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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만들어 본 프라모델 몇 가지

SWEV 2017. 8. 14. 06:09

HGGTO 국지형 건담

나는 건담 디 오리진에 등장하는 퍼스트 건담이 싫었다. 오리진판 RX-78은 원전인 기동전사 건담의 퍼스트 건담과 같으면서도 달라야 한다는 강박이 군데군데 눈에 띄곤 했는데, 퍼스트 건담과 똑같은 디자인에 열리는 방향만 반대인 해치라든가, 장착 방향만 반대인 방패 같은 부분들이 특히 그랬다. 1년 전쟁을 리메이크 한다면, 기존의 원전을 완전히 부정하든가 완전히 긍정하길 바랐는데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작품이 워낙 무게가 있다보니 저런 타협점을 찾을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라고 이해는 하면서도 오리진판 RX-78의 디자인이나 비율이 너무 별로라서 자쿠를 빼고는 프라모델에도 별 기대가 없어져 버릴 정도였다.


거기에 2000엔이라는 볼륨 대비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에 이 국지형 건담은 트리스탄 건담이 나오기 전까지 요즘들어 가장 욕을 많이 먹었던 키트이기도 했다. 특별할 것 없는 퍼스트 건담의 바리에이션인데 날개를 주렁주렁 달아놓은 스트라이크 프리덤과 같은 가격을 받으니 소비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HGGTO 자쿠 계열들이 너무 잘 나왔기 때문에 비슷한 컨셉으로 건담을 반다이가 찍어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 마음이었는데, 받아보니 너무[각주:1] 마음에 든다. 등짐에 별다른 게 없어서 자세 잡을 때 편하고, 프로포션 좋고 가동률도 최신 프라 답게 아주 좋은 편. 특히 요즘 보기 드물게 발바닥이 넙데데해서 스탠드 없이 좀 과격하게 포즈를 잡아도 잘 서있는다. 2000엔의 돈값을 잘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신 기술로 정제된 RX-78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분 좋게 만들 수 있었다. 기본으로 들어있는 씰을 붙이면 더 예쁘다. MG 오리진판 퍼스트는 군데 군데 좀 아니다 싶은 구석이 보여서 아쉬웠는데, 이런 느낌으로 HG 오리진판 퍼스트가 나온다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



HGBF 루나게이저 건담

백식에 스타게이저를 끼얹으면 루나게이저 건담이 된다. 스타게이저는 내가 유독 애착을 가진 기체인 편이고, 백식은 별 흥미가 없지만서도 새로 나온 백식 리바이브 버전에 대한 호기심은 있었기 때문에 루나게이저는 어떤 모습일지 많이 궁금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키트품질은 최상급에 가깝다. 원본이 되는 리바이브 백식 자체가 두터운 팬덤 덕분에 대단히 잘 나온 키트였고, 스타게이저의 배색도 10년이 지난 지금 기준에서 촌스럽지 않기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 리바이브라는 딱지를 달고 나온 키트가 원본이기에 2017년 기준의 최고급 가동성과 색분할도 덤으로 가지고 있다.


두 가지 정도는 조금 의외였는데, 리바이브 백식의 품질이 리바이브 제타 건담보다 오히려 나았다는 점이다. 제타 건담은 한 시리즈 전체의 주인공 기체인데다 퍼스트/마크투와 더불어 우주세기 최고의 인기 기체중 하나이다. 그리고 리바이브 백식보다 더 나중에 나왔다. 헌데 웃기게도 백식은 색분할이 완벽에 가깝게 나왔지만, 제타는 그렇지 않았다. 백식에 관심이 없어서 리뷰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던 탓에 어깨의 작은 버니어까지 모두 색분할을 해줬다는 사실을 몰랐는데 루나게이저 안에 들어있는 백식과의 공용 런너를 보고 나니 제타는 왜 그리도 무성의하게 만들었는지 궁금해진다. 설계팀이 달라서인걸까 혹은 1800엔 안쪽에서 가변기능을 넣고 하이퍼 메가 런쳐까지 넣어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


루나게이저의 사출색에 대해서도 조금 궁금한 구석이 있다. 순백에 가깝게 흰색을 뽑아내지 않은 것 까지야 그러려니 하겠는데, 왜 어중간하게 반투명에 가깝게 뽑아냈는지 잘 모르겠다. 도대체 왜일까. 궁금증은 갈수록 커져간다. 키트의 품질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절대 없지만 묘한 곳에서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 재밌는 물건이다.



HG SEED 블루 듀엘 건담

혼자서 찍힌 사진 한 장만 보아도 알겠지만, 그냥 구식 HG 키트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물건이다. 색분할은 스티커로 대충 때웠고 접합선은 사정없이 팔다리를 가로지르며 비율은 엉망진창이고 장갑의 각은 두루뭉실하다. 금형의 원본이 되는 듀엘 건담 자체가 2002년 키트이기 때문에 그 품질이 뻔할 뻔자라서 어쩔 수 없는 노릇.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블루 듀엘은 굉장히 멋진데다가 원작 애니의 주인공 기체 4인방 중 이 놈 하나만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 마음에 걸려 어쩔 수 없이 들이게 되었지만, 15년이나 지난 구식 키트를 만지는 과정은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작품의 타이틀이자 주인공 기체인 스타게이저 마저 당시 기준으로 보아도 엉망진창으로 뽑아내는 마당에 주연 기체 넷 중 가장 비중없이 일찍 퇴장한 듀엘 건담을 잘 만들어내줄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았지만, 건프라의 발전상을 이렇게 온몸으로 느끼게 만들어 주는 비운의 프라모델이 되길 바랐던 것도 아니었다.


키트는 엉망이지만 작품에 대한 애착이 있기에 주연 기체들을 영화 포스터 같은 느낌으로 늘어놓고 사진을 찍어 보았다. 중앙의 스타게이저 건담은 본디 비무장 기체이기에 무기를 들려주지 않았고, 적대 세력의 나머지 세 기체들은 각자 작중에서 즐겨 쓴 무기들을 쥐어 주었는데, 가동률이 엉망이라 역동적으로 찍는 것은 실패했으나 작품을 재미있게 본 입장에서 스토리가 연상되며 감흥은 있다. 좋은 키트라고는 못하겠는데, 감동이 없지는 않으니 이 녀석 또한 나를 복잡하게 만드는 제품이 되겠다.



HG 철혈의 오펀스 건담 구시온 시리즈

셋 다 같은 기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스타일이 크게 다르다. 특히 건담 구시온 리베이크와 건담 구시온 리베이크 풀시티는 색이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고, 외장 부품들 중에 같이 쓰는 부분도 전혀 없다. 실질적으로 설정상 공통인 건담 프레임 말고는 겹치는 부분이 없고, 싸우는 방식마저도 크게 달라 이 셋은 껍데기만 바꿔 가면서 쓴 같은 기체라는 설정이 썩 와닿지 않는 편.


건담 구시온이야 예전에 썼으니 넘어가고, 리베이크 이야기부터. 본디 건담의 표준 무장은 빔라이플 하나, 방패 하나, 빔샤벨 한 두개 정도가 기본인데, 철혈의 오펀스 세계관은 빔샤벨이 존재하지 않고 빔라이플도 나노 라미네이팅 아머라는 물건이 대부분의 빔병기를 막아주는 탓에 별 의미가 없다. 덕분에 철혈의 오펀스 세계관에서는 대부분의 무장이 실체 병기이고, 주인공 기체인 건담 발바토스 조차도 커다란 몽둥이와 일본도를 쓰며 가끔 장비하는 장포신 포 조차도 빔 대신 실체탄을 사용한다. 주인공 기체가 총질을 하지 않다보니, 표준적인 총격 액션을 담당할 기체가 작중에 하나쯤은 필요했는데, 그 역할을 철혈의 오펀스 1기에서는 구시온 리베이크가 담당한다. 무장은 총열이 길어진 머신건 개념이지만, 어쨌든 방패와 총을 들고 중거리에서 날뛰는 평범한 건담의 역할은 이쪽이고, 거기 맞춰서 디자인은 좀 심심한 느낌. 배색을 제외하면 오히려 우주세기에 등장할법하게 무난한 모양새가 되었다. 근거리 무장이 하나도 제공되지 않아서 좀 아쉽다. 이 놈이 쓰는 할버드가 옵션 부품으로 나오긴 하는데 옵션 무장 세트를 팔기 보다는 그냥 하나 넣어주고 키트 값 100엔 올리는게 덜 번거로우니 차라리 그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


기본적으로 철혈의 오펀스 프라는 다 닥치고 고품질인 편이지만, 색분할이 좀 아쉬운 애들이 있는데 구시온 리베이크가 그런 편이다. 쓸데없이 복잡한 배색을 넣고 스티커로 때울 이유는 어디에도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좀 적당히 해줬으면 싶다. 그래도 키트는 좋다. 리베이크 풀시티가 유독 더 좋다.


건담 아스타로트

철혈의 오펀스 외전 만화책에 등장하는 주역 기체. 주인공 기체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비대칭인 디자인에 자기 키를 훌쩍 넘는 장검을 쓴다는 점 등등 여러가지로 의외인 구석이 많은 물건이다. 스티커질 할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걸리는 곳 없이 팔다리 쫙쫙 접혀주며 시원하게 칼질 액션을 펼칠 수 있다. 주 무기인 장검 외에도 라이플과 컴뱃 나이프가 들어있어서 가지고 놀기 꽤 괜찮은 물건. 원전쪽의 주인공 기체인 발바토스 계열 다음으로 권할만한 철혈의 오펀스 프라모델이지 않을까 싶다.


건담 바알

새하얀 디자인이라든가, 두 자루의 금빛 칼을 쓰는 모습 등등 작당하고 귀족적인 취향으로 디자인 된 느낌이 있다. 작중 활약이 거의 쓰레기 수준에 기체 자체도 뭔가 있을 것 같이 생긴 것 치고는 작품 내에서 평범 이하의 성능이었고, 무엇보다도 파일럿이 희대의 똥멍청이인 탓에 인기는 바닥을 기는 모양. 솔로몬의 72악마 중 서열 1위인 바알이라는 이름 씩이나 달아놓은 것 치고는 작품 내외를 가리지 않고 취급이 너무 하찮아서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다.


두 가지 정도가 아쉽다. 일단 주 무장인 검 두자루가 조금 더 길었어야 했다. 대충 지금보다 1cm 가까이 길었다면 휘두르는 느낌이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그리고 꺾은 손 한 쌍이 들어있지 않은 것도 좀 그렇다. 검을 쓰는 사람의 팔뚝은 언제나 검과 수직 방향이지는 않다. 필요에 따라선 손목을 꺾든가, 쥐는 방법을 달리 해서 팔의 연장선처럼 쓰는 무기가 검이고, 찌르는 동작을 재현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다면 주역급 건담들 중에서 나름 희소성을 가졌을 것이다. 두 자루의 실체검[각주:2]을 쓰는 건담이란 것이 생각보다 흔하지 않은데다가 귀공자스러운 디자인 덕분에 검술을 쓰는 건담이라는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었을 법도 한데, 뭔가 원작 애니가 개판이 되다보니 상품성 검증 과정에서 꼭 있어야 할 부분이 얼렁뚱땅 넘어가버린 느낌이다. 늘 그렇듯 철혈의 오펀스 HG라 기본 품질은 기가 막힌데 뭔가 자꾸 2% 부족한 물건이 나온다. 그리고 이 키트까지 만들고 나니 한동안 나는 철혈의 오펀스 프라를 만들 생각이 없어졌다. 건담 프레임은 이제 질려도 너무 질린다.


HGUC 크로스본 건담 시리즈

솔직히 욕이 나올 지경이다. 크로스본 건담들 중 원작 만화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기체는 총 6종류이다. 근데 그 6종류 중에 5종류가 한정판으로 나왔다. 아무리 반다이에서 공식으로 인정하지 않는 만화책 주역 기체일 뿐이라지만 꽤나 인기 있고 주인공인 기체의 바리에이션을 죄다 한정으로 돌리는 건 도대체 무슨 악취미인가.


욕은 욕대로 나오는데 그 와중에 이 세트를 다 모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만든 원흉인 X2가 너무 멋져서 할 말이 없다. 검은색의 건담들은 거의 내 취향이 아닌 편이지만, 샷 랜스라는 독특한 무장을 들려주었을 때의 X2는 동세가 너무 멋지게 나온다. 사진을 찍어놓고도 한참을 감탄해서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했다.


별 쓸모 없는 이야기지만, 구매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좀 있었다. X1은 원래 예전에 나오자마자 사두었던 물건이었는데, X1 카이, X2 카이, X3까지 패키지로 묶어 파는 것을 루리웹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이참에 멋들어진 샷 랜스 액션이 보고 싶어서 그래 이참에 사두자 하는 마음으로 냉큼 샀더니만 X2 '카이'에는 샷랜스 대신 어디 족보도 없는 대포 비슷한 것만 들어있단다. 다 모아야겠다고 맘먹은 이유는 순전히 X2의 샷 랜스 때문인데 내가 산 패키지엔 샷 랜스가 없단다. 장터를 뒤져서 X2를 간신히 구했고, X2 카이도 만들었지만 X2와 차이가 별로 없어서 그냥 사진도 생략했다. 총 6종류가 존재하는 HGUC 크로스본 건담 중, X1 카이카이만 제외하고 나는 5가지를 가지고 있다. 카이카이는 그냥 생략할까 싶기도 한데 장터에서 발견하면 살지도.


한 가지 더 사족을 달까 한다. HGUC 후기 우주세기 기체들, F91부터 시작해서 V2 어설트 버스터까지의 15m 전후 소형화 기체들은 1/144 스케일을 모으는 즐거움을 굉장히 잘 느끼게 해준다. 이 크로스본 건담 계열과 V 건담이 유독 그런 편인데, 크로스본 건담은 멋들어진 원작 디자인과 카토키 하지메의 리파인이 기가 막히게 버무려진데다 건담 월드에서 흔히 쓰이는 검(劍) 대신 '도'(刀)나 랜스 같은 무장을 쓰는 독특함도 눈여겨볼만 하다. 그리고 V건담은 최소한의 부품 분할만으로 복잡한 배색을 잘 재현해냈는데, 몇 되지도 않는 부품이 모여서 꽤 괜찮은 실루엣으로 완성되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쏟아져 나온다. 프라 만드는 일은 꽤나 귀찮고 지겨운 일인데, 부품 수가 적어서 빨리 만들 수 있으면서도 그 결과물이 눈부시니 얼마나 즐거울 일인가. 그러니까 건프라를 시작해볼까 하는 분들은 역습의 샤아 이후 후기 우주세기 기체들을 먼저 모아보길 권한다. 마침 덩치가 작아서 평균적으로 값도 싸고, 그 완성된 모습도 너무 예쁘다.



HGBF 스크램블 건담

스크램블이라 하니 베이컨과 같이 먹는 계란과 미국식 아침 상차림이 떠올라 입맛을 다시게 되지만, 아마도 그 뜻은 아닐 것이다. 공군 기지의 긴급 출동 상황을 스크램블이라고 하는데 그런 뜻으로 보기에도 이 건담은 마뜩찮은 구석이 많다. 작중에서 뭔가 지원을 해주는 역할의 기체라는 것은 알겠는데 왜 이놈의 폭주가 애니메이션의 시작을 알리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전체적으로 제타의 실루엣에 데스티니의 날개와 스커트는 왜 끼어들어가 있는지도 도통 알 길이 없으며 성의가 없다 못해 이걸 2017년에 변형 기능이라고 만들었나 싶은 비행 모드도 한숨이 나오는 부분이다. 오죽했으면 사진은 꼴랑 두장에 그나마도 아래 사진은 한 30년 전에나 쓰일법한 슈퍼로봇의 비행포즈처럼 일부러 촌스럽게 연출했겠는가.


건담 빌드 파이터 시리즈는 건담판 '달려라 부메랑' 같은 느낌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나는 굳이 챙겨보지 않았다. 아무리 보아도 스토리가 내 취향은 아닌듯 해서 애니 자체는 완전히 제껴두고 프라모델만 말하자면 그래도 반다이의 최신 시리즈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꽤나 괜찮은 물건들이 많다. 그런데 라이트닝 제타 처럼 희대의 걸작 프라가 나오는가 하면, 이런 식으로 알 수 없는 끔찍한 혼종 같은 느낌의 기체가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아 진짜 이게 얼마나 못생긴 프라모델인지 설명하는 것 조차 난감할 지경이다. 세계관과 분위기가 전혀 다른 두 대의 메카닉을 억지로 비벼놓으면 어떻게 되는지 잘 보여주는 참담한 예시라 할만하다.


사촌동생이 컴퓨터를 새로 샀다길래 원격으로 좀 만져주었는데, 이 친구는 스스로도 컴퓨터를 꽤 잘 다루는 녀석이지만 처음으로 내가 각잡고 세팅해준 부분들이 어지간히도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뭔가 감사표시를 하고싶어 하면서 자꾸 불매중인 업체들의 기프티콘을 보내주기에 그냥 건담으로 퉁치기로 하고 이걸 받았는데, 이걸 고르면서도 '내 돈주고는 죽어도 살 마음이 들지 않는 개같은 프라모델이라 골랐다' 라고 말해주었더니 완성된 사진을 본 사촌 동생은 '아저씨, 통닭에 양념이 덜 묻었어요' 라는 감상평을 남겼다. 참으로 적절한 비유다.




이렇게 짧은 기간 사이에 건담을 많이 만들었던 적이 손에 꼽는데, 크로스본이나 구시온처럼 비슷비슷한 물건들만 줄창 만들었더니 유독 피곤하다. 당분간은 좀 쉬어야겠다. 건담을 만드는 일은 정말 짜증스럽다. 뭔가 수집하는 습관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인간이란 동물의 본성이 나는 원망스럽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좀 덜 피곤한 취미생활을 하시라는 당부의 말씀을 남기며 글을 마친다.

  1. 별 관계 없는 이야기지만, 2017년부터 '너무'라는 말이 긍정표현에도 붙여 쓸 수 있는 단어가 되었다. 예전엔 방송에서 '너무 좋아요'를 '정말 좋아요'로 순화해서 자막을 찍곤 했으나, 요즘엔 그냥 너무 좋아요 라는 말을 쓴다. [본문으로]
  2. 두 자루의 빔샤벨이야 흔하지만 두 자루의 실체 검을 주무장으로 쓰는 기체는 정말 드물다. 당장 소드 임펄스 정도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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