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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욕먹는 사이에

SWEV 2014. 12. 25. 14:28

 

 

딱 잘라 말해서 그냥 '똥오줌 못가리는 재벌 아가씨의 삽질'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미 만신창이가 될 만큼 욕도 먹었고 얻어맞았는데 아직도 사람들은 조현아 욕하기에 바쁘고, 온 국민의 분노가 전부 저 한 여자한테 다 꽂히는 느낌이 든다. 욕먹어도 할 말 없는 여자인 건 나도 안다. 그런데 이 정도로 욕 먹을 일인가 싶어 생각해보면 조금 아리까리 하다. 그냥 흔한 미친 여자일 뿐이고 뻔한 바보짓 하나 했을 뿐이다. 다만 그 스케일이 블록버스터급이란 것이 재밌다면 재밌는 일이지만.

 

성별은 여자, 나이는 고작 30대. 욕 먹기 딱 좋게 생겼다. 딱 봐도 만만하지 않은가. 그 와중에 국토부와 검찰, 행정부와 사법부 기관 둘이 달려들어 열심히 대한항공을 두들기시는 중이다. 이빨이 다 빠진 호랑이가 무서울리 없으니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비웃으며 조롱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조현아를 욕하느라 바쁜 사이에 더욱 거대한 병신 크리티컬이 오늘 아침에 터져 나왔다.

 

△ 법치주의가 무슨 뜻인지를 모르는 건가?

 집권여당의 수장이란 사람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에 똥칠을 하고 있는 마당에 지금 땅콩과 미친년 따위는 문제도 되지 않는다. 죄를 지어도 돈이 있으면 해결이란 이야기가 되는 건데 이게 도대체 입법부에 속해있는 사람 입에서 나와도 될 이야기인지 나는 묻고 싶다.

 

부모가 자식을 총으로 쏘아 죽인다면, 어느 문화권에서든 인간 이하로 취급한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총으로 쏴죽인 군인을 그리워들 해서 딸을 대통령으로 앉혔고, 법치주의를 쏴죽이려 하는 국회의원은 차기 대권주자 이야기가 나온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나라인가.

 

입법부와 행정부가 시궁창에 쳐박혔다. 사법부도 뭔가 해야 균형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법원장이 위헌 행위를 하면 딱 괜찮을 것 같은데 그럴만한 껀덕지가 뭐가 있을까. 월북이라도 하면 밸런스가 맞으려나? 이런 빌어먹을 생각을 할 상황이 왔다는 것 자체가 참담하다. 핵전쟁을 일으키려던 미션 임파서블 4의 러시아 물리학자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 건지 이젠 조금 이해가 간다.

 

△ 명예훼손은 친고죄인데, 대통령이 국민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모양이 참 보기 좋겠다.

그 와중에 우리 공주님께서는 또 빈정이 상하셨다. 자기네들이 삼류 연극까지 만들어 가며 누군가를 조롱하던 시절은 깔끔하게 잊었나보다. 그래도 이명박 땐 쥐새끼라고 욕이라도 마음껏 할 수 있었는데, 이젠 대통령을 욕하면 명예훼손이란다. 10년을 가지 못하는 그들의 짧은 기억력이 부럽고, 자기혐오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그들의 단단한 멘탈이 부럽다. 나도 저렇게 뻔뻔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짱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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