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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V
해가 저물어간다. 뭐라도 정리하는 느낌의 글을 써야하지 싶은데 올해 내내 한가하느라 바빴던 탓에 뚜렷하게 쓸만한 내용이 없었다. 한참 생각해 보다 요사이에 새 글을 너무 안올린 기분이라 간만에 컴퓨터와 관련된 글을 쓴다. 제조사와 제품을 가리지 않고 잘한 일, 못한 일을 따져볼 셈이다. 잘한 것과 못한 것을 칼같이 나누는 일은 건전한 조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 내가 만드는 조직과 시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 건 아니니까 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객관적 기준 같은 거 없다. 맘에 들면 칭찬하고 맘에 안들면 욕을 할 뿐이다. 하루에 100명도 오지 않는 블로그에 굽신거리는 회사도 없을테고 반대로 나한테 특별히 못되게 군 회사도 없다. 그냥 순전히 내 마음이 판단 기준이다. 그러니까 ..
친절하게도 요즘의 반다이는 앞으로 HG 등급에서 무슨 제품이 나올지 소비자에게 힌트를 꼬박꼬박 주는 편이다. 소비자에게는 두 가지 힌트가 주어지는데, 하나는 RG이고, 또 다른 하나는 HG 빌드 파이터즈 제품군이다. RG는 개발비가 굉장히 비싸다. 인기가 검증된 기체만 내놓을 수 밖에 없고, 이런 애들은 HG 등급에서 리뉴얼을 해도 똑같이 잘 팔린다. 그래서 RG와 최근의 HG 리바이브는 어느 정도 제품 라인업이 겹치며 순서도 거의 비슷하게 따라오는 편이었다. 빌드 파이터즈에 바리에이션 기체가 등장하면 곧 원형이 되는 제품을 내놓던 것도 반다이의 규칙이다. 여차하면 금형을 같이 써서 돈을 아낄 수도 있었고 원형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팬덤이 약한 빌드 파이터즈 소속 기체를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좋..
작가가 주인공을 '아름답게' 그리려 들지 않는 것이야 고등학생도 이유를 알만 하니 그렇다 치겠다. 패드립이 난무하는 작가의 트위터도 얼마든지 이론적 방패를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은 자유고 그걸 표현하는 것도 자유다. 자유엔 책임이 당연하게 따라붙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되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작가가 그림을 '더럽게' 혹은 '더러워 보이게' 그린 것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실제 작가가 더러운 사람이었던 것 뿐이라면 이 때부터 대중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상식과 통념을 거부하면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참아가며 작품에 의미를 주려던 독자들은 뭐가 되냐는 말이다. 더 화가 나는 건, 꼴같잖은 작품에 꼴같잖은 스스로의 생각을 더해 되지도 않은 말을 지껄였던 것을 반성하는 사람이 없..
HGCE 블래스트 임펄스할 말이 굉장히 많은 물건인데, 아직 미발매인 소드 임펄스를 배송 받고 난 뒤에 따로 글을 하나 쓰는게 나을 것 같아 일단 말을 아낀다. 빌어먹을 한정판만 아니었다면 느긋하게 샀을텐데 좀 짜증스럽다. 주인공 기체를 한정판으로 내는 건 반다이스럽지 않아서 싫다. 이젠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도 키트는 좋다. 생각이 많아지는 키트지만, 주인공 기체인데도 지독하게 천대받던 물건이 나와 준 것 만으로도 고마운 마음도 있다. 메카컬렉션 VF-31 지크프리드사진만 봐서는 잘 와닿지 않겠지만 손바닥 위에 올라가고도 남을 정도로 작은 물건이다. 메뉴얼도 박스 뒷면에 인쇄되어 있고, 가격도 500엔 밖에 하지 않아서 '컬렉션'이라는 라인업의 이름에 정말 걸맞는 제품. 마침 이번 마크로스는 아이..
솔직히 말해 이런 물건이 있는 것 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아이폰/아이패드와 갤럭시 빼고는 듣보 소리를 듣는 한국 시장에서 넥서스라는 브랜드는 인기도 없고 인지도도 바닥이니까. 넥서스 10은 출시된지 4년이 다 되어가는 구형 태블릿이다. 거기에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출시된 적도 없다. 지금 국내에 돌아다니는 물건들은 죄다 직구로 해외에서 들여왔거나 일본쪽의 재고 물량이 2년쯤 전에 한국에 풀렸을 때 오픈 마켓을 통해 퍼진 녀석들이다. 그렇기에 이 글은 아마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의미가 없는 사용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쓰는 이유는, 어쩌다보니 수중에 또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능성 있고 뛰어난 기계가 조명받지 못하고 묻히는 것이 아깝다. 그리고 기왕지사 글을 쓰는 김에 제..
좋다제트 블랙 - 반짝거리는 검정색 모양이 너무 멋지다. 예쁘다. 갖고 싶다. 투명 케이스 씌우면 엄청 예쁘겠지. 광색역 화면 - DCI-P3 컬러 지원. 아이패드 시리즈에서 이미 지원되던 것이라 새롭진 않지만 분명히 좋은 현상이다. 배터리 시간 - 배터리가 더 길어지는 일을 마다하는 소비자는 없다. 스테레오 스피커 - 늦었지만 드디어 해준다. 여지껏 이걸 왜 안넣어줬나 싶을 정도. 가격 - 100달러 인하 좋다. 환율에 부가세랑 이것저것 다 치면 실질적으로 15만원 정도 싸질 것 같다. 싫다이어폰 단자 삭제 - 진지하게 이걸 좋다고 하는 사람은 정말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해상도 - 경쟁사 제품은 이미 광색역에 고해상도 지원이다. 2016년도에 750p 해상도는 너무하지 않나. 무게와 크기 - 비슷한..
예전 블로그에서 하다가 때려쳤던 시리즈 포스팅인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시작하려 한다. 문자 그대로 하드웨어의 카탈로그를 가지고 그게 무슨 뜻인지 설명하는 글이 될 것이다. PC용 부품의 종류는 많으면서도 예전처럼 모델명에 써있는 숫자만 가지고 정직하게 성능을 예상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고, 소비자가 물건을 사면서 고민스러울 부분은 한두가지가 아닌데도 정작 상품정보엔 알듯 말듯한 사탕발림만 쓰여있다. 결국 소비자들이 이젠 카탈로그도 해석해 가면서 물건을 사야 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 상황이 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소비자가 알아야 할 정보가 이렇게 알아보기 힘들게 쓰여 있어선 안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쓰려 한다.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하다 싶은 부품인 CPU부터 시작해서 상대적으로 이야..
20대 시절에 누군가 정치적 성향을 물으면 진보 성향에 가깝다고 이야기 하곤 했다. 그때는 단어 하나에 함축된 복잡한 뜻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만큼 내 생각이 깊지도 못했고, 딱히 그렇게 말하는 것이 나에게 흠결이 되던 분위기도 아니었기에 부담없이 진보라는 단어를 꺼낼 수 있었던 시기니까. 그런데 요즘 누군가 나에게 정치 성향을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생각이 많아진다. 예전처럼 생각없이 진보라고 논하기엔 진보진영이 너무 바보같은 짓을 많이 했고, 반대로 보수라고 말하면 새누리당 처럼 보수라고 말하기 곤란한 집단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게 싫어서다. 보수는 현재의 가치를 지키려 드는데 새누리는 이제껏 쌓아온 상식을 파괴하고 나라를 후퇴시키고 있지 않나. 제 자리에 있길 바라는게 보수인데 뒤를 향해 걷고..
안텍이라는 PC 부품 제조사가 있다. 예전엔 케이스와 파워 서플라이 시장에서 인기 있던 업체였고, 지금은 CPU용 쿨러 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편이다. 뭐 그냥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는 한물 갔다고 해도 될만한 제조사이기도 하다. PC시장, 정확히는 데스크탑 조립 PC 시장 전체가 완전히 주저 앉으면서 비싼 케이스와 파워를 잘 만들던 안텍은 이제 예전처럼 선망의 대상이 아니니까. 그리고 그에 맞추어 라인업이 축소되고 조정된 요즘의 안텍은 예전처럼 PC 하드웨어 매니아들이 열광할만한 물건을 잘 만들어내지 못한다. 특히 케이스가 그렇다. 다들 저렴한 PC를 조립하다 보니 비싼 케이스를 만들어야 할 이유 자체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시장의 변화에 타협했다 한들 그 실력이 어디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여전히 비싼 ..
마재가 폰을 바꿨다. 갤럭시 S7로 바꿨는데 좋단다. 당연한 이야기다. 갤럭시 S7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가장 잘 뽑혀나온 물건이니까. 삼성 스마트폰들이 내 취향과는 영 안맞지만 보통의 소비자가 특별히 신경쓸 것 없이 가장 속편하게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은 누가 뭐래도 갤럭시 S시리즈가 맞는 것 같다. 평을 보아도 그렇고 내가 직접 만져봐도 그렇고 마시멜로가 올라간 갤럭시 S7은 소비자용 기기로서 평가할 때 뭔가 흠잡을 구석을 찾기가 되게 어렵다. 업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된 여러 종류의 기술력들이 하나의 기기에 이렇게 잘 정제되어 담겨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감탄스럽다. 마재가 폰을 바꾸면서 내가 뜻밖의 득템을 했다. 예전까지 쓰던 갤럭시 S4 미니를 마재가 나에게 그냥 주었다. 신난다. △ 예뻐. 첨..