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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GGTO 국지형 건담 나는 건담 디 오리진에 등장하는 퍼스트 건담이 싫었다. 오리진판 RX-78은 원전인 기동전사 건담의 퍼스트 건담과 같으면서도 달라야 한다는 강박이 군데군데 눈에 띄곤 했는데, 퍼스트 건담과 똑같은 디자인에 열리는 방향만 반대인 해치라든가, 장착 방향만 반대인 방패 같은 부분들이 특히 그랬다. 1년 전쟁을 리메이크 한다면, 기존의 원전을 완전히 부정하든가 완전히 긍정하길 바랐는데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작품이 워낙 무게가 있다보니 저런 타협점을 찾을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라고 이해는 하면서도 오리진판 RX-78의 디자인이나 비율이 너무 별로라서 자쿠를 빼고는 프라모델에도 별 기대가 없어져 버릴 정도였다. 거기에 2000엔이라는 볼륨 대비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에 이 국지형 건담은 트..
얼굴이 예뻐야 한다. 몸매도 좋아야 한다. 아름답게 춤추면서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어야 하고 지쳐도 웃으면서 나를 반겨주어야 하며, 가끔 날 크게 웃게 해줄 수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다른 남자와 썸 비슷한 느낌이 들게 친하게 지내서도 안된다. 이게 요즘의 걸그룹에게 대중들이 요구하는 여러가지 '재능'들이다. 써놓기만 해도 참 숨이 막힐 정도로 바라는게 많다 싶은데, 오늘날의 걸그룹과 팬들은 상상연애로 연결 되어 있기에 이런 식의 무리한 요구가 흔하게 보이곤 한다. 요구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만화까지 그려가면서 탈덕하겠다는 사람이 나오고, 웃겨야 할 자리에서 웃기지 못하면 무례하다며 욕을 먹기도 한다. 나는 대중들이 아이돌 멤버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을 굉장히 자주 한다. 초아의 AOA 탈퇴를 보면서..
라이트닝 제타 건담 아스프로스 태생이 복잡한 물건이다. 퍼스트 건담 다음으로 인기가 좋은 기체인 제타 건담을 레진 키트로 만들면서 디자인을 조금 손 본 하이퍼 제타 건담이라는 기체가 있다. 보통 원전이 있는 기체를 레진으로 다시 만들 땐 원형사가 디자인을 많이 바꾸곤 하는데, 이 하이퍼 제타의 디자인을 인젝션 프라모델로 찍어내기 좋게 다시 다듬어서 반다이가 찍어낸 물건이 바로 라이트닝 제타 건담이다. 팬의 창작품이 공식 설정에 끼어든, 일종의 역수입에 가까운 특이한 태생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예전부터 반다이의 비공인 설정으로 꾸준하게 나오던 보라색 날개의 제타 건담이라는 설정이 끼얹어졌다. 건담 세계관 최고의 파일럿인 아무로 레이가 제타처럼 상징성이 있는 기체에 탑승한 적이 없다는 반다이의 설정에 불만..
AMD가 EPYC이라는 브랜드의 CPU를 발표했다. 현재 Opteron 브랜드가 맡고 있던 서버/데이터센터 CPU의 새로운 브랜드이다. 당연하게도 ZEN 아키텍쳐 기반이며, 최근까지 Naples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던 물건이다. 경쟁사인 인텔의 XEON 시리즈에 대응하는 라인업이며, 1 CPU당 최대 32코어/64쓰레드에 2CPU까지의 확장을 지원한다. 뭐, 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내용이고 별다르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그것과는 별개로, EPYC 브랜드의 시작을 알리는 동영상이 꽤 멋져서 퍼왔다. AMD는 예전부터 이런 부분에서 디자인이 굉장히 좋았다. 인텔보다 훨씬. ZEN기반의 CPU들이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나는 Opteron이라는 브랜드가 유지 될 것인지가 굉장히 궁금했다. 그..
양자화는 참으로 마법같은 단어이다. 물리학 전공자와 비전공자를 가리지 않고 '양자'라는 단어가 붙으면 전염병이라도 되는 것 마냥 두려워하기 일쑤이며, 나처럼 양자역학 수업을 세 번이나 듣고도 무슨 정신나간 소리인지 한 글자도 이해하지 못해서 다들 어떻게 시험을 보는지 궁금해 하는 전공자들도 있다. 양자역학이 어려운 개념이든 아니든간에 양자화라는 개념 자체는 이 글을 쓰는 나와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모두 살면서 흔하게,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다. 그리고 나는 물리학에서 말하는 양자화의 뜻을 빌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볼 생각이다. 시작이 거창하지만 늘 그렇듯 내 글은 별 알맹이가 없는 내용일테니 편하게 읽어도 좋다. '어떠한 물리량의 값이 연속되지 아니하고 특정한 최소 단위의 정수배 값만을 가지는 상..
얼마전, 시즈오카 하비쇼에서 반다이 건프라 신제품들이 무더기로 공개됐다. 개중에서 흥미가 가거나 눈에 띈다 싶은 것들만 간략하게 적어둔다. 메가사이즈 유니콘 건담1/48이라는 거대한 스케일의 유니콘 건담. 나는 1/144 스케일을 제일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요즘 1/144 키트 들이 디테일과 프로포션 모두 크게 좋아지면서 굳이 MG처럼 만들기 부담스러운 가격과 크기를 쫓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1/144 스케일은 크기에서 오는 박력이라는게 전혀 없다는 점인데, 메가 사이즈는 그런 부분에서 보면 나한테 굉장히 좋은 물건. 특히 유니콘처럼 MG의 프로포션이 엉망이고 PG의 조립이나 가격 모두가 부담스러운 기체라면 프로포션이 PG급으로 잘 뽑혔고 금형 내구성을 위해 각을 뭉개놓지 않은 메가 사이즈..
나는 숫자를 굉장히 못외우는 편이다. 숫자를 못외워서 현관 도어락의 비밀번호 대신 손가락이 움직이는 방향과 순서를 기억하는 수준. 그래서 키패드의 5번을 좌표 중심축으로 잡고 손가락을 위아래로 움직여가며 비밀번호를 누른다. 늘 그런 방식으로 문을 열다가 한동안 집을 떠나있던 탓에 손가락의 움직임을 까먹은 적이 있다. 결국 집의 도어락을 열지 못하고 세 번쯤 실패한 뒤에 문을 두드리는 바보짓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집 비밀번호는 동생 생일이란다. 날짜로 기억하면 기억이 나는데, 숫자들만 가지고 기억하려 하니 내 기준에서는 아주 당연하게도 기억하고 인식하기 어려운 숫자의 나열이었다. 엄마는 비밀번호 하나를 못외우는 나를 보며 어찌해야 할지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으셨고, 동생은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는 내가..
원래대로라면 2월 즈음엔 견적을 새로 뽑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원래대로라면 작년 겨울에 나왔어야 할 라이젠이 올 봄이 다 되어서야 나왔고, 그나마도 최상위 라인업만 먼저 출시되어 견적을 짜기 조금 애매했다. 다행히도 라이젠은 기대만큼 잘 나온 CPU였고, 기다린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달 견적 부터는 라이젠 위주의 견적이 들어간다. 당장 눈앞의 게임 성능은 인텔이 조금 더 나은 편이 맞다. 그러나 컴퓨터는 게임기로만 쓰일 물건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CPU의 전체성능이 높은 쪽이 더 긴 수명을 가졌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도 하다. 켄츠 할배는 있어도, 울프 할배는 없듯이 더 나은 쓰루풋 성능은 더 긴 수명을 보장한다. 컴퓨터의 교체 주기가 예전의 2~3년에서 5년 이상으로 늘어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