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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V
그리고 난 그 이유가 짐작이 간다. 학창시절에 보고 자란 어른들이 고작 이런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다 큰 어른들이 정치적 논리에 따라 자신들의 밥그릇 가지고 서푼짜리 드잡이질을 하는 모습을 보며 자란 아이들에게 권위에 대한 존중을 기대하는 것은 염치 없는 노릇 아닌가? 오세훈의 캐삭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철구를 보며 열광하는 것은 당연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큰 가치를 가진 국민들의 표를 모아 만들어진 자리를 두고도 장난질을 치는데 그깟 간장 드링킹과 삭발쇼 따위가 애들 눈엔 얼마나 사소한 일로 느껴지겠나. 당시에 나는 어리고 힘이 없다는 이유로 유권자로서 제대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던 것이 후회스럽다. 스무 살 남짓 한 아이들을 보면 저 친구들 중 몇몇은 나같이 비겁하고 무능했던 유권자들에게 ..
1. 절차적 정당성(과정)은 내용적 정당성(결과) 만큼이나 중요하지만 가끔 도저히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긴 한다. 그리고 국경을 맞댄 적국에서 핵실험을 하고 그 적국의 돈줄은 방조중인 상황은 절차적 정당성이나 사회적 합의를 논할만큼 느긋하지 않다. 전략적 모호성이 어디로 갔냐고? 이젠 의미가 없어졌으니 하지 않는 것 뿐이다. 눈앞에서 강도가 칼을 빼어든 상황에서 내 손의 우산을 고쳐쥐는 행동을 신중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한 가지 더,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는 당연히 정말 중요한 문제지만 성소수자의 인권과 인접 적성 국가의 무력도발은 카테고리가 달라도 너무 달라 정책의 일관성을 꼬집기 위해 함께 논할만한 문제가 아니다. 2. 기습 공격이 아니어도 대규모 부대 이동 같은 전술적 기동은 ..
당대표 당선 소감에서 고작 한다는 말이 독설 섞인 비난인 안철수도 참담하고, 당선 소감의 내용이 전부 정권을 향한 대립 프레임인것 처럼 기사를 뽑아낸 조선일보도 참담하다. 3류 정치인과 3류 언론이 만나 일요일 밤 최악의 뉴스가 탄생했다. 조기 대선 이후로 그럭저럭 정국이 안정화 되어가는 길이라고 믿고 싶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다.
나는 또 엑스페리아를 쓰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예전에 쓰던 엑스페리아 Z3 컴팩트는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폰이었지만, '하자'가 전혀 없는 물건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제품의 단점을 가리키는 수많은 표현들 중 굳이 '하자'처럼 격한 표현을 쓰는 이유가 다 있다. 소니가 스마트폰을 만들어 팔면서 내세웠던 중요한 요소인 방수가 상식 이하로 너무나도 한심했다. IP68 인증을 받았다며 자랑스럽게 써놨지만, 프레임을 가운데 두고 앞판과 뒷판 사이는 단순한 양면테입으로 제품을 결합해 두었다. 시간이 지나며 배터리가 부풀고 그 힘을 못 이겨 뒷판의 양면테입이 떨어지자마자 기계는 방수성능을 완전히 잃었는데, 같은 시대의 경쟁기종이었던 갤럭시 S5가 방수 인증 하나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도 꽤 괜찮은 설계로..
HGGTO 국지형 건담 나는 건담 디 오리진에 등장하는 퍼스트 건담이 싫었다. 오리진판 RX-78은 원전인 기동전사 건담의 퍼스트 건담과 같으면서도 달라야 한다는 강박이 군데군데 눈에 띄곤 했는데, 퍼스트 건담과 똑같은 디자인에 열리는 방향만 반대인 해치라든가, 장착 방향만 반대인 방패 같은 부분들이 특히 그랬다. 1년 전쟁을 리메이크 한다면, 기존의 원전을 완전히 부정하든가 완전히 긍정하길 바랐는데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작품이 워낙 무게가 있다보니 저런 타협점을 찾을 수 밖에 없었던 모양이라고 이해는 하면서도 오리진판 RX-78의 디자인이나 비율이 너무 별로라서 자쿠를 빼고는 프라모델에도 별 기대가 없어져 버릴 정도였다. 거기에 2000엔이라는 볼륨 대비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에 이 국지형 건담은 트..
얼굴이 예뻐야 한다. 몸매도 좋아야 한다. 아름답게 춤추면서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어야 하고 지쳐도 웃으면서 나를 반겨주어야 하며, 가끔 날 크게 웃게 해줄 수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다른 남자와 썸 비슷한 느낌이 들게 친하게 지내서도 안된다. 이게 요즘의 걸그룹에게 대중들이 요구하는 여러가지 '재능'들이다. 써놓기만 해도 참 숨이 막힐 정도로 바라는게 많다 싶은데, 오늘날의 걸그룹과 팬들은 상상연애로 연결 되어 있기에 이런 식의 무리한 요구가 흔하게 보이곤 한다. 요구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만화까지 그려가면서 탈덕하겠다는 사람이 나오고, 웃겨야 할 자리에서 웃기지 못하면 무례하다며 욕을 먹기도 한다. 나는 대중들이 아이돌 멤버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을 굉장히 자주 한다. 초아의 AOA 탈퇴를 보면서..
라이트닝 제타 건담 아스프로스 태생이 복잡한 물건이다. 퍼스트 건담 다음으로 인기가 좋은 기체인 제타 건담을 레진 키트로 만들면서 디자인을 조금 손 본 하이퍼 제타 건담이라는 기체가 있다. 보통 원전이 있는 기체를 레진으로 다시 만들 땐 원형사가 디자인을 많이 바꾸곤 하는데, 이 하이퍼 제타의 디자인을 인젝션 프라모델로 찍어내기 좋게 다시 다듬어서 반다이가 찍어낸 물건이 바로 라이트닝 제타 건담이다. 팬의 창작품이 공식 설정에 끼어든, 일종의 역수입에 가까운 특이한 태생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예전부터 반다이의 비공인 설정으로 꾸준하게 나오던 보라색 날개의 제타 건담이라는 설정이 끼얹어졌다. 건담 세계관 최고의 파일럿인 아무로 레이가 제타처럼 상징성이 있는 기체에 탑승한 적이 없다는 반다이의 설정에 불만..
AMD가 EPYC이라는 브랜드의 CPU를 발표했다. 현재 Opteron 브랜드가 맡고 있던 서버/데이터센터 CPU의 새로운 브랜드이다. 당연하게도 ZEN 아키텍쳐 기반이며, 최근까지 Naples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던 물건이다. 경쟁사인 인텔의 XEON 시리즈에 대응하는 라인업이며, 1 CPU당 최대 32코어/64쓰레드에 2CPU까지의 확장을 지원한다. 뭐, 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내용이고 별다르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 그것과는 별개로, EPYC 브랜드의 시작을 알리는 동영상이 꽤 멋져서 퍼왔다. AMD는 예전부터 이런 부분에서 디자인이 굉장히 좋았다. 인텔보다 훨씬. ZEN기반의 CPU들이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나는 Opteron이라는 브랜드가 유지 될 것인지가 굉장히 궁금했다. 그..
양자화는 참으로 마법같은 단어이다. 물리학 전공자와 비전공자를 가리지 않고 '양자'라는 단어가 붙으면 전염병이라도 되는 것 마냥 두려워하기 일쑤이며, 나처럼 양자역학 수업을 세 번이나 듣고도 무슨 정신나간 소리인지 한 글자도 이해하지 못해서 다들 어떻게 시험을 보는지 궁금해 하는 전공자들도 있다. 양자역학이 어려운 개념이든 아니든간에 양자화라는 개념 자체는 이 글을 쓰는 나와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모두 살면서 흔하게,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다. 그리고 나는 물리학에서 말하는 양자화의 뜻을 빌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써볼 생각이다. 시작이 거창하지만 늘 그렇듯 내 글은 별 알맹이가 없는 내용일테니 편하게 읽어도 좋다. '어떠한 물리량의 값이 연속되지 아니하고 특정한 최소 단위의 정수배 값만을 가지는 상..
얼마전, 시즈오카 하비쇼에서 반다이 건프라 신제품들이 무더기로 공개됐다. 개중에서 흥미가 가거나 눈에 띈다 싶은 것들만 간략하게 적어둔다. 메가사이즈 유니콘 건담1/48이라는 거대한 스케일의 유니콘 건담. 나는 1/144 스케일을 제일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요즘 1/144 키트 들이 디테일과 프로포션 모두 크게 좋아지면서 굳이 MG처럼 만들기 부담스러운 가격과 크기를 쫓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1/144 스케일은 크기에서 오는 박력이라는게 전혀 없다는 점인데, 메가 사이즈는 그런 부분에서 보면 나한테 굉장히 좋은 물건. 특히 유니콘처럼 MG의 프로포션이 엉망이고 PG의 조립이나 가격 모두가 부담스러운 기체라면 프로포션이 PG급으로 잘 뽑혔고 금형 내구성을 위해 각을 뭉개놓지 않은 메가 사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