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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동생 하나가 '임베디드(Embedded)'가 무엇인지 물어왔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명확하게 감이 오지 않는단다. 임베디드란 보통 '임베디드 시스템'의 줄임말로 쓰인다. 임베디드 컴퓨터, 임베디드 회로를 짧게 말할때도 '임베디드'라고 한다. 생각해 보면 별 것 아닌 내용을 가지고 뭘 그리 어렵게 생각하나 싶어서 임베디드로 구글을 뒤적거려 보니 내가 봐도 설명들이 어렵게 쓰여 있었다. 한 번에 딱 알아들을만한 설명을 바라던 후배를 위해 간단하게 통화로 설명을 해주고 나니 이건 따로 정리해서 글로 옮겨도 좋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쓴다. △ 최초의 컴퓨터인 에니악(Eniac) 최초의 컴퓨터는 요즘의 PC처럼 속편하게 쓸 물건이 못되었다. 커다란 방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는 덩치에 전기도 무지하..
얼마 전 AMD는 라데온의 플래그쉽 브랜드로서 '퓨리'를 내놓았다. 라데온 이전에 ATI가 쓰던 그래픽카드 브랜드인 Rage의 최상위 기종들에만 붙는 브랜드가 퓨리었고, 라데온으로 바뀐지 10년 즈음 지나고 나니 이젠 라데온에도 최상위 기종에는 퓨리가 붙는단다. 퓨리든 뭐든 어차피 내 관심사는 고성능 게이밍이 아니기 때문에 눈이 가지 않았고 작은 기판 안에 잘도 플래그쉽 VGA를 만들어 넣었구나 라는 생각 정도만 하고 지나갔다. △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건 이럴 때 쓰라고 나온 표현이다. 반도체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덕분에 황당하리만치 작은 크기로 고성능을 끌어내는데 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소모전력이나 발열은 예전의 플래그쉽 VGA들과 별 차이가 없고 결국 그래픽카드 본체보다 더 부피가 큰 쿨러를..
산소같은 당신, x86△ 누나가 없다고 숨이 콱 막히거나 그러진 않아요.'x86'이란 단어를 들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공기 안의 산소 덕분에 숨을 쉴 수 있지만 모두가 산소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듯이, 모두가 x86을 쓰고 있지만 x86이란 단어의 뜻과 유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또 잘 없다. 누구나 x86 컴퓨터 한 대 쯤은 쓰고 있기 마련이고, 당신이 지금 보는 이 글도 x86 서버 안에 저장되어 있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서도 x86 없이 세상은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은 충분히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도 중요한 x86이 이런 저런 이유들이 겹쳐서 그 영향력에 비해 너무나도 잘 알려지지 않은 단어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간만에 정리를 한 번 해보고자 한다. 언젠가는 글의 제목처..
치타가 사라졌다 시게이트는 서버용 HDD를 개발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맹수의 이름을 붙여주었다. 최고속도 110km/h, 0 -> 100km/h 가속시간 3초, 100m 달리기 3초. 속도가 곧 가치의 기준인 컴퓨터 부품에서 '치타'만큼 딱 맞는 이름이 또 있었을까. 시속 400km로 활강한다 알려진 군함조도 있겠지만 중력을 이용한 활강속도일 뿐이라 별 것 아닌 느낌인데다 치타같이 사나운 맹수의 느낌도 없다. 그것보다도 나는 어떻게 중력을 이용해서 시속 400km가 되는지 그것부터 좀 알고 싶다. 계산해보니 공기저항 없는 조건에서도 1km 상공에서 떨어져야 400km/h가 나오는데 무슨놈의 새새끼가 그렇게 힘이 좋아서 거기까지 올라가는지 원...아니 그것보다도 진짜 400km/h가 나오긴 하나..
쓰루풋? 레이턴시? 컴퓨터의 성능을 보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크게 나눠 보면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하나는 쓰루풋이고, 하나는 레이턴시이다. 둘 다 평소에 잘 쓰이지 않는 단어인데다가 보통 이야기 하는 컴퓨터 속도의 단위들처럼 한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이기 때문에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 어벤져스에서 토니 스타크가 말하길, 자비스의 쓰루풋 성능은 600 테라 플롭스란다. 쓰루풋(Throughput)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단위시간 당 처리량 정도의 의미가 뜬다. 다시 말하면, '한꺼번에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가' 정도로 생각할 수 있고, 차로 치면 최고속도나 최대 적재량 정도로 봐도 된다. 쓰루풋이 성능이 좋은 컴퓨터는 복잡한 인코딩이나 렌더링, 엑셀 매크로, 수치연산, 시뮬레이션 등의 일..
더 이상 예전처럼 2~3년 마다 새 컴퓨터를 사야 하는 시대는 끝났다. 요즘의 PC 부품들은 아무리 싸구려를 사도 어지간하면 충분히 빠르다. 거기에 스마트폰과 태블릿이 많아지면서 PC가 없으면 안되는 상황도 드물어졌다. 그냥저냥 적당히 싸면서 스마트폰보다 큰 화면을 시원시원하게 띄워주고 가끔 롤이나 한 두판 돌릴 정도면 만족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더 이상 가정용 PC는 만능일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만능일 필요가 없으니 돈을 들여 새로운 컴퓨터를 들여놓는 사람의 숫자도 예전처럼 많지 않다. 몇몇 예외를 빼고 조립 PC는 이미 한물 간 아이템이 맞다. 그렇다고 해도 조립 PC 견적이 필요한 사람들은 꾸준히 있는 걸 알기에 한두 달에 한 번 정도는 정리해서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정에서 '..
멀티 GPU의 시작점, 부두의 SLI △ 부두의 마지막 전성기를 이끌었던 부두 2 지금은 그 이름마저도 희미해져가는 회사이지만 한 15년쯤 전에 최고의 '3D가속 카드'를 꼽으라면 무조건 3Dfx사의 Voodoo시리즈였다. '그래픽 카드'가 아니라 '3D 가속 카드'라는 이름인 것은, 오늘날엔 한 개의 그래픽카드가 2D와 3D화면 모두를 담당하지만 저 시절만 하더라도 2D화면 출력을 위한 카드와 3D에서 가속을 담당하는 카드를 따로 꽂아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단 한 개의 그래픽카드로 2D와 3D 모두를 지원하기 시작한건 조금 나중의 일이다. 제목엔 멀티 GPU라고 써있지만 실질적으로 부두는 GPU, 즉 Graphic Processing Unit 이라기 보단 단순한 가속장치에 불가했으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노트북용 부품들의 가격이 데스크탑용 부품들 가격 보다도 싸지는 일은 아마도 없을거라 믿었다. 그런데 노트북용 램과 데스크탑용 램의 가격이 같아지고 HDD의 가격 마저도 같아지는 엉뚱한 일을 다 보게 될 줄이야. 적어도 예전엔 노트북 부품이 데스크탑용 부품보다 비싸야만 할 뚜렷한 이유가 있었다. △ 3.5인치 데스크탑용 HDD는 2.5인치 노트북 HDD보다 4~5배는 크고 무겁다. 일단 노트북용 HDD들은 크기가 작았다. 안그래도 1분당 5400~7200번씩 회전하는 민감한 물건인데 크기를 줄이면서도 정밀하게 움직여야 한다. HDD는 구조상 진동이 많이 생기기에 무거울 수록 안정성이 좋다. 노트북용 HDD는 데스크탑 HDD 무게의 1/4 정도 밖에 나가지 않으면서도 정확하게 데이터를 읽고 써야만 하니 당연..
컴퓨터 업계에서 엔비디아처럼 극단적으로 좋고 싫음이 뚜렷한 회사가 드물다. 엔비디아와 비교할 수 있을 만큼 크고 지배적인 회사가 일단 잘 없는데다 만약 있더라도 그 정도 쯤 되는 회사면 욕 먹지 않도록 알아서 잘 하기 때문이다. 인텔이 그렇다. 컴퓨터 업계에서 인텔은 칭찬 받느라 24시간이 모자란 회사다. 인텔 안티를 외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프레스캇 사건 이후로는 인텔이 특별하게 실수하거나 지저분하게 장사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 2013년도 최고의 짤이라 할만하다. 그런데 엔비디아는 참 욕을 많이 먹는다. 회사로서의 존재감이나 무게는 인텔 뺨치게 큰데도 거의 동네북 신세다. 모바일 사업부에서 이런저런 바보짓을 한 것들도 원인일테고 저 위의 리누즈 토발즈가 분노의 뻐큐를 날릴 만큼 리눅스쪽 지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