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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V
이 글을 보고 있을지도 알 수 없고 나 같은 건 완전히 까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혹여 보고 있다면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잘 지내는지, 건강한지, 그 순진하고 착한 성격에 또 나처럼 거지 발싸개 같은 놈한테 걸려서 맘 아플 일은 없었는지 항상 걱정스럽고 보고싶어 연락을 하고픈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1년 반째 열심히 꾹꾹 참고 있어요. 그러니까 혹여 이 글을 볼지 모르는 당신도 잘 견뎌내길. 건강하길.
맹세하건대, 나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우리 엄마 같은 완벽한 인격자를 본 적이 없다. 대책없이 착하거나 바보같은 사람은 흔하지만 우리 엄마처럼 머리가 잘 돌아가면서도 만인에게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은 드물다. 엄마가 돌보는 아이들은 자기 부모보다 엄마를 더 따르고, 엄마가 가면 울고불고 난리에 하다못해 동네 개마저도 엄마를 보면 삼시세끼 밥 챙겨주는 주인을 버리고 달려오기 일쑤다. 엄마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사랑의 힘을 다들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리라. 엄마를 보며 나는 '인간의 완성'이라는 말을 자주 떠올린다. 맞다. 우리 엄마는 옳은 방향으로 인격이 완성된 사람이다. 며칠 전 간만에 본가에 들러 엄마와 아침밥을 먹으면서 결혼이나 연애쪽으로는 이젠 뭔가 마음이 전혀 움직이질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
#1. 나는 목소리가 항상 큰 편이었다. 5살때 다녔던 유치원 비디오에서 내가 카메라 근처에 있으면 다른 아이들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내 목소리만 나온다. 안그래도 큰 목소리가 학창시절 이후에 더 커졌다. 그래서 나는 살면서 목이 쉬거나 메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2. 그런데 헤어지자는 말을 할 때는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언제나 어디서든 크고 당당하던 내 목소리가, 그 순간 만큼은 정말 거짓말처럼 나오지 않았다. 나오지 않던 목소리로 여러 번 반복해서 힘겹게 쥐어짜내가며 이야기 했다. 헤어지자고. 미안하다고. 그 아픈 이야기를 반복해서 짜내야 했던 나도 힘들었지만, 여러 번 들어야만 했던 당신이 더 아팠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3. 몇 달이 흘렀다. 더 이상은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