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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가 무섭다 본문
농구공보다 커다란 총천연색 생쥐가 사람의 말귀를 고스란히 다 알아듣는데다가 양 볼에 찍어놓은 연지곤지에서는 100만 볼트가 쏟아져 나온단다. 100만 볼트가 말이 100만 볼트지 전기 뱀장어도 1000볼트 고작 나오는 마당에 이놈들은 도대체 뭘 먹여 키웠길래 저렇게 되는 건가. 그리고 사람 말을 다 이해 한다는 것은 생각 할수록 무섭다. 동물이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건 영화에서 대부분 무섭게 표현되지 않던가. 이를테면 영화 혹성탈출처럼 말이다. 무슨놈의 설치류가 이리도 살벌한 스펙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열살 남짓 되어보이는 어린애가 생전 학교는 안다니고 방랑하면서 동물들하고 살부비며 산다. 뭐 저것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라 오히려 좋다면 좋은 일일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동물들 가지고 싸움 붙이는 건 현대사회에선 불법이지 않나-_-. 열살짜리 애가 1년 내내 투견장이나 투계장 같은 곳을 전전하면서 사는데 부모고 친구고 안말리고 잘한다 잘한다 하고 있으니 이건 이거대로 참 뭔 미친 소린가 싶다.
이 아가씨들의 등장도 미심쩍은 구석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최소 10명은 넘는 쌍둥이 같은데 참고로 현실에선 11쌍둥이가 기네스북 최고 기록이란다. 11명이나 쌍둥이를 낳으면서 죄다 여자인 것도 황당한데, 문제는 저 간호사 아짐 말고도 여경인가 뭔가 아무튼 제복 입은 아짐들이 또 쌍둥이로 한무더기 나온다는 것이다. 예전에 어디서 쌍둥이가 확률적으로 많이 나오는 동네가 있었다고 본 것 같은데 뭔가 이쯤 되면 세계관 자체가 큰 죄를 짓고 뒤틀려서 저주에 시달리는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포켓몬Go가 유행이다 보니 옛날 생각이 갑자기 나버렸다. 처음에 봤을 땐 피카츄가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쥐 종류라고 해서 1차로 식겁했고, 쥐가 사람 말을 너무 잘 알아듣는 일도 충격적이었다. 남들은 귀엽고 이쁘다고 난리인 동물을 보고 중학생 때 저런 생각이나 하고 앉았으니 내가 지금처럼 또라이가 된 것도 그럴만하다 싶다. 애들 보는 만화에서 현실성 따지는 게 바보같단 생각은 나도 한다. 그냥 재미삼아 오래된 생각을 써봤다. 이 글을 읽은 당신이 조금이라도 피식했다면 본전치기 한 것이니 나는 만족이다. 비가 시원하게 온다. 이불 빨래를 하고 싶었는데 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