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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GA의 신기한 케이스

SWEV 2016. 6. 15. 02:26

컴퓨텍스에서 케이스는 볼 만한 물건이 딱히 없어서 아쉬웠는데, eVGA에서 좀 묘한 물건이 나와서 간략하게 소개차 글을 쓴다.



이 사진을 보면 그냥 예쁘게 잘 뽑혀 나온 디자인만 보인다. 사진만 봐서는 크기가 잘 안 와닿을 수도 있는데, 4Way SLI나 4Way CrossFire에 대응되는 고성능, 대형 케이스다. eVGA는 한국에 정식으로 판매중인 브랜드가 아니다보니까 묘하게 소비자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환상의 브랜드 같은 느낌이 있는데, 솔직히 말해서 선망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는 좋은 회사라고 생각한다. 제조사의 커스텀 쿨러가 달린 VGA들 중 몇 안되게 볼베어링 팬을 사용하여 내구성에 투자를 했던 점도 멋지고, SR 시리즈 메인보드 같이 다른 회사들은 시도하지 않는 실험적 제품들을, 모나거나 모자라지 않게 만든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이야기가 옆으로 샌 김에 썰을 좀 풀자면, 희한하게 국내에 들어오면 수입사를 망하게 만드는 브랜드들이 몇 있다. eVGA도 거기에 포함인데, eVGA의 그래픽카드를 유통했던 회사 중에 지금 살아남은 회사는 이엠텍 하나 뿐이고[각주:1] eVGA 마더보드도 예전에 유통하던 회사가 있었는데 이름도 기억 안나는 상태로 흐지부지 사라졌다. 그리고 사망전대 브랜드의 레전설인 DFI라는 회사가 있는데, 국내 유통사 모두를 거꾸러뜨린 희대의 브랜드 되시겠다. 제일 기억에 남았던 곳은 퓨쳐리안이다. 소비자 대응이나 서비스가 워낙 좋아서 같은 물건을 수입하던 다른 수입사보다 비싼 가격에 팔아도 압도적으로 잘 팔렸는데, 사무실 위치가 하필이면 지금은 없어진 용산역 홍등가 근처라 AS 받으러 갈 때마다 좀 난감했다던 사람들이 종종 있다. 아무튼 DFI의 메인보드를 유통하던 회사는 하나같이 다 망했고, 심지어 DFI조차도 소비자용 메인보드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이젠 진짜 환상종 같은 물건이 되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케이스를 좀 보자. 사각형 일색인 형태를 벗어나서 다면체 형태로 디자인을 잘 뽑아낸데다가 색이나 면 배치도 기가 막히다. 순수하게 모양새만 따졌을 때 소위 말하는 '뽀대'가 저것보다 나은 물건은 한동안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다. 그리고 내부 구조도 굉장히 여유있고 완성형/커스텀 수랭 양쪽 다 대응 가능하도록 배려가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이 보인다. 한동안 정말 괜찮다 싶은 빅타워가 드물었는데 E-ATX까지 지원하는 제대로 된 순혈 빅타워가 나온 것이 흡족하다. 군대에서 50톤짜리 쇳덩이들(탱크)과 하도 씨름하면서 살았더니 제대 이후로는 큰 케이스가 싫어져서 난 살 일이 없겠지만, 소비자들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일은 언제나 즐거울 일이니 박수쳐주고 싶다. 그런데, 컴퓨텍스 종료 이후에 공개된 제조사의 공식 이미지 한 장이 나를 터뜨렸다.


사람들 눈에는 어떻게 보일 지 모르겠지만 나는 저게 오븐 내지는 대형 전자레인지로 보인다-_-. 특히 앞쪽에 나와있는 온도계인지 팬RPM 컨트롤러인지 모를 숫자가 문제인데, 내 눈엔 24초 후에 조리가 완료된다는 모습같다. 토렌트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땡! 하는 경쾌한 소리가 나올 것 같지 않은가? 빅타워급 케이스 치고는 굉장히 독특하게 보통의 케이스라면 '옆면'에 해당할 부분을 '앞면'이라고 제조사가 밝혀 두었는데 그런 디자인이다보니 공식 이미지에서 엉뚱한 개그 포인트가 나왔다.



이렇게 보면 아주 큰 공간에서 쓸 공기청정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멋진 디자인인데 묘하게 핀트가 나간 느낌이 들어서 괴상하다. 근데 물건 자체는 좋다는 게 재밌다.

  1. 그나마도 지포스 400 시리즈 이후로는 들여오지도 않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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