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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V 2017. 1. 28. 01:11

건담 역사 전체에서 제타 건담이 가지는 비중이 원체 크다보니 반다이는 여러 종류의 제타 건담을 내놓았는데, HGUC에서 제타가 새로 나오는 마당에 생각해보니 내가 집에 제타 건담만 1/144사이즈로 세 가지나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자들이 다 똑같은 색의 립스틱과 가방을 보면서 다르다고 말하는 것과 대충 비슷한 일이려니 한다. 얼마전에 라이트닝 제타 건담을 홍인석에게 뜯어내면서 집에 있던 제타들 사진을 좀 찍어볼까 하다가 RG 제타를 만들면서 어지간히도 만들기 싫었는지 먹선을 하나도 안넣었길래 그냥 포기하고 웹에서 사진들을 모아다가 짜깁기 해보았다. 순서대로 HGUC 제타, RG 제타, HGBF 라이트닝 제타, 그리고 새로 나올 HGUC 리바이브 제타이다.


△ 누르면 많이 커진다.

넷 다 모두 제타이지만, 각각 디자인에 대한 해석이 전혀 다르다. HGUC의 좋게 말하면 담백하고 나쁘게 말하면 밍밍한 디자인도 제타이고 디테일을 많이 추가해서 밀도있게 만들어낸 RG의 디자인도 분명히 제타이다. 라이트닝 제타는 애초에 태생 자체부터 레진 프라모델을 만들면서 제타의 디자인을 오버스럽게 바꾼 '하이퍼 제타'가 원전이기 때문에 제타이기도 하고 제타가 아니기도 하다.


오리지널 HGUC 제타도 등장 당시로 보나 지금 와서 다시보나 나쁘지 않은 물건이고 RG는 1/144에서 처음으로 부품 교체 없는 완전변형을 달성했지만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는 그 헐렁함이 지금 와서 보면 짜증스럽기 그지없다. 라이트닝 제타는 레진이 오리지널인 탓에 체형이나 무장이 좀 과한 감이 있으나 키트 자체가 너무 압도적으로 잘 나왔고, 새로 나올 리바이브 제타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모습 그대로를 충실히 잘 재현해내서 눈이 간다. 일단 앞의 세 가지 제타 중에서 가장 내 맘에 들었던 것은 라이트닝 제타다. 가장 최신의 프라모델이고 레진 수준의 디테일이나 비율을 인젝션에서 뽑아냈다는 사실도 멋지다. 가만히 세워두기만 해도 충분히 아름답다. 저렇게 서있기만 해도 멋진 프라모델은 드물다.


△ 둘 다 모두 프라모델 박스와 메뉴얼에 들어갈 공식 작례.

시야를 좁혀 구판 HGUC 제타와 리바이브, 혹은 HGAE 제타만 놓고 보자. 파란 부분의 플라스틱 사출색 자체가 원색에 가까웠던 진청색에서 애니에 등장하는 톤다운된 파란색으로 변했지만 위의 사진 모두 색칠을 마친 완성작이기에 그 부분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것보다도 눈에 띄는 부분을 찾아내면 어깨나 가슴 장갑 부분의 불필요한 곡선들이 사라졌다는 것. 원작 그대로의 각지고 날선 모습이 그대로 살아있다.


의외로 전체적인 비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 굳이 눈에 띄는 부분을 따지면 앞 스커트가 조금 길어지면서 무릎 관절의 위치가 구판 제타보다 조금 더 아래로 내려왔다는 부분 정도. 그리고 웨이브라이더로 변형시에 날개가 되는 등짐이 전체적으로 커지면서 어깨보다 머리 윗쪽까지 구조물이 올라와 있는 부분도 눈에 띈다. 다시 보니 어깨 장갑의 높이도 위아래로 조금 낮아진 것이 보인다. 여러가지로 애매하던 부분들이 좀 정리가 된 부분이다. 머리가 조금만 더 작았다면 좋았을 것 같은데 그게 약간 아쉽다.


△ 둘 다 너무 멋지다.

새로 나올 제타의 진가가 여기서 조금 더 잘 보인다. 구판 HGUC 제타가 변형과정을 지나치게 간단하게 만들면서 날개 부분의 위치나 크기가 좀 이상했는데, 새로 나올 HGAE 제타에서는 말끔하고 단단한 비행체의 모습을 되찾았다. 구판 제타가 이게 하늘을 날 수 있을리가 없다는 수준이라면 리바이브 제타는 추력만 된다면 어떻게든 날 수는 있지 않겠나 싶은 정도다.


실제로 설정상 제타는 비행체 상태에서도 생김새가 매끈하지는 않다보니 대기권 내에서의 비행성능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뭐, 하늘에 떠다니기 어렵게 생겼다는 것으로 제타의 웨이브라이더 형태를 헐뜯을 수는 없긴 하다. 애초에 대기권 내에서 날아다니겠다고 만든 물건이 아니라 추력 벡터를 한 곳으로 모아 빠르게 움직이거나 대기권 돌입을 추가장비 없이 할 수 있도록 변형 기체로 만든 것이니까. 제타 건담 세계관 내에서 지구권 안의 작전은 보통 주인공이 속한 세력인 에우고의 동맹부대인 카라바 항공대의 제타 플러스 계열들이 맡던 일이다.


△ 어깨와 허리가 제대로 움직이는 첫 제타가 나온다.

허리와 어깨가 복잡하게 접혀 들어가는 제타의 가변 구조상 여지껏 제대로 포즈를 취할만한 프라모델이 나온 적이 없었는데, 얼마전에 기존의 HGUC 제타 건담과의 비교 이미지가 떴다. 아 진짜 4월 22일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싶다. 피가 바짝바짝 타들어간다.


△ 너나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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