 이렇게 기가 막힌 기능을 만들어놓고도 홍보는 커녕 상품정보에 써놓지도 않는다-_-...뭐냐 도대체 소니...

 


화면
UnderKG 리뷰에서는 화면에 격자가 있다고 이야기 해서 걱정 했는데 정작 받아보니 어딜 이야기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내 시력은 좌우 2.0인데도 그렇다. 시퍼렇다고 욕먹던 색감도 나는 만족. 다들 1080p 혹은 1440p까지 쓰는 시대에 720p가 별로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실물을 보고 시작해도 늦지 않다. 나는 5인치 1080p인 넥서스 5를 쓰다 4.6인치 720p의 Z3C로 넘어왔는데 처음엔 화면의 밀도가 떨어져서 글자가 번져보이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했으나 써보니 그게 그거였다.

 


성능과 최적화
모든 엑스페리아 Z 시리즈에는 배터리를 위해 성능을 제한하는 스태미너 모드가 있다. 그리고 그 스태미너 모드에서 조차 Z3C는 빠르다. 이만하면 도대체 어디에서 불만을 느껴야 할 지 모르겠을 정도다. 스냅드래곤 801이라는 고성능의 AP에 크게 문제 없는 최적화가 버무려져 눈부신 성능을 보여준다. LG/삼성 스마트폰들의 내가 쓸 일 없는 부가기능 들에 질려 넥서스까지 갔던 나같은 예민한 사람도 별 불만이 없다.

 

스태미너 모드는 원래 루팅한 유저들이 Trickster ModGreenify등을 이용해 쓸 수 있었던 전력/성능 관리 기능이다. 저런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는 스마트폰은 드문데, 이런 식으로 쓸모있고 새로운 옵션들이 많아 그 부분도 솔직히 놀랐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스마트폰은 도대체 왜 쓰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을 주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잘 고민한 흔적이 여기 저기에 많이 묻어있다. 배터리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심하던 갤럭시 S4, 혹은 그 이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라면 Z3 Compact의 배터리 성능에 정말 만족할 것이다. 아무리 기능이 많고 빠르더라도 그걸 제대로 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그런 점에서 Z3C는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열심히 생각하고 애쓴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카메라
카메라 성능은 솔직히 모르겠다. G스팟인가 G렌즈인가 하는 물건이 달려있다며 친구는 극찬을 했지만 센서나 렌즈가 좋다고 사진이 잘 나오는건 아니다. 특히 나처럼 카메라를 다루는 실력이 형편 없는 사람들은 자동 모드를 믿어야 하는데 자동 모드의 사진은 아무리 봐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카메라 다루는 실력이 좋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흔히 똑딱이라 이야기 하는 보급형 디카 시장을 집어삼킨 이유는 바로 '기동성'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하다면 바로바로 찍어댈 수 있는 것이 스마트폰 카메라의 가장 큰 장점인데 그 때마다 일일이 수동으로 설정을 맞춰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작품사진을 찍겠다는게 아니다. 그저 일상을 조금 더 예쁘게 찍고 싶을 뿐이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가졌을 거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하드웨어가 워낙 좋기 때문에 카메라 360같은 별도의 앱을 설치해서 쓴다면 많이 개선된다고 친구가 이야기 해주었다. 그러든 말든 내 알바 아니다. 소니 처럼 카메라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해낼 능력이 되는 회사가 만들어낸 결과물 치고는 기본 카메라 성능이 영 미묘하다. 사람들이 아이폰 카메라를 좋아하는 이유가 뭔지 생각 좀 해봤으면 좋겠다.

 


마무리와 질감
소니가 진짜 못하는 것을 하나 꼽아보라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품질 관리를 고를 것이다. 그리고 Z3C에서도 여전히 말이 종종 나온다. 액정 가장자리 베젤에서 유격이 발생한다는 사람도 있고 버튼이 덜렁거린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뽑기만 잘 한다면 디자인과 손에 잡히는 질감 모두 무지하게 만족스러울 것이다. 버튼을 누르는 클릭감도 단단하고 훌륭하다. 너무 얇아서 불안불안 하지도 않고 적당한 두께와 모서리 둥글기 덕분에 손에 쥐는 느낌도 산뜻하다.

 

재질이나 질감 면에서 굳이 딱 하나 마음에 안드는 것을 꼽자면 등짝의 유리 정도다. 넥서스 5처럼 마구 집어던지며 쓸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넥서스 5의 플라스틱 껍데기는 얼핏 보기엔 헐렁하고 물컹해서 되게 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탄력 좋고 잘 늘어나는 플라스틱이기에 어지간히 막굴려도 부서지는 부분이 없는 물건이었다. Z3C는 앞뒤로 단단한 유리를 사용해서 깨지지 않을까 걱정도 드는데다가 깨졌을 땐 수리비도 비싸게 나온다. 그래도 등짝의 유리 덕분에 예쁘고 말끔한 디자인을 얻었으니 이건 각자 알아서 생각할 일이다.

 

배터리

△ 배터리 지속 시간이 어마어마하다

여러 말이 필요 없다.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붙잡고 살다시피 해도 하루는 너끈하며 평범하게 쓰는 사람들은 하루에 화면 켜짐 시간 3~4시간 기준으로 이틀은 충분히 쓸 수 있을만큼 배터리가 넉넉하다. 넥서스 5를 쓰던 시절엔 배터리가 30% 남은 상황에서 집밖으로 들고 나가기가 걱정스러웠지만(정말 빠르게 닳아 없어진다) Z3C는 같은 상황에서도 배터리 걱정 없이 신나게 나가 놀 수 있다. 스태미너 모드를 쓸 때 대충 배터리 10%를 기준으로 1시간동안 화면을 켤 수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LTE 안테나가 한 칸 뜨는 동네에서 격렬하게 웹서핑을 하면 8시간 정도 화면을 켜고 사용할 수 있었다. 화면을 켜고 웹서핑을 해도 8시간을 버티는데 화면이 꺼져있다면 당연히 말도 안되리만치 오래간다. 스태미너 모드에서 쓸데 없는 앱들은 아예 메모리에 올라가지도 않도록 운영체제에서 앱들을 재워버리는 탓이다. 덕분에 충전기를 깜빡하고 안꽂은 뒤 자고 일어나도 배터리는 1%만 닳아 있었다. 루팅하고 난리굿을 떨지 않아도 저런게 된다. 놀라운 일이다. 

 

딱 하나 불만이 있는데, 충전 속도가 너무 느리다. 2A 충전기에 꽂으면 배터리 그래프 수직 상승을 보여주던 넥서스 5보다 한 30%정도는 느린 것 같다. 별매로 4만원이나 주고 사야 하는 마그네틱 독에 꽂아도 느리고 안드로이드 표준인 마이크로 B타입 5핀 커넥터에 꽂아도 느리다.

 


서비스
소니의 AS는 오래전부터 말이 많아 걱정했는데,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어 전화를 해보니 전문 상담사들이 소비자가 뭘 원하는지 빠르게 알아채고 알맞은 답을 가르쳐 주었다. 국내 대기업의 상담사와 통화해보면 피곤한 게, 일단은 자기가 잘못한 것도 아니면서 자꾸 죄송하다는 말을 한다. 제품이 이상해서 전화를 걸었다가 내가 엉뚱한 사람 괴롭히는 것 같아 미안할 정도다. 내가 궁금한 것을 풀어줄 수 있을 만큼 상담원들이 기계와 수리 절차에 대해 충분히 교육받지를 못하니 알아보고 전화를 준다고 약속하거나 전화를 다른 부서로 돌리는 일도 자꾸 생긴다.

 

몇몇 이상하거나 불량 아닌가 싶은 부분이 있어 좀 살펴봐 달라고 보낼까 하고 이것 저것 물으니 서비스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꼼수 몇가지를 상담원이 직접 가르쳐 주었다. 전국적으로 동네마다 AS센터를 세울 수 없는 소니의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AS 받기 위해 서울까지 찾아가야 한다는 짜증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다가 AS를 최단시간에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상담원이 가르쳐 준 덕분에 불만이 사그라들었다. 그런데 상담원 만족도 평가를 해주려고 그쪽 부서로 연결해 달라고 하니 전화를 돌리는 소리가 났다가 끊어져 버렸다. 뭐냐 도대체 이 사람들은..... -_-...

 


액세서리와 확장성
마그네틱 독은 진짜 이게 최선이었냐고 묻고 싶다. 방수 기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그네틱 충전 기능을 집어넣은 것만 해도 짜증스럽다. 이딴 쓸데없는 부품 집어넣어서 원가 올리지 말고 3달러라도 싸게 팔든가 아니면 조금 비싸도 좋으니 완벽한 방수가 되든가 둘 중 하나여야 하는데 방수는 방수대로 완벽하지 않고 마그네틱 독은 그야말로 한심스러운 수준이다. 모토로라의 아트릭스를 사면 주던 독처럼 튼튼하고 쓸모 많은 물건도 아니고 그냥 집에서 깎아 만든 플라스틱 덩어리 수준인데다 독에서 핸드폰을 들어올리면 자석 때문에 독이 딸려올라온다. 이런 물건을 4만원이나 받고 팔다니 양심이 있는건가?

 

케이스는 링케 퓨전이 워낙 잘 나와서 일단 당장 쓰는데엔 문제가 없는데 갤럭시나 G 시리즈 처럼 케이스를 골라가며 살 수 있지는 않다는 것이 좀 그렇다. 여러 물건이 나와 있으나 정작 쓸만한 물건은 끽해야 두 세 가지 정도? 액정 보호용 강화유리는 호후 물건이 괜찮았다. 스코코에서 나온 물건도 있긴 한데, 가장자리 부분을 완전히 덮어주지 않아 호후보다 못하다.

 


음악 감상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의 소리는 아주 만족인데 이어폰이 크고 무겁다보니 자꾸 귀에서 빠져서 조금 불편하다. UnderKG 리뷰에서는 소리가 맥아리가 없다는데 몇 년 동안 이어폰 가지고 별의 별 짓 다 해보다가 군대 제대 이후로 해탈한 내 귀에는 별 불만이 없어서 다행이다. 음장도 만족스럽고 Poweramp와의 궁합도 좋다.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재밌긴 하지만 완벽하게 외부 소리를 걸러주진 않는다. 버스가 가속할 때의 엔진 소리나 안내방송 소리는 작게나마 들려온다.

 

 

총평
알파7(카메라 이야기다)이나 Z3C 같이 소비자의 엉뚱한 상상을 모아놓은 듯한 물건을 실물로 뚝딱뚝딱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 이 회사에 자꾸 희망을 걸고 싶어진다. 매니아들이 뭘 바라는지, 뭘 기대하는지 계속 연구하고 고민하는 티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앞으로도 이런 엉뚱한 물건을 계속 만들어 주길 바라게 되고, 다음의 물건을 기대하며 응원하고 싶어진다. 결론적으로, Z3C를 쓰며 나는 한 동안 그만두었던 소빠질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 예쁘다. 정말 예쁘다.

솔직히 요즘의 소니는 한물 간 회사 소리를 자주 듣는다. 그런 엉망진창인 상태에서도 이만큼 만족하면서 쓸 수 있는 물건을 만들어냈다. 리뷰의 제목인 '제국의 역습'은 그러한 의미이다. 한국의 전자 업체들에 치여 재미를 못 본 그 시간동안 자신들이 잘 할 수 있는게 무엇인지 깨닫고 제품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더 응원 해주고 싶다. 앞으로도 이런 재기발랄함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1. 워크맨이 처음 기획될 때, 혼자 음악을 듣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회사 내부의 반발이 있었다. 그러나 시장에 출시된 워크맨은 다들 알다시피 정말 말도 안되게 잘 팔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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