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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V
단톡방의 누군가가 갑자기 엉뚱한 말을 꺼냈다. ARM이 인텔의 칩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ARM은 프로세서 아키텍쳐의 한 갈래일 뿐이니 ARM이 CPU를 생산한다는 말은 있을 수 없는 말이고, ARM 아키텍쳐를 만든 회사인 ARM 홀딩스는 애시당초에 공장 없이 설계만을 담당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이다. 공장 하나 없는 ARM 홀딩스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갖춘 인텔의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 나는 다시 물었다. 인텔이 ARM 아키텍쳐의 CPU를 위탁생산 하는 것을 잘못 본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뒤 지인은 아래의 기사 내용이 담긴 링크 하나를 보내왔다. 기사 전문 링크 : 인텔 굴욕의 날. ARM 칩셋 위탁 생산 계약 체결[클릭] 일단은..
맥북에어의 충격적인 데뷔 이후로 노트북들이 얇게, 가볍게 변해간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다. 그런데, 무게 보다는 성능에 목을 멘 사람들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드는 것을 마냥 달가워 할 수가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노트북 CPU들은 30W 전후의 소모전력을 가진 모델들이 주류였고 15W급의 소모전력을 가진 CPU들은 저전력 등급으로 분류되어 휴대성을 강조하고 성능을 어느 정도 포기한 라인업에만 들어갔다. 그런데 요즘 노트북 시장의 주류는 누가 뭐래도 울트라북이고 울트라북엔 보통 15W급 CPU들이 들어간다. 이 유행을 거스를만한 힘을 가진 회사는 사실상 없었고 저전력 CPU들도 충분한 고성능을 달성하고 나니 이젠 30W급 CPU가 달린 노트북 자체가 드물다. 결국 고성능을 바라는 사람은 각 제조사..
얼마전 종료된 컴퓨텍스 2016에서 CEO인 리사 수 회장이 직접 나와 AMD의 새로운 CPU 아키텍쳐인 ZEN과 그 데스크탑용 제품인 Summit Ridge에 대해 이야길 했다. ZEN의 성능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오갔지만, 명확하게 실체가 없었고 여지껏 AMD는 제품 출시 전까지 성능에 대해 밥먹듯이 뻥을 쳐댔기 때문에 사람들도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 기억에 남은 것 중 가장 바보같이 느껴졌던 것이 제품 개발 코드명 Barcelona의 성능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인콰이어러에 바르셀로나는 인텔을 죽여버릴 것이다 라고 잘도 떠들었지만 실제로 시장에 출시되고 나서 살펴보니 끔찍한 성능과 치명적인 버그가 뒤섞인 엉망진창의 제품이었다. 인콰이어러가 저 시절엔 뻥콰이어러 소리 들으면서 자극적..
지포스는 컴퓨터 사양을 볼 수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친숙한 브랜드겠지만, 엔비디아에서 나오는 물건이 지포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포스와 비슷한 구조이면서 그래픽 작업에 최적화된 VGA인 쿼드로가 있고,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는 지포스와 비슷한 구조의 칩을 쓰지만 화면을 출력하는 역할은 포기하고 그래픽카드를 이용한 계산에만 올인한 테슬라 라는 라인업이 또 있다. 그래픽카드를 이용한 계산이라고 하니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개념은 간단하다. 사람은 수영을 할 수도 있고, 달릴 수도 있고, 나무도 탈 수 있지만 수영은 물고기보다 느리고, 달리는 건 치타보다 느리며 나무는 원숭이만큼 효율적으로 타지 못한다. 컴퓨터 안쪽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데, 우리가 쓰는 CPU가 그렇다. CPU는 다양한 종류의 계산을 ..
해가 바뀌었고 스카이레이크 CPU들의 가격이 충분히 내려왔으며 그간 단종이 되거나 대체 부품이 나온 물건들이 많아서 새로 견적을 짰다. 아래에 있는 모든 견적은 64비트 버전 윈도를 지원하고 SSD가 달려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64비트 윈도를 쓰는 것이 낫다. 윈도 7은 요즘 쓰기엔 최적화가 안되어 너무나도 느린 운영체제이고, 제 성능을 뽑아내려면 윈도 8.1이나 윈도 10을 써야 한다. 그리고 이미지 파일엔 나와있지 않지만 30만원대를 제외한 모든 견적은 메모리를 2개씩 주문해야 제 성능을 뽑아낼 수 있다. 부품을 고른 기준은 정말 간단하다. 오랫동안 PC시장을 지켜보면서 사기나 사고를 치지 않은 브랜드를 먼저 뽑으려 했고, 브랜드가 믿을만 해도 특정한 제품군들이 믿을만하지 않으면 뺐다. 상향평준화 된..
컴퓨터를 만지작 거리다 보면 후배들한테 이것 저것 가르쳐줄 일이 많은데 뜬금없이 굉장한 질문을 하는 후배가 있다. 의정부에 사는 김모군이 가끔 그런데, 오늘은 300만원짜리 램이 있냐는 질문이었다. 전두환의 전재산을 10번 빼앗아도 못사는 메모리라니, 듣기만 해도 두근거리지 않나. △ 어디서 뭘 보고 이런 걸 묻는지 원..."응, 있어." 라고 짧게 대답해줄 수도 있겠지만, 어지간한 사무용 컴퓨터 10대와 같은 돈을 주어야 살 수 있는 램이라는건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궁금할 사람들이 분명히 지구상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램에다가 금칠이라도 해놨냐고 묻고 싶을수도 있는데, 원래 램에는 반드시 금이 들어간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메인보드와 맞닿는 소켓 접점 부분에 금박이 얇게 씌..
인텔의 코어 i시리즈 6세대 CPU인 스카이레이크가 출시되었다. 간만에 이전 세대 CPU들 대비 성능이 크게 올랐고, 전체적인 전력소모나 DMI의 버전업등 여러모로 PC 구매 시기를 기다리며 고민하던 사람들이 살만한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8달 만에 조립 PC용 추천 견적을 올린다. 아래에 있는 모든 견적은 64비트 버전 윈도를 지원하고 SSD가 달려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64비트 윈도를 쓰길. 윈도 7은 요즘 쓰기엔 최적화가 안되어 너무나도 느린 운영체제이고, 윈도 8.1이나 윈도 10을 쓰는게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지 파일엔 나와있지 않지만 30만원대를 제외한 모든 견적은 메모리를 2개씩 주문해야 제 성능을 뽑아낼 수 있다. 부품을 고른 기준은 정말 간단하다. 오랫동안 PC시장을 지켜보면서..
아는 동생 하나가 '임베디드(Embedded)'가 무엇인지 물어왔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명확하게 감이 오지 않는단다. 임베디드란 보통 '임베디드 시스템'의 줄임말로 쓰인다. 임베디드 컴퓨터, 임베디드 회로를 짧게 말할때도 '임베디드'라고 한다. 생각해 보면 별 것 아닌 내용을 가지고 뭘 그리 어렵게 생각하나 싶어서 임베디드로 구글을 뒤적거려 보니 내가 봐도 설명들이 어렵게 쓰여 있었다. 한 번에 딱 알아들을만한 설명을 바라던 후배를 위해 간단하게 통화로 설명을 해주고 나니 이건 따로 정리해서 글로 옮겨도 좋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쓴다. △ 최초의 컴퓨터인 에니악(Eniac) 최초의 컴퓨터는 요즘의 PC처럼 속편하게 쓸 물건이 못되었다. 커다란 방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는 덩치에 전기도 무지하..
얼마 전 AMD는 라데온의 플래그쉽 브랜드로서 '퓨리'를 내놓았다. 라데온 이전에 ATI가 쓰던 그래픽카드 브랜드인 Rage의 최상위 기종들에만 붙는 브랜드가 퓨리었고, 라데온으로 바뀐지 10년 즈음 지나고 나니 이젠 라데온에도 최상위 기종에는 퓨리가 붙는단다. 퓨리든 뭐든 어차피 내 관심사는 고성능 게이밍이 아니기 때문에 눈이 가지 않았고 작은 기판 안에 잘도 플래그쉽 VGA를 만들어 넣었구나 라는 생각 정도만 하고 지나갔다. △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건 이럴 때 쓰라고 나온 표현이다. 반도체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덕분에 황당하리만치 작은 크기로 고성능을 끌어내는데 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소모전력이나 발열은 예전의 플래그쉽 VGA들과 별 차이가 없고 결국 그래픽카드 본체보다 더 부피가 큰 쿨러를..
산소같은 당신, x86△ 누나가 없다고 숨이 콱 막히거나 그러진 않아요.'x86'이란 단어를 들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공기 안의 산소 덕분에 숨을 쉴 수 있지만 모두가 산소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듯이, 모두가 x86을 쓰고 있지만 x86이란 단어의 뜻과 유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또 잘 없다. 누구나 x86 컴퓨터 한 대 쯤은 쓰고 있기 마련이고, 당신이 지금 보는 이 글도 x86 서버 안에 저장되어 있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서도 x86 없이 세상은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은 충분히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도 중요한 x86이 이런 저런 이유들이 겹쳐서 그 영향력에 비해 너무나도 잘 알려지지 않은 단어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간만에 정리를 한 번 해보고자 한다. 언젠가는 글의 제목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