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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업계에서 엔비디아처럼 극단적으로 좋고 싫음이 뚜렷한 회사가 드물다. 엔비디아와 비교할 수 있을 만큼 크고 지배적인 회사가 일단 잘 없는데다 만약 있더라도 그 정도 쯤 되는 회사면 욕 먹지 않도록 알아서 잘 하기 때문이다. 인텔이 그렇다. 컴퓨터 업계에서 인텔은 칭찬 받느라 24시간이 모자란 회사다. 인텔 안티를 외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프레스캇 사건 이후로는 인텔이 특별하게 실수하거나 지저분하게 장사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 2013년도 최고의 짤이라 할만하다. 그런데 엔비디아는 참 욕을 많이 먹는다. 회사로서의 존재감이나 무게는 인텔 뺨치게 큰데도 거의 동네북 신세다. 모바일 사업부에서 이런저런 바보짓을 한 것들도 원인일테고 저 위의 리누즈 토발즈가 분노의 뻐큐를 날릴 만큼 리눅스쪽 지원이..
아무런 생각 없이 받아들이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일들이 많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야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바뀌곤 한다. 이를테면 실내 흡연이 그렇다. 4학년 때의 담임 선생님은 쉬는 시간,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복도에서도 창문만 열어놓고 담배를 피웠다. 지금은 저런 담임선생님이 있다면 아마 학부모들이 등교 거부를 할 것이다. 무언가 계기가 있지 않으면 사람들은 쉽게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이영돈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그가 만든 일요스페셜 다큐 '술 담배 스트레스에 관한 첨단 보고서'는 흡연 문화를 바꾼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중학교에 입학하니 머리를 짧게 자르고 바지는 통을 줄이지 말란다. 외모에 별 신경을 안쓰고 편한게 장땡이던 시절이라 머리는 초등학교때도 짧았고 ..
대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연애를 시작했다. 첫키스를 나눈 여자 였고, 성적으로 흥분을 느낀 첫 상대였다. 온 하루를 같이 보내고 3주 쯤 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채여있었다. 다른 남자와 팔짱을 끼고 걷는 모습을 오토바이 타고 가다 보아야 했다. 우울증이 있는 그 친구는 엉뚱하고 황당하게 나를 바보로 만들었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이해하려 애를 썼다. 어릴 적 아무 생각 없이 개구리를 괴롭히던 나의 모습과 비슷할 뿐이라며 합리화 했다. 사람으로서 느껴야 할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는 친구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본인의 노력이나 의지로 어찌 될 문제가 아니었던 걸 나도 알고 있다. 컴퓨터를 고쳐주다 두 번째 여자친구를 사귀었다. 응석 부리는 나를 잘 받아주었지만 입이 짧고 매사에 예측이 안되었던 친구..
주변에서 사람들이 컴퓨터를 산다며 종종 나에게 이것 저것 묻곤 한다. 어지간하면 요즘 컴퓨터는 다 빠르고 좋아서 뭘 사도 그게 그거라며 특별하게 사고 치지 않을 부품들만 골라 가르쳐주지만 이따금 드물게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싸고 좋은 물건'으로 견적을 뽑아달란 사람들이 그렇다. △ 잘도 그러겠다. 모든 사람들이 정치적 신념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을 안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양심은 가지고 투표를 하길 바랐다. 무언가 나아지길 기대한다면, 내 주머니가 조금 얇아지는 것 정도는 다들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민주주의라 믿었다.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모으는 만큼, 모든 것이 내 마음에 들 수는 없기에 조금씩들 양보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성립할 수 없을테니까. 그런데 사람들의..
△ 넥서스5를 쓰던 시절과 비슷하게 꾸몄지만, 아이콘을 4줄로 늘어놓고 나니 아이폰과 많이 비슷해졌다. 이상하게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들은 다 크다. 손에 제대로 쥐어지지 않아 지하철에서 폰을 떨어뜨릴까봐 걱정 하면서 쓰는 것도 싫고 배터리를 마구 먹어대는 큰 화면도 별로인데 정말 이해가 안가리만치 다들 큰 폰을 찾는다. 화면이 작다는 이유로 아이폰을 쓸 수도 없는게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애플의 그 도도함이 불편한데다 몇 년째 나아지지 않는 배터리 지속시간도 영 눈에 차지 않는다. 비슷한 크기의 갤럭시 알파도 살펴봤지만 삼성 스마트폰은 너무 흔해서 좀 피하고 싶다는 삐딱한 마음이 들어버려서 포기했다. 그러다가 소니에 눈이 갔다. 후배가 쓰는 엑스페리아 Z1은 크고 무거워서 썩 맘에 들지 않았지만 엑스페리아..
일단은 간만의 신금형 PG인 유니콘. 당연히 나올 물건이 나온 것 뿐이지만 HGUC는 변신이 안되고 MG는 프로포션이 엉망이라 불만이었는데 괜찮게 나온 것 같다. 7년 전, 처음 디자인이 공개 되었던 때부터 나는 이게 프라모델화가 가능할지 의심했다. 면과 선이 너무 복잡하게 짜여진 카토키 하지메 특유의 디자인 탓에 이게 더 이상 디테일을 욱여넣을 구석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예상대로 MG나 HG 사이에 디테일 차이가 거의 없고 PG나 MG도 디테일 차이가 크지 않다. 그래도 변신 몇 번 하고 나면 너덜너덜한 MG보다 확실히 튼튼할 것 같아서 아마도 사지 않을까 하는 생각. 스탠드도 주는 모양인데 저 사진대로의 비율이라면 괜찮을 것 같다. 이게 나올 걸 빤히 알고 있었으면서 V2는 도대체 왜 ..
자주 가는 토렌트 사이트에 올라온 한 업로더의 글 일부를 가져왔다. 솔직히 말해 저게 무슨 정신나간 소리인지 모르겠다. '내가 방송국의 컨텐츠를 마음대로 가공하고 업로드 하는건 공익을 위해 괜찮은 일이지만 타인이 나의 업로드 자료를 가공하는 일은 기분이 나쁘다' 라니...그 와중에 맘에 안들면 더 이상의 업로드는 없다는 협박은 얼마나 보기 싫은지 원.... 재능기부는 멋진 일이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돈 한푼 받지 않고 남을 위해 시간을 쓴다는 일은 대단한 일이 맞다. 그런데 스스로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해서 타인의 실드를 기대하고 막나가도 된다는 법은 당연히 없다. 업로드 한다고 무슨 벼슬이라도 되는 마냥 행동하는 사람들 보면 짜증이 텍사스 소떼처럼 밀려온다.
참으로 애증이 뒤섞인 마음이 들게 만드는 스마트폰이다. 오래 사용한 스마트폰은 고작 아트릭스와 옵티머스 LTE2 두 가지 뿐이었지만 두 제품 다 엄청나게 균형이 잘 잡힌 기기였고, 생각없이 쓸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좋았다. 모든 면에서 빼어나다고는 못해도 딱히 흠 잡을 구석도 없는 평균 85점짜리 고만고만한 모범생 같은, 그런 기계들이었으니까. 그런데 넥서스 5는 괴상하리만치 좋고 나쁜 부분이 뚜렷하다. 그 와중에 딱히 써줄만한 다른 물건도 없다. 수학이나 과학은 미친듯이 잘하면서 체육과 미술에선 빵점 맞는 같은 반 또라이 학생을 보는 기분이다. 레퍼런스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데다 최근 공개된 넥서스 6의 사양과 가격이 엉망으로 나왔기에 앞으로 최소 1년 동안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기계로 남을 것 같..
이렇게 빠르게 후속 포스팅을 쓸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세상은 내 상상 이상으로 미쳐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기사다.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