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덕질 (24)
SWEV
MG 프로비던스 건담의 박스아트가 떴다. 쓸데없이 크고, 비싸고, 조립하기 귀찮아서 MG를 사지 않던 원칙이 무너질 뻔 했다.
건담 역사 전체에서 제타 건담이 가지는 비중이 원체 크다보니 반다이는 여러 종류의 제타 건담을 내놓았는데, HGUC에서 제타가 새로 나오는 마당에 생각해보니 내가 집에 제타 건담만 1/144사이즈로 세 가지나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자들이 다 똑같은 색의 립스틱과 가방을 보면서 다르다고 말하는 것과 대충 비슷한 일이려니 한다. 얼마전에 라이트닝 제타 건담을 홍인석에게 뜯어내면서 집에 있던 제타들 사진을 좀 찍어볼까 하다가 RG 제타를 만들면서 어지간히도 만들기 싫었는지 먹선을 하나도 안넣었길래 그냥 포기하고 웹에서 사진들을 모아다가 짜깁기 해보았다. 순서대로 HGUC 제타, RG 제타, HGBF 라이트닝 제타, 그리고 새로 나올 HGUC 리바이브 제타이다. △ 누르면 많이 커진다. 넷 다 모두..
블로그에 올라온 하나의 글을 읽기 위해 다른 글을 찾아보고 읽게 만드는 건 싫다. 여기 저기 들쑤셔봐야만 하는 똥개훈련을 시켜도 좋을 만큼 내 글이 가치 있지도 않거니와, 그 불친절함이 읽는 사람을 얼마나 성질나게 하는지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는 잘 정돈되어 최대한 보기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보아주는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믿기에 가능하면 글 하나 하나가 개별적으로 독자성과 완결성을 가지고 있도록 쓰고 있다. 독자성과 완결성을 가지는 것은 좋지만 지난 글을 복사해서 붙여넣는 일은 성의가 없어 보여서 피하고 싶었는데 이 프라모델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면 꼭 필요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붙여넣는다. 아래의 '더 보기' 버튼을 누르면 이 정신나간 글을 읽는데 필요한 지난 글을 볼 수 있다. 원문 포스..
친절하게도 요즘의 반다이는 앞으로 HG 등급에서 무슨 제품이 나올지 소비자에게 힌트를 꼬박꼬박 주는 편이다. 소비자에게는 두 가지 힌트가 주어지는데, 하나는 RG이고, 또 다른 하나는 HG 빌드 파이터즈 제품군이다. RG는 개발비가 굉장히 비싸다. 인기가 검증된 기체만 내놓을 수 밖에 없고, 이런 애들은 HG 등급에서 리뉴얼을 해도 똑같이 잘 팔린다. 그래서 RG와 최근의 HG 리바이브는 어느 정도 제품 라인업이 겹치며 순서도 거의 비슷하게 따라오는 편이었다. 빌드 파이터즈에 바리에이션 기체가 등장하면 곧 원형이 되는 제품을 내놓던 것도 반다이의 규칙이다. 여차하면 금형을 같이 써서 돈을 아낄 수도 있었고 원형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팬덤이 약한 빌드 파이터즈 소속 기체를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좋..
HGCE 블래스트 임펄스할 말이 굉장히 많은 물건인데, 아직 미발매인 소드 임펄스를 배송 받고 난 뒤에 따로 글을 하나 쓰는게 나을 것 같아 일단 말을 아낀다. 빌어먹을 한정판만 아니었다면 느긋하게 샀을텐데 좀 짜증스럽다. 주인공 기체를 한정판으로 내는 건 반다이스럽지 않아서 싫다. 이젠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도 키트는 좋다. 생각이 많아지는 키트지만, 주인공 기체인데도 지독하게 천대받던 물건이 나와 준 것 만으로도 고마운 마음도 있다. 메카컬렉션 VF-31 지크프리드사진만 봐서는 잘 와닿지 않겠지만 손바닥 위에 올라가고도 남을 정도로 작은 물건이다. 메뉴얼도 박스 뒷면에 인쇄되어 있고, 가격도 500엔 밖에 하지 않아서 '컬렉션'이라는 라인업의 이름에 정말 걸맞는 제품. 마침 이번 마크로스는 아이..
20살 넘어서 부터 드라마, 영화, 책, 음악, 연극 기타 등등 얕게나마 가리지 않고 문화 생활을 해왔지만 나는 건담 시리즈에 가장 많은 시간과 애착을 쏟았다.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설정 자료를 뒤적거렸고 프라모델도 많이 만들었다. 왜 하고 많은 취미들 중 건담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세상엔 재미난 일이 참으로 많은데 왜 하필 건담에만 내가 집착하는지도 생각해 봤다. 뭐, 당연한 이야기지만 건담이 주는 메시지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글은, 건담 안본 사람들을 위한 건담 영업 글이다. 건담이라는 애니메이션은 기본적으로 반전(反戰)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과 주인공의 건담 모두가 그 역할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애초에 전쟁이 터졌다는 상황 자체가 평화를 외친다 한들 의미가 없는 상태..
PG 유니콘은 별 기대가 없다가 순전히 희성이형 괴롭히려고 사게 만든 뒤, 내가 만들었다. 유니콘 건담 참 좋아하고 개중에서도 각성 상태의 유니콘 디자인과 배색은 정말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PG 각성 유니콘은 그야말로 '쩐다'. 관절 설계가 잘못돼서 흐느적거리고 자세를 도무지 잡을 수 없는데다 다리가 이상하게 길어서 괴물같이 보이는 MG와 달리 프로포션이 딱 좋게 나왔다. 적당히 굵고 긴 팔다리가 멋지다. 그리고 PG쯤 되면서 의외의 장점이 또 하나 생겼다. 프라모델은 금형에 열에 의해 녹은 상태의 플라스틱 액체를 채워넣은 뒤 식혀서 굳어지며 만들어지는데, 금형의 모서리 부분을 너무 직각에 가깝게 빡빡 세워놓으면 그 부분에 기포가 차면서 미성형 불량품이 나오거나 높은 사출압으로 뿜어져 나오는 플라스틱 용..
반다이가 협상력이 좋은 건지 스타워즈, 어벤져스, 세일러문, 드래곤볼 등등 온갖 굵직한 프렌차이즈들이 죄다 피규어로 나온다.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를 선물받고 난 뒤에 뭐가 더 있나 뒤적거리다가 S.H. Figuarts 라인업에 마이클 잭슨이 있는 걸 알아버렸다. 피규어를 모을 생각은 없었는데, 결국 아무 죄없는 또 다른 희생양 홍인Suck이 제물로 바쳐져 손에 떨어졌다. 프레디나 마이클이나 새로 더 나올 것 같진 않으니 이쯤에서 적당히 멈추면 될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더 나오면 그건 좀 곤란할 것 같지만. △ 박스 아트가 멋지다. 글자 간격을 더 벌리고 가는 글꼴을 썼다면 더 좋았겠지만. 전에 리뷰했던 S.H. Figuarts 프레디 머큐리의 박스는 속이 보이는 부분이 앞면이었는데 그림을 반짝이로 새겨놓..
어벤져스를 보러 갔다가 헬리캐리어가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환호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나같이 군용 장비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눈길을 잡아끄는 물건이고, 메이저급 영화에서 거의 처음으로 잘 그려진 '공중모함' 내지는 '비행 요새' 이라는 것이 어벤져스의 헬리캐리어를 더욱 가치있게 만든다. 멋지지 않은가. 안그래도 항공모함은 엄청나게 강력한 무기인데 심지어 날아다니기까지 한다. 호랑이에 날개가 달렸다는 표현이 정말 어울린다. △ 그야말로 밀덕의 로망이라 할만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생각을 좀 해보니 이게 참 말이 안되는 것 투성이다. 일단 현실의 항공모함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무장은 빈약하기 때문에 반드시 호위함들을 같이 데리고 다닌다. 그리고 헬리캐리어는 별도의 호위함 없이..
아부지에게 참으로 감사하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감성을 나에게 충분히 물려주셨다는 점이다. 어릴적부터 음악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9살 때 Fleetwood Mac을 들었고 10살때 Yanni의 Acropolis 공연 실황 비디오를 봤다. 고등학교 때 퀸의 음악을 알게 됐다. 기뻤다. 이런 노래가 있다니. 이런 목소리가 있다니. 숨이 멎을 듯한 감동이었다. 퀸의 음반을 사모으기 시작했고, 마지막 정규 앨범인 Made in Heaven은 너무 자주 듣다가 CD가 다 긁혀서 갖다 버리고 새로 또 사야했다. Too Much Love Will Kill You는 몇천 번은 들은 것 같다. 지금도 하루에 몇 번씩 반복해서 들을 때가 있다. 건담을 엄청나게 모아댔지만 피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