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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카메라 자랑

SWEV 2016. 5. 27. 16:34


카메라가 생겼다. 폰카나 토이 카메라 말고 내 소유의 제대로 된 카메라가 생긴 건 10년만의 일이다. 전에 쓰던 카메라는 수능 끝나고 샀던 삼성 케녹스 @5였다. 이번 카메라는 소니 @550이다. 어쩌다보니 쓰는 카메라마다 이름이 @5로 시작한다. 의도한 건 아닌데 불쌍한 홍인Suck이 조공을 바쳐서 이리 되었다. 잘 쓰고 싶다.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걸려서 고생중인 몸이 온전히 낫는대로 메뉴얼부터 정독하려 한다. 표준 줌렌즈랑 망원 줌렌즈랑 4GB SD카드도 포함된 풀세트다. 미니삼각대에 물려서 온전히 실내용으로만 쓸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저것 들고 다니는 건 내 취향이 아니다. 뭘 찍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옆방 사는 후배 누드집[각주:1] 같은 걸 해보려 했는데 허락을 해주지 않는다. 그라비아 화보 수위의 팬티 착샷 사진집 정도로 합의보려 하는데 협상이 잘 됐으면 좋겠다. 김치찌개 몇 그릇이면 해주려나.


△ 대충 이렇게 생겼다. 정확하진 않다.

카메라 가방도 같이 받았다. 튀지 않는 점잖은 디자인이라 좋다. 잡지 회사에서 뭐 이런걸 만드나 싶었던 생각이 든게 몇 년 전인데 어쩌다보니 내 손에 내셔널 지오그래픽 카메라 가방이 들려있다. 가방을 들고 나갈 일은 아마 없겠지만 고마운 마음을 담아 기록을 남긴다. 가방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서 좀 놀랐다. 자위기구라도 하나 사줘야 하나 고민중이다.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인석이가 왜 나랑 놀아주는지 궁금해졌다. 고등학교때 축제 기간에 교실에서 여자의 주도로 첫경험을 가진 것을 나한테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난 그 뒤로 매일같이 인석이가 강간 당했다고 놀리고 있다.[각주:2] 1년째 강간 드립을 치는데 화 한번을 안낸다. 얼마전엔 인석이 노트북 컴퓨터 이름을 IwasRAPED로 셋팅해줬다. 비폭력 무저항 간디 정신의 인석이 멘탈이 가끔 부럽다. 그 관대함이 여자에게 챠밍 포인트가 되었나보다.


△ 함께해서 즐거웠고 다신 보지 말자.

뭔가 제대로 사진을 찍고 싶을때만 꺼내던 10년 된 디지털 카메라가 제대로 켜지질 않아 마음이 안좋았다. 만충된 배터리를 끼워도 사진 15장을 찍으면 완전 방전 되는 것은 둘째치고 경통이 앞으로 나오면서 켜져야 하는데 그것조차도 힘겹게 해내는 물건이었다. 리뷰 사진 찍을 때 정도나 드물게 쓰다가 넥서스 6p의 카메라 성능이 너무 좋아서 쓸 일이 없어지고 난 뒤로는 책상 구석에 잠들어 있었다. 이젠 놓아줘도 될 것 같다. 아마도 분해해서 속이 어떻게 생겼나 들여다본 뒤 버리거나 다시 재조립하면서 손끝 감각 유지용으로 쓸 것 같다. 사진 뒷편에 보면 9년 전에 코엑스에서 산 검정색 엘레컴 카메라 파우치도 하나 있는데, 이게 무지 걸작이다. 카메라를 버리게 되면 뭘로 쓸지 고민하다가 콘돔 넣어두는 주머니로 쓰면 딱일 것 같다. 누가 카메라 파우치 안에 콘돔이 들어있을 거라 상상하겠나. 역시 나의 발상은 눈부시게 참신하다. 오카모토나 듀렉스 콘돔은 불매운동 중이니 유니더스나 베네통 같은걸 사놔야겠다. 근데 쓸 일이 없을 것 같은데 왜 이런 생각을 하나 모르겠다.

  1. 당연히 남자다 [본문으로]
  2. 사실 하면서도 이거 해도 되나 안되나 고민이다. 다른게 아니라 강간이 농담거리가 되어서는 좀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살인이 농담거리가 되어선 안되겠지만 우리는 죽인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니까 또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잘 모르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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