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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V
아부지에게 참으로 감사하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감성을 나에게 충분히 물려주셨다는 점이다. 어릴적부터 음악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9살 때 Fleetwood Mac을 들었고 10살때 Yanni의 Acropolis 공연 실황 비디오를 봤다. 고등학교 때 퀸의 음악을 알게 됐다. 기뻤다. 이런 노래가 있다니. 이런 목소리가 있다니. 숨이 멎을 듯한 감동이었다. 퀸의 음반을 사모으기 시작했고, 마지막 정규 앨범인 Made in Heaven은 너무 자주 듣다가 CD가 다 긁혀서 갖다 버리고 새로 또 사야했다. Too Much Love Will Kill You는 몇천 번은 들은 것 같다. 지금도 하루에 몇 번씩 반복해서 들을 때가 있다. 건담을 엄청나게 모아댔지만 피규어..
A씨는 입사가 빨랐다. 업무에 대단한 재능은 없었지만, 나이에 비해 경력이 짧지 않아 업계 사정을 그런대로 알고 있는 편이었고, 새로 생긴 팀에서 팀원들과 그럭저럭 잘 지냈다. A씨 덕분에 팀이 자리를 빨리 잡을 수 있기도 했다. 이따금 예의가 없다는 말도 돌았지만, 그게 A씨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를 한순간에 거꾸러뜨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던 A씨가 연애를 하며 공사구분을 못하고 팀에 꽤 크게 민폐를 끼쳤다. 팀원들과의 사이가 나빠지며 결국 A씨는 팀을 떠났다. 만약 A씨가 내 부하직원이었다면, 나는 A씨를 어떻게 대할지 생각해 봤다. 그냥 별 악감정은 없을 것 같다. 팀에 민폐를 끼치거나 팀원끼리 상처를 주고 받는것 만으로 누군가를 미워할 순 없다. 누구든 민폐 끼치는 순간은 있기 마련이고 회사에서 ..
애플이 레티나 맥북 프로를 내놓은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달리지 않은 맥북 프로도 여전히 팔리고 있다. 유지보수가 편한 구조인데다가 ODD자리가 있어서 저장장치 용량을 크게 쓸 수 있다보니 구형 맥북이 필요한 사람도 아마 분명히 있을 것이다. 쨌든 간만에 애플 홈페이지에 들어갔고, 아직도 맥북 프로가 팔리고 있는 것이 신기했는데, 상품 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아주 뜬금없게 잘못된 번역이 있었다. 일단 보고 이야기를 하자. △ '고정형' 드라이브라는게 무엇인지 잠깐 고민했다. 저장장치에 뭘 집어넣을지 고르는 부분인데, Serial ATA 드라이브 @ 5400rpm이라고 쓰여있는 것은 당연히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되시겠다. 레티나 맥북 프로엔 2.5인치 노트북용 HDD 공간이 아예 없지만..
이따끔 그런 생각을 한다. 물건에도 마음이 있다면 스스로가 자랑스러울 물건은 과연 몇이나 될까. 집 앞에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가 낡은 침대 매트리스가 버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가만히 보니 매트리스라고 할 수도 없는 정도의 물건이다. 나무 판때기 밑에 각목을 대어서 두께를 약간 늘린 뒤 1cm도 안되는 스폰지를 바르고 그 위에 껍데기만 씌워놓은 상태. 철제 코일 스프링으로 만들어진 보통의 침대 매트리스도 아니었고 하다못해 군대에서 나눠주는 두께 5cm짜리 두꺼운 스폰지로 채워진 매트리스도 아니었다. 그냥 나무 판자나 다름 없는 물건에 최고급 침대라는 말을 한 두번도 아니고 수십번 반복해서 새겨놓았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 이 글을 쓴 나, 이 물건을 만든 회사의 사람들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저 아..
지금은 철지난 애니메이션이 되어버렸지만, 기동전사 건담 시드와 시드 데스티니를 난 참 재밌게 봤다. 시나리오가 엉망이고 현실성이 없다는 이야기가 쏟아지지만 나한테 건담 시리즈는 프라모델 광고일 뿐이다. 액션씬이 멋있게 나온다면 난 그걸로 족하다. 그리고 괜찮으면 프라모델을 사겠지. 말이 나온 김에 하는 소린데, 레이 자 바렐이 길버트 듀렌달을 총으로 쏴죽인 것이 말이 안된다고? 김재규가 박정희 쏴죽인건 말이 되는 일이라서 벌어졌나. △ 포스 임펄스 건담 디자인 원화. 촌스럽게 생겼다.△ 그리고 이게 아마도 임펄스 건담이 가장 멋지게 그려진 일러스트일 것이다. 시드 시리즈가 욕을 먹든 말든 시드에 등장하는 건담들이 난 맘에 들었고 개중에서도 애증이 뒤섞인 놈이 있는데 그게 바로 임펄스 건담 되시겠다. 시드..
해가 바뀌었고 스카이레이크 CPU들의 가격이 충분히 내려왔으며 그간 단종이 되거나 대체 부품이 나온 물건들이 많아서 새로 견적을 짰다. 아래에 있는 모든 견적은 64비트 버전 윈도를 지원하고 SSD가 달려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64비트 윈도를 쓰는 것이 낫다. 윈도 7은 요즘 쓰기엔 최적화가 안되어 너무나도 느린 운영체제이고, 제 성능을 뽑아내려면 윈도 8.1이나 윈도 10을 써야 한다. 그리고 이미지 파일엔 나와있지 않지만 30만원대를 제외한 모든 견적은 메모리를 2개씩 주문해야 제 성능을 뽑아낼 수 있다. 부품을 고른 기준은 정말 간단하다. 오랫동안 PC시장을 지켜보면서 사기나 사고를 치지 않은 브랜드를 먼저 뽑으려 했고, 브랜드가 믿을만 해도 특정한 제품군들이 믿을만하지 않으면 뺐다. 상향평준화 된..
후배를 시켜 별 생각없이 건담을 조립하다가 시덥잖은 걸로 빵터졌다. 상반신까지 조립을 하고 이리저리 돌려보는데 등짝에 난데없이 얼굴이 새겨져 있을 줄이야. 보통이라면 등짝에 무장 고정용 구멍을 두개 혹은 하나 뚫고 그만두는데 이 녀석은 등에 지고 있는 물건이 좀 큼직하다 보니 일부러 넉넉하게 구멍을 뚫어놨고 하필이면 그게 꼭 사람 표정같이 생겨서 보다보면 어이없는 웃음이 실실 나온다. △ ↖O_O↗만세!!!!OㅁO 뀨? 만세는 훼이크고 본체는 사실 이렇게 생겼다. 생긴것만 보면 나이키 에어맥스 신발을 인간형 로봇으로 늘려놓은 느낌인데, 팔다리가 짧은 구형 HG에 불과하고 프라모델 품질도 특출날게 없지만 그래도 이 건담엔 애착이 가는 이유가 있다. 사진의 건담은 기동전사 건담 시드 세계관에 등장하는 녀석이..
반란을 일으킨 군인이 자기 아버지라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선거운동을 하는 건 넘어갈 수 있다. 그런 사람의 딸을 대통령까지 앉혀놓은 국민들이 있는 마당에 이제와서 군소정당의 비례대표 하나가 살인자의 후광으로 원내에 끼어들어간다 한들 그게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도 않으니까. 박정희의 이미지를 쓰는것도 그렇고 헛소리를 장마철 팔당댐마냥 쏟아내는 박근령의 인성도 그렇고 난데없이 끼어들어간 도도맘 아줌마까지 공화당은 참 정체를 알 수 없는 집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정당이 이야기 하는 공약과 정책은 무시할 수가 없다. 꽤나 파격적이고 진지한 공약이 첫 두 줄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성매매 합법화가 극우를 표방하는 정당의 공약집 맨 앞에 나온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다. 6번 공약인 종북 좌익 인사 북한 ..
로지텍은 몇 년 전부터 G시리즈라는 플래그쉽 라인업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G가 무엇일지 한참 생각해 보았는데, Gaogaigar나 Gundam, 혹은 G-Cup이면 참 좋겠지만 애석하게도 게임과 관련된 기능들을 많이 내세우는걸 보니 G는 Gaming의 약자일 것이다. 어쩌다보니 로지텍의 G시리즈 마우스들만 10년 가까이 줄창(그 이전에도 G시리즈의 전신인 MX 마우스를 썼다) 쓰고있는데 잘 쓰던 G500s가 망가지면서 신형인 G502로 교체받아왔다. 처음에 G500s를 고를때 이미 신형인 G502가 출시되어있는 상태였지만 복잡하고 뾰족하게 생긴게 손에 맞지 않을까 불안해서 오랫동안 손에 익숙해진 모양의 G500s를 골랐더니만 이젠 단종되어 G500s는 구할 수 없고 G502로의 교체만 가능하단다. 결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