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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V
또 해가 저물어간다. 뭔가 정리 하는 느낌의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올해도 했고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난 딱히 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또 만만한 컴퓨터 이야기다. 제조사와 제품을 가리지 않고 좋은 것, 나쁜 것을 구분해보려 한다. 객관적인 기준은 없다. 내 맘에 들면 칭찬하고, 내 맘에 안들면 욕한다. 나는 여기 있는 제품들 제조사와 별 관계가 없는 사람이니 이해관계에 따라 실드 쳐주거나 욕하는 일 따위도 없을 것이다. 오로지 제품과 서비스만 가지고 이야기 하고자 한다. 마침 올해는 PC시장이 재밌게 돌아간 덕분에 쓸 이야기가 정말 많을 것 같은데, 글이 얼마나 포만감 있게 나올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써보면 알겠지. 최고의 CPU - AMD 라이젠 1700 설명이 필요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괴상..
나는 숫자를 굉장히 못외우는 편이다. 숫자를 못외워서 현관 도어락의 비밀번호 대신 손가락이 움직이는 방향과 순서를 기억하는 수준. 그래서 키패드의 5번을 좌표 중심축으로 잡고 손가락을 위아래로 움직여가며 비밀번호를 누른다. 늘 그런 방식으로 문을 열다가 한동안 집을 떠나있던 탓에 손가락의 움직임을 까먹은 적이 있다. 결국 집의 도어락을 열지 못하고 세 번쯤 실패한 뒤에 문을 두드리는 바보짓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집 비밀번호는 동생 생일이란다. 날짜로 기억하면 기억이 나는데, 숫자들만 가지고 기억하려 하니 내 기준에서는 아주 당연하게도 기억하고 인식하기 어려운 숫자의 나열이었다. 엄마는 비밀번호 하나를 못외우는 나를 보며 어찌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으셨고, 동생은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는 내가..
원래대로라면 2월 즈음엔 견적을 새로 뽑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원래대로라면 작년 겨울에 나왔어야 할 라이젠이 올 봄이 다 되어서야 나왔고, 그나마도 최상위 라인업만 먼저 출시되어 견적을 짜기 조금 애매했다. 다행히도 라이젠은 기대만큼 잘 나온 CPU였고, 기다린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달 견적 부터는 라이젠 위주의 견적이 들어간다. 당장 눈앞의 게임 성능은 인텔이 조금 더 나은 편이 맞다. 그러나 컴퓨터는 게임기로만 쓰일 물건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CPU의 전체성능이 높은 쪽이 더 긴 수명을 가졌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도 하다. 켄츠 할배는 있어도, 울프 할배는 없듯이 더 나은 쓰루풋 성능은 더 긴 수명을 보장한다. 컴퓨터의 교체 주기가 예전의 2~3년에서 5년 이상으로 늘어난 ..
라이젠 이야기를 너무 자주 쓰는 것 같아서 좀 지겹지만, 다나와에 뜬 상품정보가 정말 너무 심각했다. 디자인은 정말 흠잡을 데 없이 잘 되어 있는데 문장 하나하나가 너무 무신경한데다 비문이 많고 친절하지도 않다. 남이 열심히 만들어 둔 결과물을 가지고 까는 일은 좀 피하고 싶었다. 블로그에 맨날 남의 욕만 써있으면 좀 그렇지 않겠나.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그래서 쓴다. 쓰는 김에 원본 문구에서 좀 아니다 싶은 부분들을 찝어서 다시 써 보았다. 파란 글씨는 내가 쓴 문장이다.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괜찮아 뵈는 시대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에어컨이나 세탁기에 붙어있는 인공지능 마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20년쯤 전엔 그런 딱지 하나 붙이면 뭔가 제품이 최첨단이라는 느낌을 받곤 했다..
라이젠 소식으로 간만에 PC 커뮤니티가 좀 달아오르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 라이젠이란 물건에 대한 사람들의 온도차이가 명확한 것이 내 눈엔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 이유를 알 것만 같아서 옛날 이야기 좀 곁들어서 설명을 해볼까 싶다. 언제나처럼 가벼운 글이 되겠지만, 꽤 오래 전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에 조금 지루할지도 모른다. 아무렴 어떠랴. 하루에 100명 오는 블로그에 지루한 글 하나쯤 쓰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 쓰는 내가 즐거우면 그만이니까. △ 모든 것의 시작, AMD64 x64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이 x64의 원래 이름은 x86-64였다. 이름 그대로 x86의 기본적인 아키텍쳐를 가져오면서 64비트 연산이 가능한 상위 호환의 개념이었고, 지금은 AMD와..
외장하드 껍데기를 하나 샀다. 딱히 새로 살 필요도 없는 물건을 순전히 모양만 보고 사서 갈아치웠는데, 나를 아는 사람은 내가 어지간하면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좀 의아해 할 것이다. 뭐 어쨌든, 생긴게 혹해서 샀다가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예뻐서 겸사겸사 사진을 찍었고 사진 찍은 김에 간단하게 글도 하나 쓰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쓴다. Orico라는 회사의 2139U3라는 모델이다. USB 3.0을 지원하는 2.5인치 외장 HDD 케이스이고 이런 류의 제품들이 그러하듯 특별히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겠지만 디자인이 너무 멋져서 사는 나같은 사람들은 종종 있는 모양이다. 나온지 그리 오래 된 제품은 아니고 덕분에 UASP도 지원한다. Orico라는 회사가 제품 질에 투자를 많이 하는 회사..
마더보드가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아는 사람 중에서 아수스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부동의 세계 1위 마더보드 제조사이기도 하고 마더보드 외에도 스마트폰과 공유기 혹은 노트북처럼 개인 소비자용 각종 IT기기를 많이, 그리고 잘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마더보드 말고도 이곳 저곳에서 아수스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건실한 제조 마인드를 가진 회사가 이것 저것 많이 찍어내고 그 제품들이 실제로 괜찮기까지 하다면 소비자들 입장에서 손해 볼 구석이 뭐가 있겠는가. 실제로 아수스는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편하게 주저앉아 장사하지 않고 여러가지 재밌는 물건을 만들어내곤 했는데 요즘 본 것중에 제일 충격적인 것은 외장형 수랭 쿨러가 달린 노트북이었다. △ 아수스가 잘..
컴퓨터와 아날로그라는 단어는 무언가 그렇게 썩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조금 있다. 컴퓨터의 작동 원리에 디지털 신호와 관련된 여러 원리가 들어가기도 하는데다가 예전엔 아날로그에 가깝게 작동했던 부분들도 요즘은 디지털로 전환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져서다. 특히 전기와 관계된 부분이 그런데, 마더보드의 CPU 전원부나 파워 서플라이가 디지털화 되는 일이 요즘엔 굉장히 잦아졌다.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여기 저기서 괜찮은 의미로 쓰이다보니 상대적으로 아날로그가 조금 낡고 구식인 방식처럼 보일때도 많다. 허나 디지털이 아날로그보다 더 우월하다고 말하기는 조금 어렵다. 초창기의 디지털 방식 게임패드나 조이스틱은 사용자의 세세한 움직임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아날로그 스틱이 나올 때 까지 게이머들을 괴롭혔고, 대표적인 ..
솔직히 말해 이런 물건이 있는 것 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아이폰/아이패드와 갤럭시 빼고는 듣보 소리를 듣는 한국 시장에서 넥서스라는 브랜드는 인기도 없고 인지도도 바닥이니까. 넥서스 10은 출시된지 4년이 다 되어가는 구형 태블릿이다. 거기에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출시된 적도 없다. 지금 국내에 돌아다니는 물건들은 죄다 직구로 해외에서 들여왔거나 일본쪽의 재고 물량이 2년쯤 전에 한국에 풀렸을 때 오픈 마켓을 통해 퍼진 녀석들이다. 그렇기에 이 글은 아마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의미가 없는 사용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쓰는 이유는, 어쩌다보니 수중에 또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능성 있고 뛰어난 기계가 조명받지 못하고 묻히는 것이 아깝다. 그리고 기왕지사 글을 쓰는 김에 제..
예전 블로그에서 하다가 때려쳤던 시리즈 포스팅인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시작하려 한다. 문자 그대로 하드웨어의 카탈로그를 가지고 그게 무슨 뜻인지 설명하는 글이 될 것이다. PC용 부품의 종류는 많으면서도 예전처럼 모델명에 써있는 숫자만 가지고 정직하게 성능을 예상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고, 소비자가 물건을 사면서 고민스러울 부분은 한두가지가 아닌데도 정작 상품정보엔 알듯 말듯한 사탕발림만 쓰여있다. 결국 소비자들이 이젠 카탈로그도 해석해 가면서 물건을 사야 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 상황이 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소비자가 알아야 할 정보가 이렇게 알아보기 힘들게 쓰여 있어선 안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쓰려 한다.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하다 싶은 부품인 CPU부터 시작해서 상대적으로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