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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게이밍 PC를 만든다면

SWEV 2016. 6. 4. 13:37

지포스 GTX 1080이 출시되었고 전 세대의 GTX 980대비 꽤 많이 빨라졌기에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다. 그 김에 그냥 궁극의 게이밍 견적을 짜봤다. 내가 쓰는 글이 늘상 그렇듯 실생활엔 하나도 도움 안되지만 보면 심심함은 덜어질테니 그냥 머리 비우고 보면 된다. 예전에 짜놓은 사진 견적 PC야 성능상 더 나은 견적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 게이밍 견적은 성능이 더 나올 조합은 잘 없다고 보아도 좋다. 메인기어같은 고성능 커스텀 데스크탑 업체에서 오버클럭 된 상태로 출시된 완제품이라거나 액체질소 혹은 커스텀 수랭, 펠티어 같은 특수한 셋팅 없이 나올 수 있는 성능의 총합은 이 견적에서 가장 높을 것이다. 다시 말해 각 부품의 공장 출하 기본 상태에서 가장 높은 게임 성능이 나오는 것들만 모으면 아래와 같다는 의미.


△ 그래도 750만원이면 선방한 것 같다.


CPU / MB / RAM

△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쳐의 블럭 다이어그램

인텔에서 나오는 CPU 종류가 100가지를 훌쩍 넘지만, 게임성능이 최고로 잘 나오는 CPU는 딱 하나다. 6700K. 게임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엔 여러가지가 있을테지만 크게 보았을 때 스루풋과 레이턴시 중 레이턴시 쪽의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머들이 비교적 최근의 화젯거리인 병렬화에 맞춰 게임 엔진을 만드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각주:1] 게임 제조사들이 고성능 CPU 성능의 하한선으로 잡고 있는 기준치가 쿼드코어 정도에 맞추어져 있기도 한 탓에 당분간은 4개 이상의 코어를 온전히 활용하는 게임은 흔치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스루풋, 즉 한 방의 펀치력이 6700K보다 뛰어난 CPU는 많지만 6700K만큼 원투펀치와 발재간이 빠른 CPU는 없다. 그렇기에 최고성능의 게임용 CPU를 꼽으라면 여러 생각할 것 없이 6700K다.


△ 부품 배치가 훌륭하다.

메인보드는 아수스의 Z170칩셋 메인보드 중 또 다른 플래그쉽 라인업인 WS 시리즈 모델이다. 원칙적으로 아수스의 '개인소비자용' 플래그쉽 브랜드는 RoG(Republic of Gamers)이고 WS는 곁가지 라인업에 가까운데다 지명도도 인기도 떨어지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칩셋을 쓰는 이상 특별하게 버그만 없다면 성능은 동등한데다 아수스 RoG중 메인스트림급 칩셋 메인보드에 붙는 모델명인 Maximus 시리즈가 갈수록 모양이 엉망이 되는데다 쓸데없는 잡기능으로 메인보드 면적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뺐다. 인텔의 Z170 칩셋이 PCI-E 레인 숫자가 모자라서 2개의 VGA를 꽂는데는 부적합하고, X99 칩셋과 LGA2011 CPU 조합을 써야 하는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Z170 칩셋은 최대 20개의 PCI-E 레인을 지원하는데[각주:2] 이 말은 PCI-E 16배속 VGA 하나와 M.2 SSD 하나를 꽂으면 이론상의 기본 제공 대역폭을 다 써버린다는 뜻이다. 위의 견적에서는 VGA가 2개이고 이 경우에 일반적인 Z170 메인보드는 각각의 VGA에 8배속씩의 대역폭을 할당해서 작동한다. 그러나 해당 메인보드는 PCI-E 레인을 늘려주는 브릿지 칩셋을 통해 2개의 VGA 모두에 16배속의 대역폭을 줄 수 있다. 그리고 그것과는 별개로, PCI-E 작동 속도가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핸디캡보단 CPU의 발이 충분히 빠르지 않아서 발생하는 둔감성이 게임성능을 더 크게 떨어뜨린다. 그러니 X99와 인텔 i7 익스트림 혹은 제온 CPU는 잊으시라. '게임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제품군이다. 적어도 스톡 상태에서는 그렇다.


그리고 사소하다면 사소할 문제인데, 아수스 메인보드들 중 M.2 슬롯이 붙은 모델들이 죄다 PCH(사진 좌하단의 커다란 방열판) 바로 옆에 슬롯이 배치되어 있다. M.2 SSD들이 발열 때문에 성능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열이 많이 나는 메인보드 칩셋 근처에 M.2 슬롯이 배치되어 있는 것은 썩 현명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Z170 WS는 그나마 M.2 슬롯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가산점이 붙었다. 사실 반쯤은 예뻐서 고른거지만, 굳이 합리화할 꺼리를 찾자면 그렇다.


RAM은 설명이 좀 길게 필요하다. 게임용 하드웨어에 대용량의 램은 필요가 없다. 16GB정도면 충분하고 32GB면 어떤 게임에도 모자랄 일이 없으며 64GB면 오히려 낭비에 가깝다. 그런데도 64GB를 견적에 넣은 이유는 그냥 제일 비싼 메모리를 꽂기 위해서였으니-_- 그냥 내키는대로 적당히 16~32GB 정도만 꽂아도 된다. 그리고 게임용 하드웨어는 반응성이 더 중요하기에, 견적에 들어간 메모리 보다 클럭이 더 높은 메모리를 꽂는 것도 당연히 좋다. 견적의 메인보드는 XMP를 통해 최대 3733Mhz 속도의 메모리를 지원하니까 3733Mhz와 16GB라는 최소용량만 달성하면 무슨 메모리든 괜찮다. 그리고 그 이상의 클럭을 가진 메모리는 XMP의 지원 범위를 벗어나니 '부품의 1차 제조사가 보증하는 오버클럭만으로' 최고의 성능을 뽑아보는 것이 목표인 이 견적에는 맞지 않는다. 근데 견적에도 이미 3466Mhz짜리가 들어있기 때문에 3733Mhz짜릴 구해도 많이 빨라지진 않는다. 그러니 그냥 넉넉한 용량에서 오는 마음의 평화를 얻으라고 말하고 싶다.


XMP란 무엇인가?

△ XMP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그림.

XMP는 딱 잘라 말해 인텔이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오버클럭 기능이라고 보면 된다. eXtreme Memory Profile의 약자이다. 원래 메모리의 기본적인 작동 조건은 메모리 내부에 달린 칩에 SPD 값이라는 이름으로 전부 각인되어 있다. 그리고 이 메모리의 기본 작동 기준을 정하는 JEDEC이란 단체에서 새로운 규격이 잡힐 때 마다 클럭과 작동전압 같은 값들을 표준으로 정하는데, 이 표준치 이상으로 고성능을 원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있기 때문에 오버클럭용 메모리라는 물건이 나오게 된다. 오버클럭용 메모리 중 XMP 작동을 지원하는 메모리를 XMP 지원 메인보드에 꽂고 기능을 활성화 시키면 JEDEC에서 지정해준 표준치를 무시하고 제조사에서 정해준 높은 클럭으로 작동한다. 일종의 오버클럭이지만 일반적인 오버클럭과 다르게 인텔이 직접 사용을 권장하기에, 당연히 오버클럭이 되지 않은 상태와 완전히 동일한 안정성과 호환성을 보장한다.


참고로 JEDEC에서 지정한 DDR4 메모리의 표준 클럭은 2133Mhz고 견적에 들어간 메모리는 3466Mhz로 작동한다. 표준 클럭 대비 1.5배나 되는 높은 주파수로 작동하기 때문에 당연히 시스템 전체의 반응성이 올라간다. 그리고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인텔에서 안정성과 호환성을 보장하기에 괜한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VGA / Monitor

△ 디자인이 참 멋지다.

애초에 견적을 짜게 된 계기 자체가 GTX 1080의 높은 성능 때문이었으니 그래픽 카드는 고민할 꺼리가 없다. 단일 카드 중 최고의 성능이 나오는 물건은 라데온 프로 듀오겠지만, 라데온 프로 듀오를 2개 꽂아 Quad CrossFire 구성을 해봤자 GTX 1080 SLI보다는 빠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특히 요즘의 3D 게임들은 내부 구조상 3개 이상의 GPU를 달아주어도 성능향상이 별로 없는데, 라데온 프로 듀오를 2개 꽂으면 4GPU인 셈이니 큰 성능 향상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애시당초에 프로 듀오를 2개 꽂아서 CrossFire가 가능한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바로 이전 세대의 플래그쉽인 라데온 295X2는 확실히 Quad CF가 가능했고 성능향상도 없지 않았는데, 라데온 프로 듀오는 성능이 좀 애매하다보니 AMD의 보도관제를 지키는 대부분의 대형 미디어들이 성능 테스트 결과를 올려주지 않는다. 정황상, 프로 듀오 두개 꽂아봤자 별볼일 없을게 뻔하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으니 넘어가자.


지포스의 이전 세대 플래그쉽인 GTX 980Ti나 GTX Titan X는 4Way SLI를 지원했다. 그러나 4Way SLI는 소모전력과 발열량, 그리고 케이스의 문제 등으로 인해 어지간하면 쓰지 않는 구성인데, 특히 케이스 고르기가 굉장히 난감해진다. ATX 규격상 케이스의 확장슬롯은 최대 7개로 끝이지만 대부분의 고가형 VGA들은 1카드당 2슬롯을 먹는 쿨러가 달려있기 때문에 4개의 VGA를 달기 위해서는 ATX규격을 지켜서 7슬롯인 물건으로는 장작 자체가 불가능하다. 브라켓을 뗀다거나 이런저런 꼼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양새가 보기 좋지 않은것도 문제고 고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접촉불량이 발생할 가능성도 생긴다. 다행스럽게도 비싼 케이스를 잘 만드는 업체에서 8슬롯을 달고 나오는 물건들이 있어 일단 조립은 가능했지만 어떻게 봐도 4Way SLI는 점수놀이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GTX 1080은 2Way SLI까지만 지원한다. 정확히는 3개, 4개를 꽂아서 작동을 시킬 수는 있지만, 엔비디아에서 공식적으로 하지 않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3Way 이상의 멀티 GPU 구성에서 성능향상이 거의 없거나 재수 없으면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고[각주:3] 소모전력, 발열 등등 여러 이유에서 효율이 심각하게 나쁜데다 드라이버 설계까지 피곤하니 그냥 아예 하지 말라고 말리는 사태가 생긴 것이다. 하여간, 여러가지 이유가 겹쳐서 위 견적엔 2장의 GTX 1080만 들어간다. 뭔가 예전처럼 무식하고 막되어먹은 느낌이 없어서 좀 아쉽다.


지포스 GTX 1080이 아직은 출시초기라 제품이 몇 종류 없는데, 어차피 엔비디아의 레퍼런스 디자인 그래픽 카드들끼리는 전부 같은 디자인, 같은 품질, 같은 성능이기 때문에 그냥 아무거나 써도 관계없다. 다시 말하면 제품 자체 보다는 수입사가 어디인가를 보라는 이야기인데, 이엠텍은 오랜 기간 장사하면서 가장 욕을 덜 먹은 수입사고, 가격도 비싸게 잡지 않았으니 그냥 이엠텍으로 골랐다. 블로워팬이 붙은 카드이다 보니 큼직한 쿨러가 붙은 물건들보다 개별 쿨링 성능은 떨어지겠지만, SLI 구성에서는 열기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냉각상으론 더 낫다. 마침 견적에 들어간 케이스도 블로워팬에 최적화된 구조인데 이건 아래의 케이스 부분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GTX 1080이 전에 없이 PCI-E 8핀 보조전원 하나만을 달고 나왔기 때문에 쿨링에 좀 더 여유가 생겼다. 이론상 6핀 두 개와 같은 소모전력을 가지지만 케이블 굵기가 얇아져서 배선이 편해지고, 공기 흐름도 조금은 나아진다. 좋은 일이다.


△ ASUS의 플래그쉽 게임용 모니터 ASUS의 PG278Q

모니터는 ASUS의 RoG 모니터 라인업 중 G-Sync를 지원하는 물건이다. 27인치에 2560x1440 해상도이고 144Hz의 주파수와 1ms의 응답속도를 지원한다. 보통의 LCD 모니터 작동 주파수는 60Hz인데 이건 1/60초마다 화면을 갱신한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환경대로라면 60Hz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게임처럼 화면이 격렬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60Hz는 모자라기에 120Hz나 144Hz짜리 모니터들이 게임용으로 적합하다. 응답속도는 8ms 이하면 크게 의미가 없으니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테고, G-Sync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모니터는 일정한 간격, 즉 초당 144회 화면을 바꿀 준비가 되어있지만 그래픽카드는 항상 144개의 화면을 모니터에 보내주지 않는다. 화면이 복잡하면 계산에 시간이 걸려 30번까지 떨어질 수도 있고, 화면이 단순하면 200개 이상의 화면을 만들어낼 수도 있단 뜻이다. 그렇다면 모니터와 그래픽카드 사이에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타이밍이 일정하지 않아서 모니터상에 보이는 화면이 찢어지거나 미세하게 끊기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는데, G-Sync는 모니터와 VGA간의 신호를 정밀하게 맞춰주어 그런 문제를 예방한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한다면 엔비디아의 G-Sync 소개 페이지를 보면 된다.


게임용 모니터이다보니 딱 하나 단점이 생기는데, 시야각이 좁다는 점이다. 요즘 나오는 광시야각 모니터들은 상하좌우 어느곳에서 보든 같은 색으로 표현되는데, 이건 IPS나 VA계열의 광시야각 패널을 쓰기에 나오는 장점이다. 그런데 IPS나 VA 패널은 구조상 응답속도가 TN패널 모니터에 비해 느릴 수 밖에 없고, 위의 모니터는 TN패널을 썼기에 시야각이 좁다. 즉, 정자세로 앉아서 게임을 해야 한다. 키보드와 마우스 대신 게임패드를 들고 반쯤 누워서 게임하면 제대로 색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기술이 발달하면서 G-Sync와 광시야각이 둘 다 되는 모니터들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아직 한국엔 풀리지 않고 있다. 그리고 27인치가 게임용, 특히 FPS용으로 너무 크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을텐데(내 이야기다) 시야상 화면 구석이 다 보이지 않아서 불편하다면 해외에서 23~24인치 정도에 G-Sync를 지원하는 광시야각 모니터를 찾아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옵션은 많다. 괜찮은 솔루션이 있다면 모르겠는데 아직 한국에선 뚜렷하게 와닿는 물건이 없으니 많이들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Storage


△ 현존 최강의 SSD, 삼성 950Pro

스토리지는 상대적으로 고민할 것이 거의 없었다. 그냥 무조건 빠르면 장땡이니까. S-ATA 인터페이스는 한 세대가 지날때마다 2배씩 빨라졌지만, 반도체 기술의 발전 속도는 S-ATA 인터페이스가 발전하는 속도보다 한참 빨랐다. 결국 S-ATA규격은 보급형 SSD나 HDD를 연결하는 용도로 남게 되고 NVMe 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고성능 SSD를 위해 생겨났다. NVMe는 PCI-Express를 활용한 규격으로서 기존의 S-ATA대비 훨씬 낮은 레이턴시와 높은 쓰루풋 성능을 보장한다. 현존하는 NVMe SSD중 가장 빠른 모델은 단연 삼성의 950Pro이며 512GB 모델 기준 읽기속도 2500MB/s, 쓰기속도 1500MB/s라는 말도 안되는 성능을 뿜어내는데, 가격면에서도 기존의 제품들 대비 경쟁력 있게 출시되어 여러모로 눈이 가는 물건이 되었다.

 

보통 요즘 나오는 SSD들이 데이터 밀도를 올리기 위해 무리해가며 신호배선폭을 줄이다보니 NAND 플래쉬 메모리의 내구성이 저하되곤 하는데 950Pro는 여타의 SSD들 대비 두배 이상 두꺼운 내부 배선을 사용하여 내구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여러모로 SSD 시장에서 삼성은 확실한 선두주자라 할만하다. 그리고 견적에 뜬금없이 850Pro 2TB 모델이 하나 끼어있는데, HDD에서 파일 작업 하다보면 가끔 답답해서 빡칠 때가 있다. 그래서 그냥 여러 용도로 쓰라고 끼워넣은거고, MOD 데이터 같은걸 왕창 모은다거나 뭔가 격렬한 파일 작업을 꼭 해야 할 상황이 아니면 빼도 좋다. 요즘 게임들이 패치나 MOD 데이터들이 수십기가씩 되기 일쑤라 그냥 넣어봤다.
 

하드디스크는 HGST의 물건이다. HDD없이 SSD로만 데이터를 꾸리는 것은 아무래도 좀 심적으로 불안해서 넣었고, HGST의 디스크들은 불량률이나 고장률이 다른 제조사의 물건들에 비해서 매우 적다. Backblaze라는 데이터 백업 클라우드 업체에서 수만개의 디스크를 가지고 고장률 테스트를 한 결과가 분기별로 올라오는데 HGST는 언제나 상위권이다. 올해 1분기의 자료가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하면 된다.



Case, Power Supply, Cooler


△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멋지지만 실물은 더 멋지다.

멀티 VGA 시스템을 꾸밀 때 제일 조심해서 골라야 할 부품이 바로 케이스인데, 시스템의 냉각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이다보니 그렇다. 안그래도 ATX 규격의 거의 모든 PC에서는 VGA 주변의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가 않아 열기가 충분히 빠져나가지 못하는데, 2장의 그래픽카드가 합쳐져서 400W 정도의 열을 뿜어내고 그 근처에 바람이 흐르지 않는다면 그건 심각하게 문제가 된다.


△ 해외의 FT05 조립 사례 중 하나.

실버스톤의 FT05 케이스는 그 부분에서 정말 올바른 답을 내놓았다. 부품이 장착되는 방향을 90도 꺾어 수직 방향으로 공기 흐름이 나오도록 길을 내어 시스템 전체의 열기가 상단의 배기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대류현상을 통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공기 흐름을 더 가속시키기 위해 케이스 바닥에 180mm팬을 두 개 달아주어 시스템 내부의 압력을 높이기까지 해놓았다. 결국 내부에선 열기가 모이거나 쌓이는 곳 없이 골고루 흐름이 발생한다. 마침 VGA도 블로워팬 형태로 시스템 내부에서 열기를 순환시키지 않고 외부로 열을 뽑아내는 형태이고, 세로로 길쭉하게 공기 통로가 나오기 때문에 쿨링 효율이 가장 잘 나오도록 달아줄 수 있다. 그리고 두 장의 VGA와 한 개의 CPU에서 나는 열기 정도는 굳이 바닥 팬을 작동시키지 않아도 충분히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으니 본 견적의 시스템대로라면 하단의 팬을 아예 떼거나 빼버리는 것을 권하고 싶다. 하단 팬의 지름이 워낙 크기 때문에 RPM을 낮춰도 소음이 좀 있는 편인데, 시끄럽고 먼지가 많이 쌓이는 것 보다는 온도가 허용 범위 안쪽에서 살짝 올라가는게 낫다.


△ 써멀라이트 쿨러중에 제일 예쁜 것 같다.

쿨링 솔루션은 Thermalright의 HR-02를 베이스로 몇 가지가 좀 더 나아진 Macho Zero다. HR-02의 후속기종이자 써멀라이트 팬리스 쿨러 라인업의 새로운 플래그쉽인 HR-22가 이미 출시되어 있지만, 크롬 도금이 되어있는 쿨러는 보기엔 좋아도 손때나 먼지가 엉켜붙고 나면 쉽게 지저분해지고 한 번 변색이 생기면 되돌리기 번거롭다. Macho Zero는 방열판 맨 윗쪽이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어 처음에 손때만 안묻는다면 오랫동안 그 예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 CPU의 발열량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오버클럭 없는 CPU의 쿨러 치고는 좀 크다 싶지만 그만큼 더 낮은 RPM으로 팬을 작동시켜도 되기에 이 정도 투자는 전혀 과하지 않다. 대충 팬을 800RPM정도로만 회전시켜도 충분하게 CPU를 식혀줄 수 있다. 그리고 800RPM으로 회전하는 120mm팬은 생각보다 무지하게 조용하다. 쿨링팬은 EUROS 시리즈를 넣었다. REEVEN이라는 브랜드가 한국에서 별로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소니의 S-FDB가 탑재되어 있어 오랫동안 고장없이 쓸 수 있을 좋은 물건. 이러니 저러니 해도 냉각팬을 고를 때 가장 우선적으로 봐야 할 부분은 팬의 수명이다. 2개를 구매하여 시스템 상면의 배기팬으로 하나, CPU 쿨러용 팬으로 하나 장착하면 된다. 아마 컴퓨터는 고장나도 팬은 고장나지 않을 것이다. CPU와 케이스팬 모두 최소 RPM 800, 최대 RPM은 1000~1100정도로 고정하면 조용하면서도 시스템은 충분히 차가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파워 서플라이는 뭘 써볼까 하다가 결국엔 몇 년째 내가 너무 잘 쓰고 있다는 핑계로 시소닉이 되었다. 5년간 PC를 꺼둔 시간이 몇 시간이 채 안 될 정도로 심하게 굴렸고 부품 구성도 많이 바뀌었는데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나 잡스런 일을 겪은 적이 전혀 없다. 미국에선 싼 물건이 한국에서 이상하게 비싸다는 이유로 많이들 욕하지만 남들은 신경 안쓰는 쿨링팬 하나도 산요전기 제품을 쓸 정도로 부품 품질에 신경 쓴 파워가 도대체 몇이나 되나. 당장 시소닉의 P시리즈보다 빌드퀄리티 좋은 파워 서플라이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부품들의 소모전력을 대충 계산해 보면 잘 만들어진 700W 정도면 넉넉할 물건이지만, 당분간 CPU는 큰 발전이 없을 것 같기 때문에 CPU는 그대로 두더라도 그래픽카드는 업그레이드 해가면서 쓰는 상황도 고려해서 파워는 넉넉하게 860W 모델로 골랐다. 그 정도는 되어야 지포스 GTX 타이탄급의 기함급 VGA라도 여유롭게 돌릴 수 있으니까. 말이 나와서 하는 이야긴데, 지포스 GTX 1080이 현 시점에서 엔비디아의 선봉이자 기함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곧이어 1080보다 상위의 GTX 타이탄이 새로이 나올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걸 위한 포석이라고 생각하시라.



마치며

늘 그렇듯, 특별한 목적이나 요구한 사람이 있어서 짠 견적이 아니다. 재미삼아 짰고, 짜는 김에 이리저리 공부를 했던 것 뿐. 정말 이렇게 사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어쨌든 필요한 사람들에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혹여라도 이렇게 산 사람이 있다면 나한테 사진 한 장 정도는 보내줬음 좋겠다. 여기에서 글을 마친다.

  1. 심지어 언리얼 엔진과 더불어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유니티 엔진은 쿼드코어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한다. [본문으로]
  2. 실제론 약간 다르다. PEG(PCI Express Graphic) 슬롯에만 CPU에서 나오는 16배속 레인이 직결되어있고, NVMe를 포함한 마더보드쪽으로 따로 빠지는 레인만 20배라는 것이다. 헌데 마더보드와 CPU를 이어주는 DMI라는 부분의 대역폭이 PCI-E 4배속 수준이라 사실 아무래도 좋을 이야기-_-. [본문으로]
  3. 특히 4Way SLI의 경우 크라이시스 3나 3D마크 정도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3Way SLI보다도 성능이 떨어진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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