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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핸폰 (11)
SWEV
나는 또 엑스페리아를 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예전에 쓰던 엑스페리아 Z3 컴팩트는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폰이었지만, '하자'가 전혀 없는 물건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품의 단점을 가리키는 수많은 표현들 중 굳이 '하자'처럼 격한 표현을 쓰는 이유가 다 있다. 소니가 스마트폰을 만들어 팔면서 내세웠던 중요한 요소인 방수가 상식 이하로 너무나도 한심했다. IP68 인증을 받았다며 자랑스럽게 써놨지만, 프레임을 가운데 두고 앞판과 뒷판 사이는 단순한 양면테입으로 제품을 결합해 두었다. 시간이 지나며 배터리가 부풀고 그 힘을 못 이겨 뒷판의 양면테입이 떨어지자마자 기계는 방수성능을 완전히 잃었는데, 같은 시대의 경쟁기종이었던 갤럭시 S5가 방수 인증 하나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도 꽤 괜찮은 설계로..
솔직히 말해 이런 물건이 있는 것 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아이폰/아이패드와 갤럭시 빼고는 듣보 소리를 듣는 한국 시장에서 넥서스라는 브랜드는 인기도 없고 인지도도 바닥이니까. 넥서스 10은 출시된지 4년이 다 되어가는 구형 태블릿이다. 거기에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출시된 적도 없다. 지금 국내에 돌아다니는 물건들은 죄다 직구로 해외에서 들여왔거나 일본쪽의 재고 물량이 2년쯤 전에 한국에 풀렸을 때 오픈 마켓을 통해 퍼진 녀석들이다. 그렇기에 이 글은 아마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의미가 없는 사용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쓰는 이유는, 어쩌다보니 수중에 또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능성 있고 뛰어난 기계가 조명받지 못하고 묻히는 것이 아깝다. 그리고 기왕지사 글을 쓰는 김에 제..
좋다제트 블랙 - 반짝거리는 검정색 모양이 너무 멋지다. 예쁘다. 갖고 싶다. 투명 케이스 씌우면 엄청 예쁘겠지. 광색역 화면 - DCI-P3 컬러 지원. 아이패드 시리즈에서 이미 지원되던 것이라 새롭진 않지만 분명히 좋은 현상이다. 배터리 시간 - 배터리가 더 길어지는 일을 마다하는 소비자는 없다. 스테레오 스피커 - 늦었지만 드디어 해준다. 여지껏 이걸 왜 안넣어줬나 싶을 정도. 가격 - 100달러 인하 좋다. 환율에 부가세랑 이것저것 다 치면 실질적으로 15만원 정도 싸질 것 같다. 싫다이어폰 단자 삭제 - 진지하게 이걸 좋다고 하는 사람은 정말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해상도 - 경쟁사 제품은 이미 광색역에 고해상도 지원이다. 2016년도에 750p 해상도는 너무하지 않나. 무게와 크기 - 비슷한..
마재가 폰을 바꿨다. 갤럭시 S7로 바꿨는데 좋단다. 당연한 이야기다. 갤럭시 S7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가장 잘 뽑혀나온 물건이니까. 삼성 스마트폰들이 내 취향과는 영 안맞지만 보통의 소비자가 특별히 신경쓸 것 없이 가장 속편하게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은 누가 뭐래도 갤럭시 S시리즈가 맞는 것 같다. 평을 보아도 그렇고 내가 직접 만져봐도 그렇고 마시멜로가 올라간 갤럭시 S7은 소비자용 기기로서 평가할 때 뭔가 흠잡을 구석을 찾기가 되게 어렵다. 업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된 여러 종류의 기술력들이 하나의 기기에 이렇게 잘 정제되어 담겨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감탄스럽다. 마재가 폰을 바꾸면서 내가 뜻밖의 득템을 했다. 예전까지 쓰던 갤럭시 S4 미니를 마재가 나에게 그냥 주었다. 신난다. △ 예뻐. 첨..
나는 애플 제품을 싫어한다. 애플 제품의 도도함도 싫고, 싫다는데도 애플 제품을 나에게 권하는 사람도 싫고, AS 정책의 몰상식함 또한 싫다. △ 완벽하게 아름답다.애플과 잡스 뭐 아무튼 저 회사랑 관계된 것들이 대체로 다 싫지만, 딱 세 가지는 정말 싫어할 수가 없다. 아이폰 5 시리즈, 파워맥 G5, 아이맥 G4의 디자인은 정말 아무리 칭찬을 해도 모자라다고 생각한다. 아이맥과 파워맥은 이 글과 별 관계가 없으니 넘어가고, 아이폰 5 시리즈 이야기를 해보자. 아이폰 5가 처음 나왔을 때 나는 정말 감동했다. 화면도 커지고 배터리도 늘었는데 두께와 무게는 크게 줄어들었다. 스페이스 그레이 모델을 보며 한동안 넋이 나간듯이 서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폰 5와 5s의 디자인은 정말 내 어휘력의 한계가 아쉬..
스냅드래곤 810 시절에 발열 문제를 감당하지 못하고 삼성과 애플을 제외한 모든 제조사들이 죽을 쑤는 바람에 스마트폰 교체를 미루거나 포기했던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포기했다가 별로 적당하지 않은 때에 스마트폰이 박살나준 덕분에 울며 겨자먹기로 바꾸었다. 뭐가 되었든 요지는, 스냅드래곤 810이 망작에 가까웠으니 820의 시대에 대해 사람들이 기대가 클것이라는 이야기. 왜 이 문단을 썼는지 모르겠는데, 주제랑은 쥐콩만큼도 관계가 없는 내용이 화두가 되었다. 샤오미의 Mi5가 조만간 나온단다. 샤오미는 가격대비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특허를 도둑질하는 양아치 기업 소리도 듣곤 한다. 기업들간의 지적재산권 침해같은 비도덕은 관심 없으니 제품만 싸고 좋으면 장땡이..
잘 쓰던 스마트폰이 박살났다. Z3 컴팩트는 참 좋은 스마트폰이었지만 AS기간이 지나자마자 액정 가장자리의 본드가 떨어져서 화면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그걸 붙여보겠다고 순간 접착제를 살살 흘려넣어 붙였더니 아주 약한 충격에 액정과 뒷판의 강화유리에 금이 가버렸다. 화면 터치가 안되어서 문자를 보기 위해 스마트폰에 마우스를 연결해서 쓰다가 이게 무슨 광대놀음인가 싶어서 T월드 다이렉트에 들어가 봤다. Xperia Z3C를 잘 썼기에 이참에 Z3나 Z5C를 사볼까 싶다가, 1년 지나니 정확하게 액정 접착제가 떨어지는 소니타이머가 생각할수록 황당한데다 한번에 핸드폰 기계값을 다 내면서 사야 하는게 영 부담스러워서 Z3는 포기하게 됐다. Z3C의 후속모델인 Z5C는 국내에 정식 발매가 안되어서 구매대행 업체를 ..
엑스페리아를 보고 있으면, 소니가 만든 넥서스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AOSP 순정 코드에 가까운 기본 탑재 운영체제가 특히 그렇다. 군더더기 없는 AOSP 베이스에 자신들의 장기인 미디어 기능을 잔뜩 넣은 뒤, 최소한의 편의 기능들을 끌어다 박았다. 너절하지 않은 소프트웨어 덕분에 본질에 충실해지긴 했지만 국내산 스마트폰들의 각종 편의기능에 익숙한 사람들의 속편하게 사다 쓸 물건은 아니라는 것이 엑스페리아의 한계다. 이런 엑스페리아를 보면서 한 가지 확신이 생겼다. 소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1등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확신. 삼성 전자의 압도적인 내부 자원(OLED/엑시노스)과 대항할만한 자본도 기술력도 없는데다 광고 하나도 삼성만큼 해낼 힘이 없는 회사다. 그 와중에 중국 업체들은 자..
몇달 전, 삼성은 갤럭시 알파라는 희한한 물건을 내놓았다. 720p의 어정쩡한 해상도, 115g의 황당할 정도로 가벼운 무게, 그 와중에 삼성의 최신이자 최고성능 AP인 엑시노스 5430까지. 저가형이라기엔 AP에 너무 힘이 들어갔고 고가형이라기엔 해상도가 너무 낮았다. 그런데 저 애매한 단어들이 뒤섞이고 나니 정확하게 엄마가 원하는 스마트폰이 되었다. 옵티머스 LTE를 쓰시던 엄마는 지금의 스마트폰보다 크고 무거워 지는 것은 절대로 싫다고 하셨고, 저 조건에 맞는 스마트폰은 아이폰 6와 엑스페리아 Z3 컴팩트, 그리고 갤럭시 알파 뿐이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익숙하시던 엄마에게 다시 아이폰에 적응하시라 할 수도 없었고, 엑스페리아 Z3 컴팩트는 나도 쓰고 있지만 국내산 스마트폰의 편의기능에 익숙해진..
△ 넥서스5를 쓰던 시절과 비슷하게 꾸몄지만, 아이콘을 4줄로 늘어놓고 나니 아이폰과 많이 비슷해졌다. 이상하게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들은 다 크다. 손에 제대로 쥐어지지 않아 지하철에서 폰을 떨어뜨릴까봐 걱정 하면서 쓰는 것도 싫고 배터리를 마구 먹어대는 큰 화면도 별로인데 정말 이해가 안가리만치 다들 큰 폰을 찾는다. 화면이 작다는 이유로 아이폰을 쓸 수도 없는게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애플의 그 도도함이 불편한데다 몇 년째 나아지지 않는 배터리 지속시간도 영 눈에 차지 않는다. 비슷한 크기의 갤럭시 알파도 살펴봤지만 삼성 스마트폰은 너무 흔해서 좀 피하고 싶다는 삐딱한 마음이 들어버려서 포기했다. 그러다가 소니에 눈이 갔다. 후배가 쓰는 엑스페리아 Z1은 크고 무거워서 썩 맘에 들지 않았지만 엑스페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