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V
예전 블로그에서 하다가 때려쳤던 시리즈 포스팅인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시작하려 한다. 문자 그대로 하드웨어의 카탈로그를 가지고 그게 무슨 뜻인지 설명하는 글이 될 것이다. PC용 부품의 종류는 많으면서도 예전처럼 모델명에 써있는 숫자만 가지고 정직하게 성능을 예상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고, 소비자가 물건을 사면서 고민스러울 부분은 한두가지가 아닌데도 정작 상품정보엔 알듯 말듯한 사탕발림만 쓰여있다. 결국 소비자들이 이젠 카탈로그도 해석해 가면서 물건을 사야 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 상황이 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소비자가 알아야 할 정보가 이렇게 알아보기 힘들게 쓰여 있어선 안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쓰려 한다.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하다 싶은 부품인 CPU부터 시작해서 상대적으로 이야..
20대 시절에 누군가 정치적 성향을 물으면 진보 성향에 가깝다고 이야기 하곤 했다. 그때는 단어 하나에 함축된 복잡한 뜻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만큼 내 생각이 깊지도 못했고, 딱히 그렇게 말하는 것이 나에게 흠결이 되던 분위기도 아니었기에 부담없이 진보라는 단어를 꺼낼 수 있었던 시기니까. 그런데 요즘 누군가 나에게 정치 성향을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생각이 많아진다. 예전처럼 생각없이 진보라고 논하기엔 진보진영이 너무 바보같은 짓을 많이 했고, 반대로 보수라고 말하면 새누리당 처럼 보수라고 말하기 곤란한 집단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게 싫어서다. 보수는 현재의 가치를 지키려 드는데 새누리는 이제껏 쌓아온 상식을 파괴하고 나라를 후퇴시키고 있지 않나. 제 자리에 있길 바라는게 보수인데 뒤를 향해 걷고..
안텍이라는 PC 부품 제조사가 있다. 예전엔 케이스와 파워 서플라이 시장에서 인기 있던 업체였고, 지금은 CPU용 쿨러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편이다. 뭐 그냥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는 한물 갔다고 해도 될만한 제조사이기도 하다. PC시장, 정확히는 데스크탑 조립 PC 시장 전체가 완전히 주저 앉으면서 비싼 케이스와 파워를 잘 만들던 안텍은 이제 예전처럼 선망의 대상이 아니니까. 그리고 그에 맞추어 라인업이 축소되고 조정된 요즘의 안텍은 예전처럼 PC 하드웨어 매니아들이 열광할만한 물건을 잘 만들어내지 못한다. 특히 케이스가 그렇다. 다들 저렴한 PC를 조립하다 보니 비싼 케이스를 만들어야 할 이유 자체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시장의 변화에 타협했다 한들 그 실력이 어디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여전히 비싼 ..
마재가 폰을 바꿨다. 갤럭시 S7로 바꿨는데 좋단다. 당연한 이야기다. 갤럭시 S7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가장 잘 뽑혀나온 물건이니까. 삼성 스마트폰들이 내 취향과는 영 안맞지만 보통의 소비자가 특별히 신경쓸 것 없이 가장 속편하게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은 누가 뭐래도 갤럭시 S시리즈가 맞는 것 같다. 평을 보아도 그렇고 내가 직접 만져봐도 그렇고 마시멜로가 올라간 갤럭시 S7은 소비자용 기기로서 평가할 때 뭔가 흠잡을 구석을 찾기가 되게 어렵다. 업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된 여러 종류의 기술력들이 하나의 기기에 이렇게 잘 정제되어 담겨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감탄스럽다. 마재가 폰을 바꾸면서 내가 뜻밖의 득템을 했다. 예전까지 쓰던 갤럭시 S4 미니를 마재가 나에게 그냥 주었다. 신난다. △ 예뻐. 첨..
농구공보다 커다란 총천연색 생쥐가 사람의 말귀를 고스란히 다 알아듣는데다가 양 볼에 찍어놓은 연지곤지에서는 100만 볼트가 쏟아져 나온단다. 100만 볼트가 말이 100만 볼트지 전기 뱀장어도 1000볼트 고작 나오는 마당에 이놈들은 도대체 뭘 먹여 키웠길래 저렇게 되는 건가. 그리고 사람 말을 다 이해 한다는 것은 생각 할수록 무섭다. 동물이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건 영화에서 대부분 무섭게 표현되지 않던가. 이를테면 영화 혹성탈출처럼 말이다. 무슨놈의 설치류가 이리도 살벌한 스펙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열살 남짓 되어보이는 어린애가 생전 학교는 안다니고 방랑하면서 동물들하고 살부비며 산다. 뭐 저것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니라 오히려 좋다면 좋은 일일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동물들 가..
20살 넘어서 부터 드라마, 영화, 책, 음악, 연극 기타 등등 얕게나마 가리지 않고 문화 생활을 해왔지만 나는 건담 시리즈에 가장 많은 시간과 애착을 쏟았다.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설정 자료를 뒤적거렸고 프라모델도 많이 만들었다. 왜 하고 많은 취미들 중 건담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세상엔 재미난 일이 참으로 많은데 왜 하필 건담에만 내가 집착하는지도 생각해 봤다. 뭐, 당연한 이야기지만 건담이 주는 메시지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글은, 건담 안본 사람들을 위한 건담 영업 글이다. 건담이라는 애니메이션은 기본적으로 반전(反戰)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과 주인공의 건담 모두가 그 역할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애초에 전쟁이 터졌다는 상황 자체가 평화를 외친다 한들 의미가 없는 상태..
3년쯤 전, AMD가 하와이를 내놓으며 미래 지향적인 아키텍쳐라는 말을 꺼냈을 때 모두가 비웃었다. 발전과 세대교체가 비정상적으로 빠른 GPU 시장에서 미래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처럼 여겨졌고 마침 그땐 샌디브릿지에서 아이비브릿지로 넘어가는 시기 즈음이었기에 지금처럼 CPU시장이 발전 없이 몇 년간 지지부진일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AMD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3년 동안 차근차근 드라이버를 통해 성능을 올려온 하와이 계열 GPU들은 출시 당시에 비해 최대 20% 정도 성능이 올랐다. 사실 512비트나 되는 메모리 버스의 넓은 대역폭도 그렇고, 드물게 커다란 크기를 가진 칩의 크기도 그렇고 하와이의 무지막지한 잠재 성능은 예견 되어있던 것일지도 모른다. △ 하와이가 이..
단톡방의 누군가가 갑자기 엉뚱한 말을 꺼냈다. ARM이 인텔의 칩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ARM은 프로세서 아키텍쳐의 한 갈래일 뿐이니 ARM이 CPU를 생산한다는 말은 있을 수 없는 말이고, ARM 아키텍쳐를 만든 회사인 ARM 홀딩스는 애시당초에 공장 없이 설계만을 담당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이다. 공장 하나 없는 ARM 홀딩스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공장을 갖춘 인텔의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 나는 다시 물었다. 인텔이 ARM 아키텍쳐의 CPU를 위탁생산 하는 것을 잘못 본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뒤 지인은 아래의 기사 내용이 담긴 링크 하나를 보내왔다. 기사 전문 링크 : 인텔 굴욕의 날. ARM 칩셋 위탁 생산 계약 체결[클릭] 일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