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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만들어 본 프라모델 몇 가지

SWEV 2018.03.16 11:43

HGBF 건담 레오파드 다 빈치

건담 빌드 파이터즈에 등장하는 기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동신세기 건담 X의 건담 레오파드를 기반으로 한 디자인이다. 요즘 보기 드문 중포격 사양의 디자인이고 무장이나 볼륨이 넉넉해서 가격대비 굉장히 좋은 키트가 나왔다. 요즘 HG 기체들이 다 그러하듯 도무지 흠잡을 곳이 없는 물건에 가깝다. 키트는 경장형, 중장형을 선택 조립 할 수 있게 되어있고 사진은 중장형 기준이다. 경장형도 나름 예쁜데 요즘 이런 포격사양 기체를 만져본지 오래된 느낌이라 일부러 중장형에 맞게 무장을 다 붙였다.


제품 외적으로 걱정스런 구석이 있다. 기동신세기 건담 X의 주역기체인 건담 X와 건담 에어마스터는 HGAW로 출시되어 있는데, 이 녀석의 원전인 건담 레오파드는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금형 배치를 보니 레오파드 발매를 고려 안하는 눈치. 주역기체보다 바리에이션이 먼저 나오는 일 자체는 크로스본 건담의 사례가 있기 때문에 그리 걱정스럽지 않다. 그런데 이 친구의 원형 기체는 크로스본처럼 족보가 좋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레오파드 다 빈치는 너무 마음에 드는데, 레오파드가 안나올 것 같아서 입맛이 쓰다.


HGBF 트랜지언트 건담

마찬가지로 빌드 파이터즈에 등장하는 기체. 양손에 들고있는 무기의 이름이 특이한데, GN 파르티잔이다. 파르티잔은 한국에서 빨치산이라는 발음으로 더 알려져 있는데, 몽둥이 끝에 날이 달린 언월도 비슷한 냉병기 종류란다. 먹선 넣을 곳도 별로 없고 흰색 사출색이라 게이트자국도 크게 남지 않는다. 부품 분할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해놓아서 화려한 디자인에 비해 부품수가 적다는 점도 좋다. 여러모로 입문자에게 권해주고 싶은 키트.



HGBF 어메이징 스트라이크 프리덤 건담

별 기대가 없었는데, 의외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원전인 HGCE 스트라이크 프리덤도 꽤 잘나온 키트였는데 이쪽의 키트 품질이 명백하게 한수 위. 특히 다 만들어뒀을 때의 전체적인 화려함이 좋다. 스리덤 디자인 자체의 불만 포인트였던 볼륨 분배의 아쉬움 같은 부분들이 과감하게 수정된 결과인데, 예전엔 이런식의 과장된 볼륨 배분은 레진 키트에서나 볼 수 있던 것을 생각하면 참 여러모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빨간색 프레임이 조금 뜬금없다. 스리덤에서 황금색 관절이 좀 유치하다는 평이 많았고 나도 그런 생각이었는데, 더 눈에 띄는 빨간색이 된 것이다. 그 관절색 때문에 일부러 안사고 버티다가 이번에 들여놓았는데 실제 제품을 받아서 만들고 나니 관절 색깔 따위는 문제가 아니다. 정말 잘 만들어진 좋은 키트다.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좋은 물건.


HGBF 건담 X 마왕

멋지다. 세련된 디자인도 멋지고 몸통 부분의 복잡한 색분할도 제대로 다 되어있다는 점도 멋지다. 새틀라이트 캐논의 관절 설계도 잘 되어있고 전체적으로 물흐르듯 매끈한 디자인이 원전인 건담 X의 투박함과 다른 맛을 준다. X와 X마왕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쪽을 훨씬 더 권하고 싶다.


HGAW건담 X도 등장 당시 굉장히 고품질의 키트였는데, 내가 건담 X보다 후속기체인 DX 취향이라 사지 않고 있었다. 어쩌다보니 바리에이션 기체부터 사게 됐는데 이쪽이 더 세련됐다는게 함정. 건담 X가 올건담 프로젝트 출범 초기에 나온 키트라 바리에이션 기체인 건담 X 마왕도 관절 구성 부분에서 좀 구식인 부분이 있다.



HGUC 풀아머 건담 7호기

심플하게 말해서 족보가 복잡하다가 아예 없어져버린 기체 되시겠다. 게임을 만들기 위해 설정을 변경해서 얼렁뚱땅 만들어낸 물건인데, 웃기게도 반다이는 이런 기체를 프라모델화 시킬 땐 더 공을 들인다. 제타처럼 인기 있고 판매량 보장되는 기체라면 의도적인 태업이 눈에 띌 때가 많은데 이렇게 인지도와 인기 모두 낮은 기체를 게임 주인공이라는 이유로 뽑아내려면 기본 품질이 보장되어야 판매량이 나오기 때문이다.


반다이의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굉장히 좋은 키트가 되었다. 퍼스트 건담 계열이라는 설정은 온데간데 없다 싶을 정도로 디자인이 과격해졌지만, 우주세기 특유의 투박함은 남아있는데다 무식하게 큰 어깨의 캐논도 멋지고 요란한 색분할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 이걸 누가 살만한 키트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것이 문제다.


HGBF 빌드 버닝 건담

건담 빌드 파이터즈 트라이의 주역 기체. 주인공이 만든 두 번째 오리지널 기체이다. 신 시리즈의 주역기체 답게 힘을 꽉 주어 관절 구조나 가동률 부분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고 대부분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많지 않은 부품수에 괜찮은 색분할과 좋은 가동률을 야무지게 눌러 담았고, 다양한 손 부품과 불꽃 이펙트 파츠도 넣어주어서 여러가지로 반다이판 조립식 액션 피규어의 정점에 가깝게 완성된 물건. 걸리적 거리는 부분이 없는 단순한 실루엣 덕에 포즈도 잘 잡힌다. 딱 하나 단점이 어깨의 볼관절인데, 너무 잘 빠진다. 금형 공차 설계의 실수는 아니고, 순전히 관절 축 깊이를 잘못 설계한 결과물인데, 후속작인 트라이 버닝 건담에서도 고쳐지지 않았다는게 조금 아쉽다. 그래도 잘 만들어진 좋은 키트. 값도 마침 싸서 입문자에게 딱이다.



HGUC 제타 건담 3호기

제타 건담이 새로운 등급으로 출시된 이상 언젠간 반드시 나올 수 밖에 없었고 아마도 높은 확률로 사람들이 한정판일 것이라 예상하던 그 물건이다. 그런데 조금 의아하게 나왔다. 마킹을 보면 카라바 항공대에 속해 있는 아무로 레이의 그 제타 3호기가 분명히 맞는데, 어깨에 아무로의 이니셜인 A자 마킹이 없고 대신 Z자가 박혀있다. 이제와서 반다이가 아무로와 제타의 연관을 끊으려 할 리도 없을테고 이유를 잘 모르겟다.


아쉬운 구석이 좀 많다. 원전인 HGUC 제타 건담 자체가 상징성에 비해 색분할이 형편없는 물건이라 불만이 많았는데 3호기로 오면서 다른 3호기들과 다르게 색 조합이 너무 단조로워졌다. 특히 가슴부분의 덕트와 목덜미가 흰색인 것이 좀 아쉽다 밑에서 두 번째 사진인 라이트닝 제타 아스프로스와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더 확연히 드러나는데, 런너 배치상 어쩔 수 없었던 부분도 아닌 걸 왜 굳이 허옇게 사출했는지 모르겠다.


키트 품질과는 별개로 이게 건담베이스에서만 파는 한정판이라 대전까지 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에 고맙게도 같은 과 후배인 창진이가 부대찌개를 얻어먹고는 대전 밤나들이 삼아 같이 다녀와줬다. 원래대로라면 기차와 버스를 타고 한시간 넘게 움직여야 하는 거리라 망설이던 차에 차를 얻어타고 편하게 다녀올 생각을 하니 출발 전부터 설렜는데 창진이는 나의 흥분한 모습이 웃겼는지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창진이는 요즘 술을 먹고 나에게 술주정을 부린다. 알 수가 없는 놈이다.


HGUC 제타 건담 웨이브 슈터

오늘 등장한 물건들 중 제일 족보가 심각하게 복잡한 물건이다. 제타 건담이 팔다리를 접어가며 비행기 비슷한 모습으로 굳이 변신한 이유는 작중에서 두 가지 정도의 이유로 설명된다. 첫 번째가 추진력이 뿜어져 나오는 노즐을 한 방향으로 모아서 빠르게 날아다니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대기권 돌입을 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두 번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제타 건담은 등 뒤의 날개를 이용해서 변형 한 후의 아랫면을 완전히 감싸는 형태로 설계되었고, 이 형태를 특별히 '웨이브 라이더' 라고 부른다. 대기권을 돌입하며 발생하는 충격파를 물수제비 뜨듯이 타고 넘어간다는 의미의 작명이었다.



문제는 등 뒤의 날개를 몸통 앞쪽까지 오게 만드는 것이 프라모델로 재현하기 까다로운 구조 였다는 점이다. 특히나 1/144 사이즈에선 부품들 사이즈가 작다보니 복잡한 변형구조를 만들기가 더욱 어려웠다. 방영 당시엔 아예 1/144 프라모델에 변형기능이 완전히 빠져 있었고, 방영 이후 10년 넘게 흘러 출시된 1/144 HG 제타조차도 웨이브 라이더라는 설정을 포기하고 웨이브 슈터라는 파생기가 있다는 설정을 짜맞추어 만들어가며 원작의 모습과는 크게 달라진 상태로 출시된다. 그리고 1/144 제타 건담이 HGAE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새로 출시되었을 당시 소비자들은 제타 3호기 정도의 한정판만 예상했는데, 뜬금없이 이 과거의 웨이브슈터 버전이 한정판으로 발매됐다. 오리지널 제타에서 백팩의 날개 부분과 방패만 살짝 바뀌었고 오리지널 쪽이 '이게 날아다닐 수 있을리가 없다'에 가깝다면 웨이브슈터 버전은 '추력만 충분하다면 어떻게든 공중에 떠있기는 하겠다' 정도의 느낌 차이가 난다.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이, 오리지널 제타(오른쪽)은 바닥면이 완전히 가려지는 형태이고, 왼쪽인 웨이브슈터 버전은 그렇지 않다. 둘 사이의 차이는 그것 뿐이다. 특별히 애정을 가진 기체도 아니고 내가 제타 건담을 보고 자란 세대도 아니기에 별 감흥도 없지만, 수집원칙에 들어가는 물건이기도 하거니와 제타건담이라는 이유로 일단 샀다. 사서 만들고 나니 여전히 성의없는 색분할이 짜증스러운것만 빼고는 그럭저럭 만족. 안살수도 없는 물건이라 일단 들여는 놨는데, 굳이 모으겠다는 일념이 없다면 권하기 쉽지가 않다.



후배들 컴퓨터를 봐줄 일이 요 근래 많아서 작업비 대신 건담을 받았더니 건담을 한동안 정말 자주 만들게 됐다. 당분간은 좀 쉴 생각이다. 조립 대신해줄 사람이 좀 나타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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