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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V
솔직히 말해 이런 물건이 있는 것 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아이폰/아이패드와 갤럭시 빼고는 듣보 소리를 듣는 한국 시장에서 넥서스라는 브랜드는 인기도 없고 인지도도 바닥이니까. 넥서스 10은 출시된지 4년이 다 되어가는 구형 태블릿이다. 거기에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출시된 적도 없다. 지금 국내에 돌아다니는 물건들은 죄다 직구로 해외에서 들여왔거나 일본쪽의 재고 물량이 2년쯤 전에 한국에 풀렸을 때 오픈 마켓을 통해 퍼진 녀석들이다. 그렇기에 이 글은 아마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의미가 없는 사용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쓰는 이유는, 어쩌다보니 수중에 또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능성 있고 뛰어난 기계가 조명받지 못하고 묻히는 것이 아깝다. 그리고 기왕지사 글을 쓰는 김에 제..
안텍이라는 PC 부품 제조사가 있다. 예전엔 케이스와 파워 서플라이 시장에서 인기 있던 업체였고, 지금은 CPU용 쿨러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편이다. 뭐 그냥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는 한물 갔다고 해도 될만한 제조사이기도 하다. PC시장, 정확히는 데스크탑 조립 PC 시장 전체가 완전히 주저 앉으면서 비싼 케이스와 파워를 잘 만들던 안텍은 이제 예전처럼 선망의 대상이 아니니까. 그리고 그에 맞추어 라인업이 축소되고 조정된 요즘의 안텍은 예전처럼 PC 하드웨어 매니아들이 열광할만한 물건을 잘 만들어내지 못한다. 특히 케이스가 그렇다. 다들 저렴한 PC를 조립하다 보니 비싼 케이스를 만들어야 할 이유 자체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시장의 변화에 타협했다 한들 그 실력이 어디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여전히 비싼 ..
로지텍은 몇 년 전부터 G시리즈라는 플래그쉽 라인업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G가 무엇일지 한참 생각해 보았는데, Gaogaigar나 Gundam, 혹은 G-Cup이면 참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게임과 관련된 기능들을 많이 내세우는걸 보니 G는 Gaming의 약자일 것이다. 어쩌다보니 로지텍의 G시리즈 마우스들만 10년 가까이 줄창(그 이전에도 G시리즈의 전신인 MX 마우스를 썼다) 쓰고있는데 잘 쓰던 G500s가 망가지면서 신형인 G502로 교체받아왔다. 처음에 G500s를 고를때 이미 신형인 G502가 출시되어있는 상태였지만 복잡하고 뾰족하게 생긴게 손에 맞지 않을까 불안해서 오랫동안 손에 익숙해진 모양의 G500s를 골랐더니만 이젠 단종되어 G500s는 구할 수 없고 G502로의 교체만 가능하단다. 결론적..
잘 쓰던 스마트폰이 박살났다. Z3 컴팩트는 참 좋은 스마트폰이었지만 AS기간이 지나자마자 액정 가장자리의 본드가 떨어져서 화면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그걸 붙여보겠다고 순간 접착제를 살살 흘려넣어 붙였더니 아주 약한 충격에 액정과 뒷판의 강화유리에 금이 가버렸다. 화면 터치가 안되어서 문자를 보기 위해 스마트폰에 마우스를 연결해서 쓰다가 이게 무슨 광대놀음인가 싶어서 T월드 다이렉트에 들어가 봤다. Xperia Z3C를 잘 썼기에 이참에 Z3나 Z5C를 사볼까 싶다가, 1년 지나니 정확하게 액정 접착제가 떨어지는 소니타이머가 생각할수록 황당한데다 한번에 핸드폰 기계값을 다 내면서 사야 하는게 영 부담스러워서 Z3는 포기하게 됐다. Z3C의 후속모델인 Z5C는 국내에 정식 발매가 안되어서 구매대행 업체를 ..
△ 넥서스5를 쓰던 시절과 비슷하게 꾸몄지만, 아이콘을 4줄로 늘어놓고 나니 아이폰과 많이 비슷해졌다. 이상하게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들은 다 크다. 손에 제대로 쥐어지지 않아 지하철에서 폰을 떨어뜨릴까봐 걱정 하면서 쓰는 것도 싫고 배터리를 마구 먹어대는 큰 화면도 별로인데 정말 이해가 안가리만치 다들 큰 폰을 찾는다. 화면이 작다는 이유로 아이폰을 쓸 수도 없는게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애플의 그 도도함이 불편한데다 몇 년째 나아지지 않는 배터리 지속시간도 영 눈에 차지 않는다. 비슷한 크기의 갤럭시 알파도 살펴봤지만 삼성 스마트폰은 너무 흔해서 좀 피하고 싶다는 삐딱한 마음이 들어버려서 포기했다. 그러다가 소니에 눈이 갔다. 후배가 쓰는 엑스페리아 Z1은 크고 무거워서 썩 맘에 들지 않았지만 엑스페리아..
참으로 애증이 뒤섞인 마음이 들게 만드는 스마트폰이다. 오래 사용한 스마트폰은 고작 아트릭스와 옵티머스 LTE2 두 가지 뿐이었지만 두 제품 다 엄청나게 균형이 잘 잡힌 기기였고, 생각없이 쓸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좋았다. 모든 면에서 빼어나다고는 못해도 딱히 흠 잡을 구석도 없는 평균 85점짜리 고만고만한 모범생 같은, 그런 기계들이었으니까. 그런데 넥서스 5는 괴상하리만치 좋고 나쁜 부분이 뚜렷하다. 그 와중에 딱히 써줄만한 다른 물건도 없다. 수학이나 과학은 미친듯이 잘하면서 체육과 미술에선 빵점 맞는 같은 반 또라이 학생을 보는 기분이다. 레퍼런스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데다 최근 공개된 넥서스 6의 사양과 가격이 엉망으로 나왔기에 앞으로 최소 1년 동안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기계로 남을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