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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만들어 본 프라모델 몇 가지

SWEV 2017.04.29 04:35

HGAE 제타 건담

여러 말 할 것 없이 명작이다. 여지껏 나왔던 프라모델 제타 건담 중에서는 압도적으로 최고인 제품이라 할만한 수준. 특별히 부러질까 걱정되는 지점 없이 모든 관절이 다 충분한 두께의 회전축으로 사출되어 있으며 관절 강도 조절도 잘 되어있다. 구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진 사출색은 말 할 것도 없고, 총을 제대로 쥐는 것 조차도 불가능했던 구판 HGUC와는 달리 여기 저기가 시원 시원하게 꺾여준다. 특히 어깨를 수직으로 들어올릴 수 있는 제타, 허리를 앞으로 푹 숙일 수 있는 제타는 이 HGAE가 처음이다. 프라모델이 아니라면 로봇혼 제타 정도가 이런 액션을 소화할 수 있지만, 애초에 가격대가 3배 수준인데다 로봇혼의 가동률은 변형 기능을 포기하고 얻어낸 결과물이다. 당연히 이쪽에 더 많은 고민이 들어 간 것이 티가 난다.


단점도 많은 키트이다. 반다이의 의도적 태업이 너무 많이 보인다. 매일 같이 욕을 먹는 날개의 빨간 띠 색분할 이외에도 어깨의 노란 버니어 부분들의 스티커가 자꾸 떨어져서 거슬린다. 백식은 어깨의 자그마한 버니어까지 별도 부품으로 다 색분할을 해줘놓고, 백식보다 팬이 많은 기체인 제타에만 이래놨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거의 모든 관절이 다 튼튼하면서 유독 가슴쪽 관절은 자세를 잡다 보면 훌러덩 빠지기 일쑤다. 하이퍼 메가 런쳐는 개머리판 부분을 조금만 더 작게 만들었다면 포즈를 잡기 여러모로 편했을 것이다. HGAE라는 이름까지 갖다 붙여놨으면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 낼 수는 없었나 하고 의문을 가진다.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리바이브 마크 투를 통해 보아서 알고있기 때문이다.




HG 건담 발바토스 루프스 렉스

무슨 감나무도 아니고 프라 품질이 들쭉날쭉이다.[각주:1] 전작인 발바토스 루프스는 괜찮았는데, 강화형인 렉스가 나오면서 또 이상해졌다. 1기 시절에 발매되었던 첫 번째 발바토스 키트인 4형태는 완벽했는데, 6형태가 나오면서 개판이 되더니 2기의 발바토스 루프스도 후기형이 새로운 프라로 나오면서 괴상해진다. 야수 같은 느낌이 들도록 팔이 인체의 비례보다 길어진 것이야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데, 어깨가 넓어지진 않으면서 팔만 길어지다 보니 멀쩡하던 건담이 갑자기 아구몬으로 보인다. 밑에서 두 번째 사진이 아구몬 느낌이 나게 찍은 사진이다. 팔이 무거워 지면서 어깨 관절을 보강하겠다고 어깨 부품을 새로 집어넣는 등 나름의 시도는 있었지만, 그것 치고는 관절 강도가 충분치 않다. 시간이 지나면 또 흐느적 거릴 것 같다.


뭐 그래도 키트 자체는 최소 범작 이상이다. 철혈의 오펀스가 워낙 대책없는 폭망작이라 그렇지 키트 품질은 다른 시리즈들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좋은 편이니까 고민 없이 질러도 좋다. 뭐 어차피 애니라는 것이 장난감 광고이니 장난감만 좋으면 만사 오케이 아닌가 하고 감상평을 접는다. 사실 맘같아선 건담 시리즈 전체에 똥칠을 했다는 점에서 욕을 엄청 쓰고 싶은데, 이건 뭐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분노라서 글로 남기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냥 키트에 만족했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끝내겠다-_-.



HG 건담 구시온

비교적 최근에 도저히 건담이라고 보기 어렵게 생긴 건담이, 그것도 건담의 창조주였던 토미노에 의해 탄생한 적이 있다. 그 뒤로 사람들은 건담이 건담 답지 않게 생겼다는 말에 의문을 가지곤 했는데, 철혈의 오펀스 세계관에서 가장 건담답게 생기지 않은 물건이 바로 이 건담 구시온이다. 두 개의 눈과 머리 위의 뿔, 두 가지를 제외하고 건담 구시온의 디자인은 그 어디에서도 건담스러움을 찾아볼 수가 없다. 생긴 것만 보면 두꺼비를 2족 보행 로봇으로 만들어둔 느낌인데 덕분에 정말 금두꺼비처럼 칠해놓은 작례도 나와서 보고 빵터졌다.


건담에 애착이 전혀 없는 친구 조차도 이 물건엔 호감을 보였고 결국 이 친구는 두 개를 내 방으로 보내서 하나는 가지라며 자기 몫을 나에게 조립 시켰다-_-. 사진상에 두 개가 보이는 건 그 이유 때문. 뿅망치라는 특이한 무장도 그렇고 작중에서 큰 활약도 없는 기체이지만 키트 자체는 너무도 신선하고 좋았다. 값도 비교적 저렴하니 고민 없이 사도 좋을 물건이다.



HG 가엘리오 건담 컬렉션-_-

철혈의 오펀스 진주인공은 가엘리오라더니 프라 품질만 놓고 봐선 그게 농담이 아니라 진짜다. 발바토스 나부랭이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신경을 써서 만들어 두었다. 키마리스 - 키마리스 트루퍼 - 비다르 - 키마리스 비다르 순서로 사진을 올렸는데, 발바토스와는 다르게 뒤로 갈수록 키트 품질이 확연히 좋아진다. 키마리스는 치밀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세련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디자인이었는데 키마리스 트루퍼의 특색있는 디자인에 감탄하다가 비다르 쯤 오면 안타고니스트의 탑승 기체 디자인이 이 정도까지 멋질 수도 있구나 싶다. 그리고 최후기형인 카마리스 비다르에 오게 되면 이건 뭐 건담 세계관 전체를 통틀어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아름답다. 시원시원한 볼륨과 매끈한 라인, 흠잡을 곳이 없는 비례와 양감, 보기 드문 색 배치의 신선함 등등 모든 면에서 최고다.


철펀스 기체들이 작중에서 한 대의 프레임을 베이스로 외장만 바꾸는 형태의 업그레이드를 계속하기에 디자인상의 연속성이나 같은 계열기라는 느낌을 보는 재미가 있는데, 가엘리오가 탔던 건담들은 그 부분에서 가장 나은 즐거움을 준다. 발바토스 계열처럼 감나무짓을 하지도 않고, 구시온 계열처럼 뜬금포가 터지지도 않았다. 탑승 파일럿의 페르소나가 변화하는 모습이 그대로 기체에 투영된다는 느낌도 들기에 애니를 본 사람들이라면 정말 즐겁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뭐 애니를 굳이 보지 않았어도 이 쯤 되는 초고품질 프라모델들이라면 무조건 사도 좋다.



쓸모 없는 글을 하나 썼으니 내일은 좀 생산적인 글을 하나 쓰든가 해야겠다-_-.

  1. 감나무는 2년 주기로 열매가 많이 열린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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