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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Figuarts Michael Jackson

SWEV 2016.05.27 13:20

반다이가 협상력이 좋은 건지 스타워즈, 어벤져스, 세일러문, 드래곤볼 등등 온갖 굵직한 프렌차이즈들이 죄다 피규어로 나온다.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를 선물받고 난 뒤에 뭐가 더 있나 뒤적거리다가 S.H. Figuarts 라인업에 마이클 잭슨이 있는 걸 알아버렸다. 피규어를 모을 생각은 없었는데, 결국 아무 죄없는 또 다른 희생양 홍인Suck이 제물로 바쳐져 손에 떨어졌다. 프레디나 마이클이나 새로 더 나올 것 같진 않으니 이쯤에서 적당히 멈추면 될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더 나오면 그건 좀 곤란할 것 같지만.


△ 박스 아트가 멋지다. 글자 간격을 더 벌리고 가는 글꼴을 썼다면 더 좋았겠지만.

전에 리뷰했던 S.H. Figuarts 프레디 머큐리의 박스는 속이 보이는 부분이 앞면이었는데 그림을 반짝이로 새겨놓았다. 그리고 지금 안건데 박스가 프레디 머큐리 박스보다 조금 더 크다. 두께도 두껍고 면적도 정사각형에 가깝게 커졌다. 들어있는게 프레디 머큐리 보다 많아서 그런 것 같다.


△ 박스 뒷면 모습.

피규어의 의상은 Smooth Criminal 뮤직 비디오를 기준으로 만들어졌는데, 마이클 잭슨을 상징하는 노래를 꼽으라면 대부분 Billie Jean이나 Beat It을 뽑겠지만 두 곡 다 뮤직비디오가 당시 시대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영 볼품없는게 문제였던 것 같다. 노래도 노래지만 퍼포먼스가 압도적이었던 그의 모습은 Smooth Criminal에서 온전히 완성되어 있기도 하고 나 같이 평범한 대중들이 기억하는 가장 대표적인 모습은 저 흰색 정장 모습의 마이클 잭슨일테니까.


△ Smooth Criminal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Moonwalk와 함께 마이클 잭슨의 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윗 사진의 'Lean'일텐데, 몇 년전 발매된 Moonwalker 블루레이의 Smooth Criminal 뮤직비디오를 보면 마이클 잭슨과 댄서들의 몸에 와이어가 매달려 있는 것이 보인다. 당시엔 카메라 화질은 충분해도 재생 장치의 화질이 시원찮다보니 눈에 띄지 않았는데, 시대가 발전하면서 고화질 버전을 보고서야 와이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기분이 묘했다.


△ 구성품 사진

여전히 사람 이름 뒤에 사용 설명서가 붙어 있는건 낯설고-_-, Smooth Criminal 뮤직비디오의 상징적인 포즈를 위한 몇 가지 부품들이 조금 더 들어있다. 표정이 다른 머리가 하나 더 들어있는데 사실 표정차이가 별로 없다. 프레디 머큐리처럼 입을 벌린 표정을 넣어줬으면 좀 더 쓸데가 많았을텐데 그게 아쉽다. 가수이기 이전에 댄서로도 어마어마한 사람이었기에 여러 동작을 잡을 수 있도록 손 부품도 넉넉하게 들어있다.


△ Lean 하라고 받침대를 넣어줬으니 해주는게 예의.

Lean 안무를 재현하기 위해 받침대와 고정된 발목도 들어있는데, 꽤 그럴듯하다. 무게중심 문제로 받침대를 길게 뽑아낸 것 같은데, 기왕 만드는 김에 실루엣을 새겨서 그림자처럼 만들어 두었다. 사소한 디테일이지만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한 부분.


△ 역시나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인 포즈. 저 자세를 위해 따로 들어있는 몸통을 썼다.


△ 그의 시그니쳐 안무라 할 수 있는 문워크. 자세가 좀 어정쩡해서 아쉽다.


△ 사진을 보고 나서 느낀건데, 표정이 무지 어울린다. 멋지다.

잘 만들어진 피규어지만 아쉬운게 또 하나 있는데, 발바닥이 아예 단단했으면 좋겠다. 어설프게 물렁한 재질로 만들어 놓다보니 자세를 잡고 나서 중심 잡기가 많이 힘들다. 액션 피규어라는 특성상 여러 자세를 잡으면서도 발바닥이 단단하게 버텨줘야 하는데 발바닥이 무르다보니 제대로 디디고 서있지를 못한다. 아니면 그냥 발바닥에 작은 구멍을 뚫고 받침대를 끼울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배려가 없어서 좀 그렇다. 여지껏 출시된 라인업이 수백 가지나 되면서 저런 부분이 고쳐지지 않는다는 건 좀 한심하지 않나.


단점인 접지력을 제외하고는 완성도 높은 물건이다. 큰 가격 부담 없이 여러 포즈를 잡을 수 있고 모양도 굉장히 그럴듯하다. 그리고 포즈를 이리저리 잡으면서 뮤직비디오를 돌려보다가 깨달았는데, 마이클 잭슨 본인보다 약간 더 슬림한 체형으로 만들어 놨다. 정확히는 마이클 잭슨의 체형보다 슬림하게 뽑혔다기 보단 옷의 통이 뮤직비디오 보다 많이 좁다. 옛날에 옷을 벙벙하게 입던 스타일이 요즘 보면 좀 촌스럽게 느껴질만한 구석이 있어서 일부러 그렇게 했을 수도 있을테고, 심하다 싶게 날씬한 체형을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의 취향이 묻어서일 수도 있을테고.


프레디 머큐리에 비해서 부품이 많고 좀 더 인심이 후한데도 가격대가 비슷하다. 프레디 머큐리가 좀 더 나중에 나와서일 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특별한 이유 없으면 가격대를 맞추는 것일 수도 있다. 이상하게 박스에 가격이 안써있어서 일본 엔화 기준 정가를 모르겠는데 어쨌든 둘다 6~7만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


기왕 피규어 판까지 벌려놓은 김에 하는 소린데, 다음엔 Yngwie Malmsteen이 나왔으면 좋겠다. 일본에서 인기가 좋은 아티스트이기도 하고, 깁슨이 시그니처 기타 하나 만들어 준다니까 스트라토 캐스터를 달라고 해서 결국 깁슨 로고가 붙은 스트라토 캐스터를 받아낸 그의 일화도 너무 웃기지 않은가.[각주:1] Eric Clapton도 나왔으면 좋겠고 Gary Moore나 Santana도 나왔으면 좋겠다. 그럼 다 모을텐데.


이야기가 이상하게 돌았다. 사라. 두 번 사라. 잘 만든 피규어다. 글을 다 썼으니 마이클 잭슨 음악들을 들으러 가야겠다.

  1. 설명충 한 번 등판하자면, 펜더와 깁슨이라는 기타 회사가 각각 있다. 둘다 각자의 영역이 있고 대표적인 고급 기타 브랜드인데, 그가 잘나가기 시작할 무렵에 깁슨에서 엔도서(유명한 아티스트를 위한 악기 협찬 겸 홍보 개념이다)를 하겠다고 하니 자기는 펜더만 쓴다고 대답했고, 깁슨에서 뭐든 만들어 줄테니 말이나 해보라고 하니까 펜더의 대표적인 라인업인 스트라토 캐스터를 만들어 달랬다-_-. 결국 기어이 받아낸 것이 개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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