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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V
존댓말로 글을 써야 할 일은 없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모자란 생각으로 쓴 글이 결국엔 문제가 되었네요. 화가 나서 휘갈겨 쓴 글 말고, 생각의 정리의 글이 하나 쯤은 필요하겠다 싶어 따로 글을 적습니다. 요 근 10년간 수도 없이 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었지만, 세월호 만큼 사람들에게 큰 고통과 슬픔을 줬었던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2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고 제 마음속에 마지막으로 남은 생각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분노'입니다. 아무런 죄가 없는 사람들 수백명이 아무런 이유 없이 떠나야만 했던 일에 대한 분노요. 국가의 존재에 대한 회의,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던 저 스스로의 무력함에 대한 울분, 그 외에 이런 저런 감정이 합쳐져서 최종적으로 나온 결과물은 분노입니다. 타인의 아픔에 대한 공감과..
카메라가 생겼다. 폰카나 토이 카메라 말고 내 소유의 제대로 된 카메라가 생긴 건 10년만의 일이다. 전에 쓰던 카메라는 수능 끝나고 샀던 삼성 케녹스 @5였다. 이번 카메라는 소니 @550이다. 어쩌다보니 쓰는 카메라마다 이름이 @5로 시작한다. 의도한 건 아닌데 불쌍한 홍인Suck이 조공을 바쳐서 이리 되었다. 잘 쓰고 싶다. 개도 안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걸려서 고생중인 몸이 온전히 낫는대로 메뉴얼부터 정독하려 한다. 표준 줌렌즈랑 망원 줌렌즈랑 4GB SD카드도 포함된 풀세트다. 미니삼각대에 물려서 온전히 실내용으로만 쓸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저것 들고 다니는 건 내 취향이 아니다. 뭘 찍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옆방 사는 후배 누드집 같은 걸 해보려 했는데 허락을 해주지 않는다. 그라비..
본문의 내용이 너무 과격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본문에서 이야기 한 테마의 제작자분 께서도 제 잘못을 언급해 주셨구요. 제가 봐도 제 글이 지나칩니다. 그래서 본문 내용은 수정하지 않고 취소선으로 가려둔 뒤, 제작자분들에게 거친 표현에 대한 사과를 드리고자 합니다. 문제가 되었던 본문을 한 글자도 수정하지 않는 이유는 잘못된 글을 쓴 저 자신에 대한 징벌과 기록의 차원입니다. 저는 저를 믿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안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 같습니다. 거친 표현을 지우지 않고 남겨둔 점이 불편하더라도 양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작자분 께서 일베에 비유한 부분을 많이 불편해 하셨습니다. 제가 봐도 잘못 쓴 글입니다. 이 글로 인해 상처받으셨을 해당 테마 제작 팀원 분들에게 사..
공영방송, 그것도 반쯤은 국영 방송인 KBS가 드라마를 내놓았는데, 장교인 주인공이 국가를 부정하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유시진 대위는 인본주의 앞에서는 그 무엇도 우선할 수 없다는 드라마의 기획 의도와 주제를 말과 행동으로 보여 주었다. 그리고 이것이, 태양의 후예가 가지는 가장 큰 가치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자들이나 좋아할 판타지 드라마'라며 군필자들 사이에서 무지하게 욕을 먹는 모양이지만, 그깟 고증오류 나부랭이 따위는 무시해도 좋다. 그만큼 이 드라마는 잘 만들어졌으니까. 로맨스물 보듯 가볍게 보아도 좋겠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살아가기 버겁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이 모여 규칙을 만들고 스스로의 자유를 묶어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규칙에 강제성을 띄게 한 뒤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벌을 주었다. 이게 법이다. 법을 한 사람이 만들고 한 사람이 집행하며 그 와중에 나라까지 다스리니 문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엉망진창인 군주들이 뜨고 지기를 반복하며 초월적인 1인에 의한 지배 체제는 사라지고 현대 국가의 틀이 갖춰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법을 만드는 일, 법으로 잘잘못을 가리는 일, 법에 근거해 나라를 다스리는 일, 이 세 가지를 각자 다른 집단에서 하기 시작한다. 이게 삼권분립이다.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는 삼권분립의 원칙을 따른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를 따로 둔다. 국가라는 집단 안..
A씨는 입사가 빨랐다. 업무에 대단한 재능은 없었지만, 나이에 비해 경력이 짧지 않아 업계 사정을 그런대로 알고 있는 편이었고, 새로 생긴 팀에서 팀원들과 그럭저럭 잘 지냈다. A씨 덕분에 팀이 자리를 빨리 잡을 수 있기도 했다. 이따금 예의가 없다는 말도 돌았지만, 그게 A씨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를 한순간에 거꾸러뜨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던 A씨가 연애를 하며 공사구분을 못하고 팀에 꽤 크게 민폐를 끼쳤다. 팀원들과의 사이가 나빠지며 결국 A씨는 팀을 떠났다. 만약 A씨가 내 부하직원이었다면, 나는 A씨를 어떻게 대할지 생각해 봤다. 그냥 별 악감정은 없을 것 같다. 팀에 민폐를 끼치거나 팀원끼리 상처를 주고 받는것 만으로 누군가를 미워할 순 없다. 누구든 민폐 끼치는 순간은 있기 마련이고 회사에서 ..
이따끔 그런 생각을 한다. 물건에도 마음이 있다면 스스로가 자랑스러울 물건은 과연 몇이나 될까. 집 앞에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가 낡은 침대 매트리스가 버려져 있는 것을 보았다. 가만히 보니 매트리스라고 할 수도 없는 정도의 물건이다. 나무 판때기 밑에 각목을 대어서 두께를 약간 늘린 뒤 1cm도 안되는 스폰지를 바르고 그 위에 껍데기만 씌워놓은 상태. 철제 코일 스프링으로 만들어진 보통의 침대 매트리스도 아니었고 하다못해 군대에서 나눠주는 두께 5cm짜리 두꺼운 스폰지로 채워진 매트리스도 아니었다. 그냥 나무 판자나 다름 없는 물건에 최고급 침대라는 말을 한 두번도 아니고 수십번 반복해서 새겨놓았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 이 글을 쓴 나, 이 물건을 만든 회사의 사람들 모두가 다 알고 있다. 저 아..
반란을 일으킨 군인이 자기 아버지라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선거운동을 하는 건 넘어갈 수 있다. 그런 사람의 딸을 대통령까지 앉혀놓은 국민들이 있는 마당에 이제와서 군소정당의 비례대표 하나가 살인자의 후광으로 원내에 끼어들어간다 한들 그게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도 않으니까. 박정희의 이미지를 쓰는것도 그렇고 헛소리를 장마철 팔당댐마냥 쏟아내는 박근령의 인성도 그렇고 난데없이 끼어들어간 도도맘 아줌마까지 공화당은 참 정체를 알 수 없는 집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정당이 이야기 하는 공약과 정책은 무시할 수가 없다. 꽤나 파격적이고 진지한 공약이 첫 두 줄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성매매 합법화가 극우를 표방하는 정당의 공약집 맨 앞에 나온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다. 6번 공약인 종북 좌익 인사 북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