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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 Black

SWEV 2017.02.09 01:01

외장하드 껍데기를 하나 샀다. 딱히 새로 살 필요도 없는 물건을 순전히 모양만 보고 사서 갈아치웠는데, 나를 아는 사람은 내가 어지간하면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좀 의아해 할 것이다. 뭐 어쨌든, 생긴게 혹해서 샀다가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예뻐서 겸사겸사 사진을 찍었고 사진 찍은 김에 간단하게 글도 하나 쓰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쓴다.


Orico라는 회사의 2139U3라는 모델이다. USB 3.0을 지원하는 2.5인치 외장 HDD 케이스이고 이런 류의 제품들이 그러하듯 특별히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겠지만 디자인이 너무 멋져서 사는 나같은 사람들은 종종 있는 모양이다. 나온지 그리 오래 된 제품은 아니고 덕분에 UASP[각주:1]도 지원한다. Orico라는 회사가 제품 질에 투자를 많이 하는 회사이니 맘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 핰핰 너무 예쁘다.

겉의 재질은 폴리카보네이트다. 젖병과 같은 소재이고, 열경화성에 투명도와 내화학성, 경도가 모두 높은 고급 플라스틱이다. 사실상 외장하드 케이스에 쓰는 플라스틱 중에서는 가장 좋은 재료 중 하나고, 굳이 단점을 찾자면 깨졌을 때 파편이 꽤 날카롭다는 점과 겉에 흠집이 잘 나는 재질이라는 정도? 그런데 외장 하드 케이스가 충격을 받아서 깨질 정도면 그건 그거대로 사용자가 너무 부주의한 것이고,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들고다닐 용도로 만든 제품 컨셉이 아니기에 소재를 가지고 점수를 깎기는 조금 그렇다.


계속 디자인 이야길 하게 되는데 진짜 굉장히 멋지다. 투명한 소재의 특징을 정말 잘 살려서 만들어냈다. WD Black HDD과 궁합이 환상적인데 집에 WD Blue 2.5인치도 하나 있어서 끼워봤으나 케이스의 기판이 검은색이라 Blue보다는 Black Drive와 잘 어울렸다. 집에 남는 WD Black 2.5인치 디스크가 있다면 꼭 사라. 두 개 사라. 마침 값도 1만원 정도라 부담이 없을 것이다.



△ 작동 알림 LED가 좀 화려하다. 쓸데없이-_-.

내 컴퓨터엔 다운로드 전용 하드디스크가 하나 있다. 워낙 자료를 받고 지우고를 많이 하는데다 토렌트까지 왕창 써대는 통에 하드디스크의 수명이 좀 걱정스러웠다. 바이러스나 랜섬웨어 같은 것들은 보통 다운로드 받은 실행파일이 있는 디스크부터 감염시키기 때문에 일터지면 빨리 뽑아버릴 수 있는 외장이 보안상 조금 더 나은 점도 있다. 그리고, 가장 읽기 쓰기를 많이 하는 다운로드 디스크는 시끄럽기 마련인데 2.5인치 HDD는 조용해서 자료를 받을 때 덜그럭 거리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는데다 마침 난 마더보드에 S-ATA포트 6개 달린 것을 전부 다 써버렸기에 이젠 HDD를 물릴 포트가 컴퓨터 내부엔 없다. 아무튼 다운로드를 많이 받는 사용자라면, 그리고 하드디스크를 여러 개 쓰는 사용자라면 2.5인치 사이즈의 외장 하드디스크를 하나쯤 다운로드 전용으로 굴리는게 여러모로 이득이 있다는 이야기.


나처럼 변태적인 용도로 쓰지 않더라도 노트북의 HDD를 떼고 SSD를 달아서 남는 2.5인치 디스크가 생겼다거나 별로 들고 다닐 생각은 없으면서 모양이 예쁘고 특이한 걸 찾는 외장 하드 케이스 사용자라면 권할만 하다. 들고 다닐 용도로 생각하는 사용자라면 말리고 싶다. 충격을 흡수할만한 스폰지 같은 것이 전혀 없어서 HDD를 실수로 떨어뜨렸을 때 망가질까 불안하다. 케이블과 하드를 따로 들고다니면 잃어버리기 딱 좋기에 외장 HDD 케이스는 파우치를 꼭 써야 한다는 생각인데, 시중에 팔리는 외장 하드 케이스들 중에 파우치를 같이 살 수 있는 제품들이 들고 다닐 용도로는 더 나을 것이다. 집이나 사무실 안에서만 얌전하게 쓰면서 모양이 예쁜 것을 찾는다면 사시라.



△ 포장상자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당해서 좋다.

글이 좀 정돈이 안된 느낌인데, 뻔한 물건 가지고 길게 이야기 해봤자 어차피 의미 없을테고 그냥 이쯤에서 적당히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사실 쓸말을 딱히 생각 안하고 막 시작한 글이라서 그렇다. 순전히 생긴게 예뻐서 이런 뻘글까지 쓰다니 진짜 어지간히 이상하긴 하다 내가 봐도. 자 여기서 급 마무리. 이상 끝.

  1. USB Attached SCSI Protocol의 약자이다. 대단할 건 없고 그냥 이거 지원하면 속도가 빨라지고 CPU 점유율이 낮아진다. 대충 2013년 이후 출시된 마더보드들이면 대부분 지원할 것이다. 아, 윈도는 8 이상부터 지원된다. UASP 지원 장치라도 윈도 7은 제 속도가 나오지 않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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