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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모범생, 구글 넥서스 6P

SWEV 2016. 2. 22. 19:12

잘 쓰던 스마트폰이 박살났다. Z3 컴팩트는 참 좋은 스마트폰이었지만 AS기간이 지나자마자 액정 가장자리의 본드가 떨어져서 화면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그걸 붙여보겠다고 순간 접착제를 살살 흘려넣어 붙였더니 아주 약한 충격에 액정과 뒷판의 강화유리에 금이 가버렸다. 화면 터치가 안되어서 문자를 보기 위해 스마트폰에 마우스를 연결해서 쓰다가 이게 무슨 광대놀음인가 싶어서 T월드 다이렉트에 들어가 봤다. Xperia Z3C를 잘 썼기에 이참에 Z3나 Z5C를 사볼까 싶다가, 1년 지나니 정확하게 액정 접착제가 떨어지는 소니타이머가 생각할수록 황당한데다 한번에 핸드폰 기계값을 다 내면서 사야 하는게 영 부담스러워서 Z3는 포기하게 됐다. Z3C의 후속모델인 Z5C는 국내에 정식 발매가 안되어서 구매대행 업체를 통해 사야하는 것도 싫었고 AS 센터를 쓸 수 없는 것도 나는 참을 수가 없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스냅드래곤 810을 써서 발열 많고 배터리를 많이 먹는 것도 문제다. 거기에 통신사에서 유통하지 않으니 보조금은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마당에 가격까지 비싸 결국 아웃. 여러가지 이유로 소니 스마트폰들은 Z6C가 나올 때 까지는 쓸 일이 없을 것 같다.


Z3 컴팩트를 썼던 이유의 9할이 작은 사이즈였는데 작은 스마트폰이 마땅한 게 없으니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이럴바엔 작정하고 크게 가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 갤노트 시리즈를 알아보다가 빨간색 갤노트4가 눈에 들어왔다. 빨간색이 참 맘에 들었지만 한달에 핸드폰 할부금만 2만원 넘게 내란다. 이건 좀 심하게 부담스럽다. 못사게 되니 사면 안될만한 이유를 찾는다. 삼성의 너저분한 기본 롬과 덕지덕지 붙은 통신사 어플은 도저히 참아줄 수 없는 지경이고, 해외판 버전과 사양이 달라서 XDA에 올라오는 롬을 쓸 수 없다는 게 그제서야 생각났다. 기본 롬이 개판이면 해외 롬이라도 붙일 수 있어야 하는데 언제나 그렇듯 선택지가 없는 것 만큼 사람 짜증나게 하는 일도 드물다. 해외 롬을 쓸 수 있는 제조사를 찾자니 결국엔 삼성과 LG의 모든 스마트폰들이 탈락한다. 잠깐 아이폰 6s 플러스를 생각해 봤다. 광고에서 호란 누나가 날 유혹했다. 그 섹시한 목소리에 잠깐 홀릴뻔 했지만 애플의 개념없는 AS정책과 그걸 옹호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싫었다.


숱한 스마트폰들을 살펴보며 사면 안될 이유를 체크하다 보니 지쳐서 사지도 않을 물건들 욕하느라 성질 버리기 전에 내가 좋아할 만 한 게 뭔지 생각해봤다. 조건을 좁혀보니 큰 화면에 소프트웨어가 지저분하지 않고, 통신사에서 할부로 살 수 있으며 할부원금이 싸면 되는 거였다. 남는 답이 딱 하나, 넥서스 6P. 첨엔 SKT 공식 쇼핑몰에서 샀다가 구글 레퍼런스 포럼에 들어가보니 마침 사은품 빵빵하게 챙겨주는 공동구매가 있길래 SKT 쇼핑몰쪽을 황급히 취소하고 신청. 화웨이가 만들었다는 점이 영 내키지 않았지만 화면 품질이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스마트폰 중 최고 수준이었고, 배터리도 생각보다 넉넉한데다 카메라가 꽤 괜찮다. 산 김에 칭찬 할 건 칭찬하고 욕할 건 욕 하려고 글로 남긴다. 별 이유도 없이 밤엔 글이 쓰고싶다.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디자인과 크기, 그리고 무게

디자인이 영 아리까리 하다. 사진 보다는 실물이 나은데, 그렇다고 한들 소니처럼 멋들어지고 절제된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히나 후면의 검은색 띠는 도대체 왜 이렇게 해놨나 싶다. 사람들이 다들 바코드 기계라고 놀린다. 내가 봐도 바코드 기계 같다. 삐빅. 등짝에 어중간한 굴곡이 있다보니 평평한 바닥에 내려놓으면 바닥에 착 붙는 느낌이 없다. 그 부분은 영 맘에 차지 않는다.


크다. 갤럭시 노트 시리즈처럼 큰 화면을 써본 적이 없던 사람이라면 이걸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할지 좀 헤맬 정도다. 나도 헤매고 있다. 화면 위 아래로 한 7~8mm씩은 크기를 줄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좌우 베젤을 짧게 한 대신 상하로 넉넉하게 공간을 둬서 충격에 대비하도록 만든게 아닐까 싶다. 근데 그래도 진짜 위아래로 너무 긴 느낌이 있다. 바지 주머니에 넣으면 담쟁이 넝쿨마냥 핸드폰 정수리가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그래서 윗도리 주머니에 넣을 생각은 애저녁에 포기했다. 얘는 바지 밖에 있으면 안될 물건 같다. 아 그리고 한 손 사용은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이 좋다. 화면 크기에 비해서 좌우 폭이 좁은 편이긴 하지만 높이가 너무 높아서 한 손으로 쥐면 불안불안 하다. 뒤로 넘어갈 것 같다.


도대체 갤노트 같이 큰 스마트폰들은 다들 어떻게 쓰는지 좀 의아하다. 한 손에 착 감기던 Z3C를 쓰다가 두 손으로 신주단지 모시듯 써야 하는 스마트폰을 쓰니 영 어색해서 미칠 지경. 이 정도 크기의 패블릿 스마트폰을 사기 전엔 다들 조금 고민해보길. 진짜 충격적일 정도로 크다. 너무 너무 크다. 그러니까 주변에 갤노트 쓰는 사람들 물건을 반드시 1시간 이상 만지작 거려보고 사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손이 작은 여자면 한 손으로 쥐고 통화가 가능할까 의심스러울 정도니까. 그나마 난 손이 큰 편인데도 이렇다. 그리고 크기가 크기다보니 좀 무겁다. 보증기간이 다 되기 전까지는 생긴것과 달리 막되어먹게 튼튼했던 엑스페리아처럼 개같이 대해선 안될 물건이다.



화면

RG-BG방식의 펜타일 AMOLED라 혹시라도 가독성이 나쁘면 좀 속상할 것 같았는데 5.7인치에 2560x1440 픽셀이나 되는 물건이라 픽셀 밀도가 500PPI를 넘긴다. 이 정도면 아몰레드 특유의 문자 가독성 문제가 생길래야 생길 수가 없다는 사실을 PPI를 계산해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예전에 아몰레드가 욕먹던 이유인 번인/ 문자가독성/ 과장된 색감 이 세가지 중에서 문자 가독성과 과장된 색감은 이제 문제가 없다고 여겨도 좋다. 번인은 여전히 조금 걱정스럽긴 하지만 1년마다 핸드폰을 아작내는 나같은 머저리라면 번인 걱정이 없다. 번인 생기기도 전에 박살낼 게 뻔한데 무슨 얼어죽을 번인인가. 나는 나를 알고 있다. 아무튼 요지는, 화면은 나같이 보통의 감각을 가진 무던한 소비자에게 별 탈 없이 예쁘게 잘 보일거라는 이야기다. 화사하고 예쁜 색감에 큼직하고 시원시원 하다.


초기 아몰레드들이 충분히 밝지 않다보니 햇살 좋은 날에 집 밖에선 무조건 최대밝기로 써야해서 영 시원찮았다. 중간보다 약간 못한 밝기로 놓고 자동 밝기를 켜두면 알아서 적당하게 잘 보인다. 집 밖에서도 잘 보이고 밤에 불을 끄고 폰을 봐도 지나치게 밝아서 눈아플 일이 없다. 여러모로 실제 사용 환경을 고려한 셋팅이 잘 잡혀있는데다 아몰레드의 특성을 제대로 살려둔 모습이라 마음에 들었다. 좋다. 넥서스 6p의 화면은 욕을 할래야 할 것이 없다.



카메라

△ 후배와 친구들이 간신히 다 모아줬다.

사람들이 한결같이 카메라가 괜찮다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 반응을 모아보면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드디어 넥서스에도 카메라가 달렸다." 찍어보니 카메라는 정말로 좋았다. 대충 막찍어도 잘 나온다. 여태까지 써본 모든 스마트폰 카메라들이 전부 한심한 수준이었다. 생각해보니 카메라가 괜찮다는 소리를 듣는 스마트폰을 단 한번도 써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토로라 아트릭스 - LG 옵티머스 LTE2 - 구글 넥서스 5 - 엑스페리아 Z3 컴팩트 순이었다. 한결같이 카메라가 엉망인 물건들이다. 넥서스 6p 카메라는 참 좋다. 소니 카메라 처럼 모드가 쓸데없이 많아 뭘 어찌해야 할지 헷갈리지도 않고 셔터 스피드도 빠르고 HDR인가 뭔가가 작동하면서 역광이 있는 상황에도 사진은 잘 찍힌다. 1200만화소 밖에 되지 않지만 충분히 좋은 품질의 사진이라 정말 만족스럽다. 그간 싼 가격 때문에 넥서스를 고르면서도 카메라를 포기해가며 써야 했던 사람들이라면 눈물나게 고마운 일일 것이다.



성능과 배터리

한 마디로 요약해서 성능은 그냥 그렇다.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을 잘 잡아서 본래의 성능을 끌어내는 것 까지는 성공했지만, 기대만큼 빠르다고 하기엔 좀 모자라다. 구글에서 직접 만들고 최고 수준의 최적화를 거친데다 64비트까지 지원하는데도 뭔가 빠르지 않다. 2560x1440이라는 큰 해상도가 발목을 잡는게 아닐까 싶은데, 영 불만스럽다. 느리거나 불편한 정도는 아닌데, 예전 넥서스 시리즈만의 압도적이고 폭풍같은 속도를 기대할 순 없다. 그냥, 딱 잘 만들어진 하이엔드 속도를 생각하면 된다. 굳이 점수로 표현하자면 안투투 벤치마크 기준 92000점 정도다. 순정이 아니라 커스텀롬을 얹은 상태이긴 하지만 스냅드래곤 810의 본래 성능을 다 끌어낸 결과값이 대충 저 정도 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저 점수는 갤럭시 노트 5보다는 높은 점수이다. 내가 속도문제에 대해서 좀 감각을 잃은게 아닐까 의아해 하는 중.


배터리는 화면이 하도 커서 광탈일까 걱정했으나 의외로 꽤 버텨줘서 놀랐다. Z3C처럼 막되어먹게 오래 쓰는 정도는 아닌데, 화면 크기와 배터리 용량을 생각하면 만족. 사실 요즘 스마트폰들이 워낙 절전설계가 잘 되어 있기도 한데다가 넥서스 6p의 배터리 용량은 3500mAh나 되기 때문에 하루 넉넉하게 쓰고 다음날 오전 정도까지는 잘 버텨준다. 갤럭시 S6과 갤노트 5의 배터리가 특출나지 않기 때문에 그것보다 잘 버티는 정도면 나는 일단 합격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마트폰보다 낫다면 된거지 뭐.



음악 감상

특이하게도 스피커 소리가 무지막지하게 크다. 어지간한 블루투스 스피커나 외장 스피커가 필요 없을 정도. 집 밖에서도 쩌렁쩌렁 울린다. 그런데 이어폰을 끼우고 들으면 좀 아리까리하다. 출력은 여유가 있는데 소리에 조미료가 없어도 너무 없다. 특별히 깡통같이 비어있는 소리가 나는 것도 아니지만 기계의 전체적인 수준에 비해서는 조금 모자라다. 그렇다 해도 기본적으로 못들어줄 정도는 절대 아니다. 그냥 예전에 쓰던 Z3 컴팩트와 돌비 디지털 플러스 음장의 조합이 너무 좋았던 것 뿐.


인터넷 뒤져서 새로운 음장을 적용해보고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기본이 좋으니 적당한 음장만 비벼서 쓴다면 괜찮아질 것을 나는 안다. 하지만 대다수의 평범한 소비자가 듣기엔 조금 밋밋한 소리일것 같아 약간 아쉽다. 구글의 다음 안드로이드 버전엔 괜찮은 음장 기능이 좀 들어가주길.



소프트웨어와 지문인식

△ 넥서스 6P를 쓰면 지문인식 덕분에 잠금화면을 볼 일이 거의 없다.


딱 잘라 말해서 롤리팝은 너무 엉망이었다. 배터리는 줄줄 새기 일쑤에 제조사 커스텀까지 더해져서 메모리도 줄줄 무슨 설사병 걸린 핸드폰마냥 모든게 줄줄 새어나가는 느낌이라 도저히 써줄 수가 없었다. 제조사의 난도질 대신 순정 상태의 구글 안드로이드라면 괜찮을까 싶어 넥서스 4에 롤리팝 순정롬을 올려봤는데 그래도 개판이었다. 그런데 마시멜로는 다르다. 롤리팝이 킷캣보다 나은건 속도와 디자인 정도였는데, 마시멜로 와서는 보안과 편의기능 모두 많이 나아져서 Xposed와 Gravity Box를 쓰지 않아도 된다. 메모리나 배터리 누수도 크게 좋아졌다.[각주:1] 티타늄 백업 때문에 난 루팅을 한 상태로 쓰고 있지만 이 정도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신경쓰지 않고 막써도 되는 수준이다. 좋다. 이제 어플 설정 백업만 제대로 들어가주면 걱정이 없을 것 같다. 아이폰처럼 말이다.


지문 인식이 상당히 좋다. 예전의 스마트폰은 전원 버튼을 눌러서 화면을 켠 다음 패턴을 입력해서 화면 잠금을 풀어야 했다. 그런데 넥서스 6p는 그냥 등짝의 지문 인식 센서에 손가락을 갖다대면 알아서 잠금이 풀리면서 화면이 켜진다. 지문인식 센서의 위치도 잘 잡았다. 갤럭시나 아이폰처럼 홈버튼에 지문인식이 붙어있었다면 화면이 커서 뒤로 넘어갈까 걱정스러웠을 것이다. 뒷면에 검지손가락을 대면서 손가락이 받쳐주니 한 손만으로 잠금화면을 안전하게 풀 수 있다. 이건 잘 만든 것이 맞다. 이 사이즈의 스마트폰이라면 마땅히 이래야 한다. 같이 출시된 넥서스 5x도 비슷한 위치에 지문인식 센서가 있으니 큰 폰이 부담스럽다면 그쪽도 괜찮을 것이다. 지문인식 기능 하나만으로도 이 폰은 사줄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나 나처럼 수시로 폰을 들었다 놨다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구성품과 악세사리

제품을 사니 별도로 이어폰 한 개와 얇은 케이스 한 개가 기본으로 딸려왔다. 스마트폰의 기본 구성품이 아닌 걸 보니 제조사인 화웨이에서 따로 판매하는 물건을 챙겨준 모양이다. 이어폰은 애플 이어팟 짝퉁같은 느낌인데 귀에서 훌러덩 빠지게 생긴데다 차음성도 전혀 없어서 밖에서 쓰기는 좀 곤란할 것 같고, 결정적으로 음질이 도저히 참아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케이스는 예전부터 계속 써오던 링케 퓨전을 살까 하다가 구입처에서 슈피겐 울트라 하이브리드를 사은품으로 챙겨줘서 그걸 쓰기로 했다. 둘다 잘 만들어진 물건이니 취향이나 가격 따라서 정하면 될 듯.


USB 3.1 Type-C 충전기와 케이블, 그리고 자그마한 변환잭(USB Type-A male to USB Type-C male)이 딸려온다. 충전기 충전 속도가 생각보다 한참 빨라서 90분만에 완충이 되는데, 충전기 품질은 이만하면 합격. 고주파도 없고 USB Type-C 커넥터는 앞뒤 구분없이 막 꽂아도 되는데다가 커넥터가 튼튼해서 마음이 놓인다. 예전의 안드로이드 폰에서 쓰던 USB Micro-B 5pin은 커넥터를 고정하는 걸쇠가 맨날 구부러지거나 스프링이 약해져서 툭하면 빠지기 일쑤였는데 얘는 그럴 일이 없다. 잘 만들어진 규격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최신의 인터페이스라 그런지 관련 주변기기가 없어도 너무 없다. 특히 USB Type-C Dock은 제대로 된 물건이 없어서 불편. 이베이를 뒤져보니 딱 하나 빼고는 입력 커넥터가 죄다 Micro-B 5pin인데 그 하나 남은 Type-C 입력 Dock도 뒷면 지지대가 없어서 커다란 스마트폰을 도저히 올려놓을 수 없는 디자인이라는게 문제다. Type-C인 스마트폰들이 흔해질 즈음이면 괜찮은 Dock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마치며

구글이 내놓은 넥서스 시리즈는 항상 스펙만 보면 좋은 물건이었지만 실제로 쓰면서 좀 시원찮은 구석이 많았다. 카메라 성능이 그야말로 수준 이하라거나 배터리가 녹는다거나 뭐 기타 등등, 2%정도 모자란 구석이 언제나 발목을 크게 잡아 '누구나 무난하게 쓸 수 있는' 물건은 절대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도대체가 액정 밝기 바꾸려고 화면을 5번이나 누르게 만들 이유는 뭐란 말인가.[각주:2] 구글 특유의 무신경함이 온몸에 묻어있어 LG나 삼성의 편의 기능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도무지 쓸래야 쓸 수가 없는 물건이 바로 넥서스 였는데.....


넥서스 6P에 와서야 드디어 '무난한' 폰이 되었다. 예전보다 배려와 기능이 많아진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우는 굳이 여러 어플 덕지덕지 깔아가며 모자란 구석을 채워주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었고 넉넉한 배터리와 제대로 된 카메라가 들어가서 다 잘 만들어놓고 이상하게 망친 구석이 있네 싶은 부분이 없다. 일상 생활에선 덜떨어진 천재 같았던 넥서스 시리즈가 드디어 평범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모범생 수준까지 거듭난 것이다. 아오 이게 이제서야 되다니 빌어먹을. 반신반의 하면서 샀는데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1. 메모리 누수가 전혀 없는 운영체제란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으니 논외고, 배터리 누수는 사용자가 엉망으로 쓰지만 않으면 괜찮다. [본문으로]
  2. 구글 순정 킷캣 롬에서는 화면 밝기를 조절하기 위해 상단바를 내리고 화면을 스와이프 한 뒤 밝기 버튼을 눌러서 밝기 막대를 조절하고 다시 닫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건 개념이 없어도 너무 없는 디자인이다. 미친거지. 결국 롤리팝에 와서야 화면을 내리면 바로 밝기 조절을 하는 기능이 생겼다. 구글 수준이 딱 이모양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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