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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회사원 A씨의 문제 본문
A씨는 입사가 빨랐다. 업무에 대단한 재능은 없었지만, 나이에 비해 경력이 짧지 않아 업계 사정을 그런대로 알고 있는 편이었고, 새로 생긴 팀에서 팀원들과 그럭저럭 잘 지냈다. A씨 덕분에 팀이 자리를 빨리 잡을 수 있기도 했다. 이따금 예의가 없다는 말도 돌았지만, 그게 A씨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를 한순간에 거꾸러뜨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던 A씨가 연애를 하며 공사구분을 못하고 팀에 꽤 크게 민폐를 끼쳤다. 팀원들과의 사이가 나빠지며 결국 A씨는 팀을 떠났다.
만약 A씨가 내 부하직원이었다면, 나는 A씨를 어떻게 대할지 생각해 봤다. 그냥 별 악감정은 없을 것 같다. 팀에 민폐를 끼치거나 팀원끼리 상처를 주고 받는것 만으로 누군가를 미워할 순 없다. 누구든 민폐 끼치는 순간은 있기 마련이고 회사에서 같이 붙어살다 보면 이 일 저 일 있을법도 하니까. 아마 보통 사람들의 생각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고 본다. 이래저래 팀원이 민폐 끼치고 실수하는건 그냥 흔한 일이지 않은가. 나와 마음이 닿지 않는 사람은 어딜 가든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똑같은 일을 했는데 무지하게 욕을 먹는 사람이 있다.
설리는 데뷔가 빨랐다. 춤도 노래도 시원찮았지만, 나이에 비해 경력이 길어 업계 사정을 그런대로 알고 있는 편이었고, 팀원들과 그럭저럭 잘 지냈다. 비주얼 센터인 설리의 외모는 f(x)라는 실험적인 팀이 자리를 빨리 잡는데 적잖은 도움이 됐다. 이따금 태도 논란이 돌았지만 그렇다고 설리의 입지가 한순간에 무너지진 않았다. 그러던 설리가 연애를 하며 f(x)의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팀원들과의 사이가 나빠지며 결국 설리는 f(x)를 탈퇴했다.
내 눈엔 그냥 돈 많이 버는 회사원이 일하다 사고 친 것 뿐인데 무슨 이까짓 거 하나 가지고 인스타그램이 들썩거리나 싶다가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 이제와선 아무래도 좋다. 이겼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