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부 (153)
SWEV
커트 앵글이라는 프로레슬링 선수가 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솜씨 좋은 선수이기도 했고 링 위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캐릭터 덕에 인기가 있었다. 나도 아주 좋아한다. 특히 그의 등장 음악인 'Gold Metal'은 진짜 좋다. 가끔 울적할 때 일부러 틀어놓고 걸을 정도로 말이다. △ 그를 상징하는 포즈, 스톤 콜드처럼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리지 않아도 충분히 멋지다. 커트 앵글의 인기가 좋았던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You Suck'이란 단어의 존재가 가장 클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원래는 엣지가 커트 앵글이 등장할 때 커트 앵글을 야유하기 위해 등장 음악인 Gold Medal의 박자에 맞춰 You Suck을 외치던 것이 시초인데, 어느 순간 부턴가 모든 관중들이 특별한 이유 ..
#1. 나는 목소리가 항상 큰 편이었다. 5살때 다녔던 유치원 비디오에서 내가 카메라 근처에 있으면 다른 아이들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내 목소리만 나온다. 안그래도 큰 목소리가 학창시절 이후에 더 커졌다. 그래서 나는 살면서 목이 쉬거나 메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2. 그런데 헤어지자는 말을 할 때는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언제나 어디서든 크고 당당하던 내 목소리가, 그 순간 만큼은 정말 거짓말처럼 나오지 않았다. 나오지 않던 목소리로 여러 번 반복해서 힘겹게 쥐어짜내가며 이야기 했다. 헤어지자고. 미안하다고. 그 아픈 이야기를 반복해서 짜내야 했던 나도 힘들었지만, 여러 번 들어야만 했던 당신이 더 아팠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3. 몇 달이 흘렀다. 더 이상은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
군대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 제일 병신 같은 것은 저녁 점호다. 우리 부대는 밤 9시가 되면 저녁 청소를 시작했다. 아침에 밥먹고 와서 청소하고, 점심먹고 와서 또 청소하고, 저녁먹고 자기전에 또 청소를 한다. 이것도 솔직히 병신같고 쓸모없다고 느껴지지만, 전차부대 특성상 먼지가 많아서 하루에 두 번 정도는 청소해주는게 낫다는 생각도 가끔 들 때가 있다. 그런데 9시에 청소 시작해서 청소 마치고 옷 갈아입고, 전투화까지 닦으려면 항상 시간이 빠듯하다. 9시 30분에 청소 마치고 저녁점호 시작하면 한여름엔 땀이 다시 줄줄 흐른다. 청소시간에 미친듯이 뛰어야 하니까. 점호 시간도 유쾌하지 않다. 당직사관의 기분이 별로라거나 인근 부대에서 대형사고가 터졌다거나 등등 뭐 여러가지 이유로 저녁 점호는 분위기가 ..
새누리당은 '무시'를 참 잘 한다. 목소리를 무시해도 될만큼 상대가 약하다고 생각하면 새누리당은 언제나 무시를 해왔다. 국민들을 무시하고, 시위 참가자들을 무시했다. 그 한명 한명을 무시한다 한들 큰 일이 없으리란걸 알기 때문이다. △ 한나라당의 노무현 비방용 연극, 환생 경제(2004) 그러다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충분히 강한 사람을 만나면 그때부턴 헐뜯기 시작한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모여 극단을 창단한 뒤, 노무현을 노가리라는 캐릭터로 그려낸 연극을 공연하며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잘 먹혀들어서 대다수의 순진한 국민들이 노무현이란 인물을 우습게 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노무현을 우습게 여겼지만 정작 노무현을 우스운 사람으로 만들었던 새누리당은 항상 그를 두려워했다...
인텔의 코어 i시리즈 6세대 CPU인 스카이레이크가 출시되었다. 간만에 이전 세대 CPU들 대비 성능이 크게 올랐고, 전체적인 전력소모나 DMI의 버전업등 여러모로 PC 구매 시기를 기다리며 고민하던 사람들이 살만한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8달 만에 조립 PC용 추천 견적을 올린다. 아래에 있는 모든 견적은 64비트 버전 윈도를 지원하고 SSD가 달려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64비트 윈도를 쓰길. 윈도 7은 요즘 쓰기엔 최적화가 안되어 너무나도 느린 운영체제이고, 윈도 8.1이나 윈도 10을 쓰는게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지 파일엔 나와있지 않지만 30만원대를 제외한 모든 견적은 메모리를 2개씩 주문해야 제 성능을 뽑아낼 수 있다. 부품을 고른 기준은 정말 간단하다. 오랫동안 PC시장을 지켜보면서..
프랑스가 무슬림을 폭격하는 동안 언론매체는 뭐하냐는 글이 해외 페북에 올라왔다. 희찬이가 퍼왔고 기환씨가 좋아요를 눌렀다. 저 메시지에 공감한다. 영향력 있는 나라의 아픔에는 많은 사람들이 애도를 표하지만 가난한 나라의 고통은 누구도 헤아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굳이 이제와서 꼬집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런데 '좋아요'를 누르기에 마음이 영 편치가 않다. 죄없는 어린애들이 다치고 죽어나가는 마당에 '좋아요'라는 단어를 써서 공감을 나타내라니. 저 참담한 기사를 접한 보통 사람들의 마음이 고작 '따봉'으로 표현될리가 있겠나. 메시지에 동의한다는 뜻의 '좋아요'인것은 당연히 알고 있다. 그러나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다. 모든 대화와 소통이 빠르게 진행되는 세상이 온 뒤, 사람들은 조금 간단한 방..
사실 30만원짜리 보급형 데스크탑이나 저렴한 노트북들 가지고도 사진 편집은 그럭저럭 할 수 있다. JPG 형식으로 된 사진은 한 7~8년전 컴퓨터로 편집해도 충분할 만큼 PC들은 이미 충분히 발전해있으니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대충 막찍은 사진은 보정해도 어차피 별 의미가 없다. 허나 돈이 오가는 프로페셔널 시장에서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사진 한장당 용량이 수십MB를 넘나드는건 물론이고 제대로 된 색상을 보지 못하면 결과물이 엉망진창으로 쏟아져 나온다. 전공수업 들으며 모니터의 색역에 대해서 요즘 이리저리 찾아보는 중인데 주변에 사진 찍는 친구들이 몇 있다보니 재미삼아서 궁극의 사진 편집용 컴퓨터 견적을 짜보기로 했다. 작정하고 비싸게 만들어보기로 한 견적이기에 속도/컬러/감성품질 모두를 고려해야 ..
리바이어던이란 책이 있다. 사회계약론이란 개념이 처음으로 등장한 책이다. 토마스 홉스는 이 책에서 개인과 국가의 관계를 계약 관계로 정의했다. 그리고 개개인이 각자의 자유를 최대한 넓게 가져가기 위해서 때로는 스스로의 자유를 묶어둘 필요도 있다고도 주장한다. △ 리바이어던의 표지. 리바이어던의 표지를 보고 법과 도덕의 출발이 개인의 두려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개인만으로는 살면서 쏟아지는 고통과 아픔을 견뎌낼 수 없다. 그렇기에 법과 도덕이라는 굴레를 만들어 스스로를 가둔다. 그 법과 도덕을 휘둘러 권력이라는 무기를 만들어내며 사람들은 같이 살아가는 길을 택했다. 출발점이 개인의 삶이기에 다른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올바른 법적, 도덕적 판단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
사람들은 보통 스킨십을 좋아한다. 그런데 정부는 스킨십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부는 외계인들만 모여서 구성되는 것도 아닌데, 스킨십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아놓으니 스킨십을 싫어한다. 이상한 노릇이다. 정부가 국민과 맞닿는 일이 두려울 이유가 있을 이유가 없는데도 그렇다. △ 친절한 번역 : 난 섹스 없어도 잘 살아. 왜냐면 정부가 매일 나를 강간하거든. 스킨십을 하려 들지 않는 것 까지만 해도 참아줄 수 있다. 섹스리스 부부도 있는 마당에 손 좀 잡지 않는다고 큰일이야 나겠는가.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다. 강간을 하려 든다. 숱한 정치인들이 국민들을 정치적으로 강간한다. 국민의 역사관을 강간하기 위해 국정교과서를 만들고, 국민의 주머니를 강간하기 위해 세금을 올린다. 사람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
아는 동생 하나가 '임베디드(Embedded)'가 무엇인지 물어왔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명확하게 감이 오지 않는단다. 임베디드란 보통 '임베디드 시스템'의 줄임말로 쓰인다. 임베디드 컴퓨터, 임베디드 회로를 짧게 말할때도 '임베디드'라고 한다. 생각해 보면 별 것 아닌 내용을 가지고 뭘 그리 어렵게 생각하나 싶어서 임베디드로 구글을 뒤적거려 보니 내가 봐도 설명들이 어렵게 쓰여 있었다. 한 번에 딱 알아들을만한 설명을 바라던 후배를 위해 간단하게 통화로 설명을 해주고 나니 이건 따로 정리해서 글로 옮겨도 좋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쓴다. △ 최초의 컴퓨터인 에니악(Eniac) 최초의 컴퓨터는 요즘의 PC처럼 속편하게 쓸 물건이 못되었다. 커다란 방 하나를 통째로 차지하는 덩치에 전기도 무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